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BTS official facebook)
‘방탄과 아미의 만남이 만들어낸 폭발성의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재의 세계가 바뀌어야 한다는 필요성 그리고 그 변화가 더 큰 자유와 해방, 더 나은 세상을 향해야 한다는 데 대한 감응과 공명. 이것이야말로 방탄이 글로벌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근본적인 요인 중 하나이다.’(‘BTS 예술혁명’ 본문 발췌)
이지영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 교수는 ‘BTS 예술혁명(2018. 파레시아)’이란 책에서 방탄소년단을 분석했다. 이 교수는 서울대에서 ‘들뢰즈의 운동-이미지 개념에 대한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철학자 들뢰즈의 ‘리좀’ 이론을 방탄소년단과 팬클럽 아미에 대입했다. 리좀은 위계적인 형태가 아닌 중심과 주변을 연결, 접속해 생성하는 네트워크 구조이다.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일상을 꾸준히 SNS를 통해 팬과 공유할 뿐만 아니라 팬들의 고민을 음악에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 교수는 여기서 리좀적 체계를 떠올렸다. “방탄소년단은 아미와의 관계에서 맨 꼭대기에 있는 중심이 아니다”, “SNS란 탈중심적 네트워크 속에서 공존하는 친구이자 조력자”라고 분석했다.
(자료=ibighit)
방탄소년단은 수저론, N포 세대, 탕진잼과 같은 가사를 노래에 담으며 현 사회 문제를 비판했다. 여기서 이 교수는 방탄소년단이 전하는 메시지가 전세계 팬들의 공감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료=ibighit)
방탄소년단이 영어가 아니라 한국어 노래로 승부를 본 것도 강조한다. 특히 이 교수는 전세계 팬들이 한국어 노래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떼창’ 문화에 주목했다. 번역을 담당하는 팬들은 방탄의 콘텐츠라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몇 시간 안에 영어로 번역하고 다시 다른 수십 개의 언어로 바꿔 전 세계 팬들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실시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 “방탄소년단은 정치, 경제, 문화권력을 움켜쥐고 있는 제1세계와 주변에 있는 제3세계 간 위계를 유지하던 영어 중심주의에 균열을 일으켰다”고 표현했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은 한국어 노래(‘Life Goes On’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이 K팝 가수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의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다. 이를 계기로 방탄소년단의 인기 요인을 분석한 책들이 화제를 모았다. 특히 방탄소년단이 전하는 메시지와 철학자의 이론을 연결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방탄소년단을 분석한 다른 책은 차민주 작가의 ‘BTS를 철학하다(2017. 비밀신서)’다.
(자료=ibighit)
이 책은 크게 4가지 챕터로 나눠 방탄소년단을 분석한다. 첫 번째 ‘세상을 위하여’는 방탄소년단의 눈으로 읽은 사회의 담론과 사회의 굴곡을 전하는 방탄소년단의 역할에 대해 논한다. 방탄소년단은 ‘등골 브레이커’, ‘고민보다 GO’, ‘쩔어’, ‘뱁새’, ‘Am I Wrong’ 노래 가사를 통해 사회를 비판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팬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건넨다.
(자료=ibighit)
두 번째 ‘나의 꿈을 위하여’는 방탄소년단의 메시지를 니체, 키에르케고어 등 철학자들의 메시지와 비교하며 방향의 유사성을 확인한다. 저자는 ‘Tomorrow’의 ‘니 꿈을 따라가 Like Breaker / 부서진대도 Oh 뒤로 달아나지마 NEVER’ 가사를 21세기 버전 차라투스트라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또한 ‘Answer: Love Myself’ 가사는 니체의 ‘인간은 자신을 굳게 의지하고 두발로 용감히 서야만 사랑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다”는 말과 연결시켰다.
세 번째 ‘청춘을 위하여’에서는 방탄소년단이 전하는 청춘에 대한 위로를, 네 번째 ‘예술을 위하여’에서는 단지 춤과 노래를 하는 아이돌 그룹이 아닌 방탄소년단의 미학적 가치를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