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추진을 나선다 (사진=연합뉴스)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추진한다. 빅테크의 공세와 코로나19로 인한 체계 변화가 가속화된 시점에서 디지털 전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취지다. 다만 자칫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연합회는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금융지주사들과 인터넷은행 설립 필요성을 논의했다. 대부분의 지주사는 긍정적인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는 금융지주사들의 인터넷은행 수요 조사 결과 등을 금융위원회에 실무진에 전달할 예정이다.
인터넷 은행 허가권을 쥔 금융 당국은 수요 조사 결과와 7월로 예정된 은행업 경쟁도 평가 결과 등을 바탕으로 인터넷 은행 추가 설립 필요성을 검토할 방침이다. 인터넷 은행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대략적 추가 인허가 수와 일정, 설립 조건 등을 제시하게 된다.
금융지주들이 독자적 인터넷은행 설립에 관심을 보이게 된 이유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급변하고 있는 시장 생태계에 발을 맞추기 위함이다. 단기간에 사용자 수를 크게 늘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의 약진과 더불어 지금까지와는 다른 고객층인 ‘MZ세대’의 등장과 모바일로 바뀐 플랫폼 변화가 금융지주들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또 기존에 추진 중인 ‘디지털 전환’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조직으로는 빠른 변화에 속도있게 대응하기 어렵다. 결국 전문적인 조직을 새로 만들어 대응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기존 금융지주들도 미래 금융서비스 시장 선점을 위해 다양한 전략 실행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점점 줄어드는 오프라인 점포를 찾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 신뢰도 문제로 기존 인터넷은행을 이용하지 않았던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상쇄시킬 수 있다.
다만 금융지주사의 인터넷은행 설립이 큰 효과를 가져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미 시중은행의 경우 전국에 퍼진 지점 영업망과 모바일 앱이 고객들에게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기존에 모바일뱅킹 서비스에 대한 자기잠식 우려도 있다. 또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의 인터넷은행 설립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NH농협금융지주는 인터넷은행 설립 추진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NH농협지주 관계자는 “현재 인터넷은행 설립 계획이 없다”며 “은행연합회에도 자사 모바일뱅킹인 ‘올원뱅크’를 고도화해 디지털화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