사진=CI ENT
뮤지컬 배우 장은아가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상반기에는 ‘광화문 연가’로 관객들을 만났고, 바로 ‘엑스칼리버’ 무대에 올라 끝마쳤다. 8월 24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오르는 ‘마리앙투아네트’ 연습과 병행하며 쉽지 않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사실 연기가 하고 싶어서, 연극 무대에 오르고 싶었다.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 노래는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는데, 연기적인 부분이 늘 아쉽다. ‘엑스칼리버’는 한회 한회가 가는 게 아쉬울 정도로 작품이 너무 좋았다. 잘 마무리 하고 싶다. ‘마리앙투아네트’도 연기와 노래를 잘 버무려서 잘 하고 싶다,”
장은아는 무대에 푹 빠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게 점점 더 재밌다. 흥미가 더해지고 욕심도 더 생긴다”라고 말했다.
무대를 만드는 제작사와 수많은 스태프들, 또 무대를 즐기러 와주는 관객들을 위해 쉼 없이 달려온 장은아. 그는 ‘믿음’을 지키기 위해 또 달린다. 7년 동안 뮤지컬 무대에 오르면서 단 한 번도 컨디션이나 개인 적인 사정으로 공연 일정을 바꾼 적 없다.
“그저 최선을 다하다 보니 기회가 하나씩 생겼고, 무대에 오르게 해준 분들과 무대를 보는 분들에게 실망감을 안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 시간이 장은아라는 배우에 대한 믿음을 키운 거 같다. 내게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내는 것이 약속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지 로봇은 아니니까, 항상 똑같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진짜 어렵다. 하지만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에게는 딱 한 번의 무대 아닌가. 그 가치를 다할 수 있게, 무대에 설 수 있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쓴다. 약속 안에서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다.”
완벽한 무대를 꾸미기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쉬지 않고 이어온 장은아지만, 그 역시 어려운 순간을 거쳤다. 포기하고 싶고, 절망적인 시간도 많았지만,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 버텼다. 때문에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열심’이다.
“뮤지컬을 하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죽을 만큼 열심히 해봐라’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도 여기까지 오는데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던 순간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삶의 끝자락을 상상했는데, ‘좀 더 해볼 걸’이라는 후회가 남을 거 같았다. 끝까지 버텨서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거지만, 할머니가 됐을 때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았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게 버텼다.”
쉬지 않고 무대에 올라 에너지를 발산하는 장은아의 힘은 바로 열정에서 나왔다. 뮤지컬 무대를 향한 애정에 열정이란 자양분이 더해져 장은아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꽃으로 탄생 된 거다.
“무명이 길었다. 무대에서 노래를 마음껏 부르고 싶은데, 불러주는 곳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 뮤지컬이 가진 힘, 목소리, 연기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과정이 너무 재밌고 좋더라. 무대에 계속 서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런 시간을 버틴 내가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좋아하는 일로 수입도 있다니 얼마나 좋은가. 난 정말 행운을 지닌 거 같다. 무대 위는 화려하지만 그 뒤로 정말 쉽지 않다.”
때문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인물보다, 어렵고 천천히 다가갈 수 있는 인물에 끌린단다. 장은아는 “쉬운 인물은 재미없지 않나. 고민도 많이 하고, 좀 피곤하고 힘든 인물이 더 재밌고 끌린다”라고 말했다.
장은아가 생각하는 배우로서의 클라이맥스는 무엇일까.
“누구에게나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제가 나온 작품을 보고 ‘그 배우 참 잘했어’라고 인정하게 되는 배우. 내 이름이 관객들에게 보증수표가 됐으면 좋겠다. 차기작이 정해지면 ‘어떻게 표현할까’라고 궁금해지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이미 관객들에게 보증수표가 된 장은아. 지금이 클라이맥스가 아니냐는 물음에 하하 웃어 보였다.
“배우가 좋은 작품과 캐릭터를 만나면 사랑받기 마련 아닌가. 하지만 매번 좋을 수는 없더라. 작품에 따라 배우의 역량도 다양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건데, 이를 받아들이고 멈추느냐, 아니면 딛고 성장하느냐는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더라. 힘든 시기를 건강하게 견뎌서, 흔들리지 않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장은아가 됐다. 물론 칭찬을 받으면 좋다. 하지만 평정심을 잃지 않고 균형을 잡으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