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아직도 미지의 땅이다. 전 세계 여권파워 2위인 대한민국 여권으로도 갈 수 없는 곳이다. 그런 북한을 먼발치에서 볼 수 있는 장소는 강원도 고성이나 파주 등이다. 그러나 북적북적 대는 관광객들 속에서가 아닌, 이질감과 친근감을 동시에 느끼면서 조용히 볼 수 있는 공간으로는 단연 강화도 교동도다. 서울 마포구 기준 차로 1시간 30여분정도 가면 나오는 교동도는 과거 예능프로그램 ‘1박2일’이나 tvN ‘알쓸신잡’에서 소개되며 큰 관심을 모았지만, 이전부터 강화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었다. 특히 2014년 교동대교가 개통되면서 진입이 편리해졌다. 교동도에 들어가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는 대룡시장이다. 북한 연안군 사람들이 전쟁 직후 넘어오면서 커진 대룡시장은 규모로만 따지면 소읍보다도 작다. 과거의 풍경들을 고스란히 간직해 관광객이나 방송 여행프로그램에서 많은 관심을 갖는 곳이다. 이런 대룡시장에서 조금 벗어나 북쪽 지석리 방향으로 가면 북한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망향대라 불리는 이 전망대는 찾기는 쉽지 않다. 교동도 전체가 민통선으로 지정돼 내비게이션도 길을 찾지 못하고, 대부분 몇 번의 착오 끝에 겨우 망향대 앞에 도착한다. ‘차도끝’ ‘찻길없슴’이라 쓰인 돌 앞에 주차하고 조금만 올라가면 망배비와 망배재단, 그리고 북한 연안 땅을 볼 수 있는 망원경 2개가 놓여있다. 단출하고 한적하다.     “한국전쟁 중 황해도 연백군 연안읍에서 피난 온 주민들 중 애향모임인 비봉회 대표 김규태 외 15명의 회원이 중심이 되어 고향에 남아계신 부모형제 친지 친구 등을 그리워하며 조상님과 고향산천을 잊지 못하는 심정을 담아 연안읍 원로 유지 손원근, 장일서 등의 적극적 후원과 뜻일 같이 하는 고향 선후배 150여명의 협조와 찬조로 강화도 교동면 지석리 269-1에 망배비 망배제단과 협찬자 안내석 등을 갖추고 1988 8월 15일 망향대를 준공하게 되었습니다.” 망향대에 대한 설명이다. 망향대에서 북한 연안 땅까지는 3km다. 한국전쟁 이후에도 부모나 친구들을 보러 헤엄 쳐 교동도에서 연안까지 왕래했다고 한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낮 시간대에 자유롭게 맨손어업도 가능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이 섬을 통한 월북 사건이 발생하면서 섬 전체에 걸쳐 해안 철책이 설치됐다. 망원경으로 보면 어른들이 논밭을 갈고,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지만 그 모습은 낯설어 보였다. 북한이 자유가 보장된 국가 아니라는 인식 때문인지, 연안의 모습은 회색의 쓸쓸한 느낌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거기도 사람 사는 공간임을 보게 된다. 강화도에서 북한 땅을 망원경으로 볼 수 있는 곳은 교동도 망향대와 평화전망대가 있다. 그러나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의 평화전망대는 뭔가 교육을 받아야 하고, 북한에 대한 인식이 짜여진 느낌이라면 망향대는 날 것의 느낌과 남북 관계의 씁쓸함을 고스란히 전달해 준다.

[여행 한담] 교동도 망향대, ‘쓸쓸한’ 북한을 보다

유명준 기자 승인 2019.08.09 14:29 | 최종 수정 2019.12.19 14:20 의견 0
 

 

북한은 아직도 미지의 땅이다. 전 세계 여권파워 2위인 대한민국 여권으로도 갈 수 없는 곳이다. 그런 북한을 먼발치에서 볼 수 있는 장소는 강원도 고성이나 파주 등이다. 그러나 북적북적 대는 관광객들 속에서가 아닌, 이질감과 친근감을 동시에 느끼면서 조용히 볼 수 있는 공간으로는 단연 강화도 교동도다.

서울 마포구 기준 차로 1시간 30여분정도 가면 나오는 교동도는 과거 예능프로그램 ‘1박2일’이나 tvN ‘알쓸신잡’에서 소개되며 큰 관심을 모았지만, 이전부터 강화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었다. 특히 2014년 교동대교가 개통되면서 진입이 편리해졌다.

교동도에 들어가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는 대룡시장이다. 북한 연안군 사람들이 전쟁 직후 넘어오면서 커진 대룡시장은 규모로만 따지면 소읍보다도 작다. 과거의 풍경들을 고스란히 간직해 관광객이나 방송 여행프로그램에서 많은 관심을 갖는 곳이다. 이런 대룡시장에서 조금 벗어나 북쪽 지석리 방향으로 가면 북한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망향대라 불리는 이 전망대는 찾기는 쉽지 않다. 교동도 전체가 민통선으로 지정돼 내비게이션도 길을 찾지 못하고, 대부분 몇 번의 착오 끝에 겨우 망향대 앞에 도착한다. ‘차도끝’ ‘찻길없슴’이라 쓰인 돌 앞에 주차하고 조금만 올라가면 망배비와 망배재단, 그리고 북한 연안 땅을 볼 수 있는 망원경 2개가 놓여있다. 단출하고 한적하다.

 

 

“한국전쟁 중 황해도 연백군 연안읍에서 피난 온 주민들 중 애향모임인 비봉회 대표 김규태 외 15명의 회원이 중심이 되어 고향에 남아계신 부모형제 친지 친구 등을 그리워하며 조상님과 고향산천을 잊지 못하는 심정을 담아 연안읍 원로 유지 손원근, 장일서 등의 적극적 후원과 뜻일 같이 하는 고향 선후배 150여명의 협조와 찬조로 강화도 교동면 지석리 269-1에 망배비 망배제단과 협찬자 안내석 등을 갖추고 1988 8월 15일 망향대를 준공하게 되었습니다.”

망향대에 대한 설명이다. 망향대에서 북한 연안 땅까지는 3km다. 한국전쟁 이후에도 부모나 친구들을 보러 헤엄 쳐 교동도에서 연안까지 왕래했다고 한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낮 시간대에 자유롭게 맨손어업도 가능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이 섬을 통한 월북 사건이 발생하면서 섬 전체에 걸쳐 해안 철책이 설치됐다.

망원경으로 보면 어른들이 논밭을 갈고,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지만 그 모습은 낯설어 보였다. 북한이 자유가 보장된 국가 아니라는 인식 때문인지, 연안의 모습은 회색의 쓸쓸한 느낌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거기도 사람 사는 공간임을 보게 된다.

강화도에서 북한 땅을 망원경으로 볼 수 있는 곳은 교동도 망향대와 평화전망대가 있다. 그러나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의 평화전망대는 뭔가 교육을 받아야 하고, 북한에 대한 인식이 짜여진 느낌이라면 망향대는 날 것의 느낌과 남북 관계의 씁쓸함을 고스란히 전달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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