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터미널에 원격 크레인 조종을 위해 기지국이 설치된 모습 (사진=뷰어스DB)
29일 부산 신감만부두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207번 크레인 앞 LG유플러스 깃발이 흔들리고 있었다. 조금 생경해보이기도 하는 이 광경은 통신 기술이 경계 없이 전 산업계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LG유플러스는 이날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에서 5G 네트워크를 이용한 스마트항만 서비스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2년 전부터 준비해왔지만 실제로 서비스를 시연해 외부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험한 작업환경에 노출되던 항만 컨테이너 크레인 기사들이 책상에 앉아 간단한 조종으로 일할 수 있게 됐다. LG유플러스가 5G를 이용해 항만 크레인을 관제센터에서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했다.
크레인 꼭대기 조종실에 앉아 하루 8시간 크레인 아래에 있는 컨테이너를 보며 일하던 크레인 기사들은 목디스크와 근육통 등 산업재해에 상시 노출돼왔다. 뿐만 아니라 상공 25m 높이의 조종실에 오르다가 추락하는 등 안전사고 위험도 상당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5G와 저지연 영상전송 솔루션을 이용해 스마트 항만 구축에 성공했다.
원래는 크레인 기사가 앉아 있어야 할 조종실이 텅 빈 모습(사진=뷰어스DB)
거대한 컨테이너를 매달아 옮기고 있는 크레인 조종실에는 사람이 없었다. 원래대로면 크레인 끝을 올려다봤을 때 조종실에 앉아 있는 크레인 기사의 다리가 보인다. LG유플러스의 5G 네트워크를 이용한 207번 크레인은 조종실이 빈 채로 컨테이너를 적재하고 있었다.
크레인 원격제어 관제실(사진=뷰어스DB)
관제실에서 보낸 신호가 기지국을 통해 크레인을 움직이는 것이다. 상공 25m 크레인 조종실에 앉아 발 밑의 컨테이너를 보며 크레인을 조종하던 크레인 기사는 관제실 책상 앞에서 버튼으로 크레인을 제어한다.
무인 크레인이 컨테이너를 옮기고 있다(사진=뷰어스DB)
컨테이너들이 크레인에 매달려 허공에서 옮겨지고 있는 컨테이너터미널에 직접 가보면 공포감이 밀려온다. 집채만 한 철제 컨테이너가 언제 추락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지우기 힘들다. 상공 25m에 앉아 크레인을 조종하는 크레인 기사의 모습만 봐도 아찔하다.
LG유플러스는 지금은 스마트항만 구축 첫 단계로 크레인 원격 조종을 해냈지만 이를 마중물 삼아 야드트랙터 자율주행도 연내 구축 완료할 계획이다.
야드트랙터는 컨테이너터미널 안에서 정해진 구간을 바쁘게 이동한다. 야드트랙터는 한정된 구간과 정해진 루트로 움직이기 때문에 자율주행을 적용하기에 최적화된 모델이다. 각종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작업장 내 사람의 출입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모든 건 LG유플러스가 저지연 영상을 도입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우리가 실시간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영상들은 사실 약간씩 딜레이가 있다.
LG유플러스가 이번 스마트항만 구축을 위해 도입한 5G 저지연 영상 솔루션은 초고용량 영상을 최대한 압축시켜 지연시간을 최소화한다. LTE를 이용할 때에 비해 영상 전송 시간을 84%가량 단축시켜 실시간으로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한다.
자율주행이나 크레인 원격조종 등은 영상 지연이 발생하면 인명 사고 위험이 크기 때문에 5G 속도가 필수다.
이날 LG유플러스 김경운 책임은 “부산을 시작으로 광양까지 서비스 확산 계획 중”이라며 “항만물류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효율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전 처음 개발을 시작해 이날 첫 선을 보인 LG유플러스 스마트항만 서비스에 업계 관심이 주목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