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카카오 김범수 의장, 우아한 형제들 김봉진 의장, 넥슨 김정주 대표 (사진=각사)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해진 네이버 GIO, 김정주 넥슨 대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한국의 대표적인 신흥 부자들이다.
이들은 IT 등 새로운 분야에서 자수성가했고, 소위 '금수저' 출신이 아닌 평범한 회사원으로 시작해 창업으로 성공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다 부의 대물림이 아닌 '통큰 기부'로 기품을 살린다는 것도 비슷하다.
이들이 잇따라 '전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하며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속죄' 차원에서, 개인 재산보다는 회삿돈으로 기부하던 재벌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18일 밝혔다.
김봉진 의장의 이번 기부는 ‘더 기빙 플레지’에 한국인 최초로 참여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더 기빙 플레지’는 지난 2010년 8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산 사회 환원 약속을 하면서 시작된 자발적 기부운동이다.
김 의장의 재산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배달의민족을 매각하면서 받은 주식 가치 등을 포함했을 때 약 1조원대에 이른다. 이의 절반인 약 5000억원 이상을 기부하는 것이다.
김 의장은 더 기빙 플레지 서약서에서 “저와 저의 아내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 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며 기부 이유를 밝혔다.
앞서 지난 8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재산은 카카오 주식 등 10조원이 넘어 기부액이 5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삼성SDS에 입사했다 1998년 한게임을 창업했고, 2010년 카카오톡을 내놓았다. 2014년에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인수했다.
김정주 넥슨 대표는 지난달 26일 개인 재산 100억원을 기부, 어린이병원 건립에 힘을 보탰다. 어린이병원에 관심이 많은 그는 지난 2014년 넥슨이 기부한 돈으로 서울 상암동에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을 짓기도 했다. 아울러 내년에는 국내 최초 공공 어린이 재활병원인 '대전충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개원될 예정이다.
이들이 함께 모여 진행하는 사업도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2014년 1세대 창업자 친구들인 이해진(네이버), 김택진(엔씨소프트),김정주(넥슨), 이재웅(다음·쏘카)과 벤처기부 펀드 C프로그램을 만들어 매년 10억원씩 교육혁신사업을 지원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