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 장녀 서민정씨(사진=아모레퍼시픽)
황금혼맥으로 주목을 받았던 아모레퍼시픽그룹 장녀 서민정씨와 범삼성가 보광창업투자 홍정환씨가 결혼 8개월 만에 합의이혼을 했다. 정확한 이혼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원만한 합의 이혼이었기 때문에 승계 구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장녀 서민정씨가 이혼하면서 후계 구도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서씨는 범삼성가와 혼맥 형성으로 안정적인 후계구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이혼 이후 경영 승계 과정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은 장녀 서민정씨가 15세가 되던 지난 2006년 이미 후계자로 낙점하고 회사 주식을 증여했다. 서씨가 만 20세가 되던 2012년에는 자회사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지분을 각각 18.18%와 19.52% 넘겨 받았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비상장 계열사의 총수 일가 지분이 20%를 넘으면 사익편취로 본다. 이를 감안해 지분을 나눌 수 있는 최대 한도로 나눈 것이다. 현재 서씨의 주식 평가액은 2100억원 대로 그간 줄곧 대한민국 20대 주식 부자 1위 자리를 지켰다.
서씨는 올해 2월 아모레퍼시픽 뷰티영업전략팀에서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서경배 회장은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10만주를 증여했다. 당시 서씨의 남편이던 보광창업투자 홍정환씨에게도 똑같이 지분 10만주를 줬다. 증여 공시를 한 2월8일 종가 기준 주식 가격은 6만3200원으로 총 63억원 가치다.
이번에 이들의 이혼 소식이 세간에 알려지게 된 것도 이 주식 때문이다.
주식이 증여된지 3개월만인 지난 21일 금융감독원 공시를 보면 증여 회수로 보통주 기준 홍정환씨의 지분이 0.12%에서 0%로 줄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들의 이혼에 대해 “개인적인 일이라 이유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혼인 기간이 1년도 되지 않아 재산분할 등 복잡한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같은 개인사가 세간에 알려지며 서민정씨의 이미지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범삼성그룹과 혼맥 형성으로 승계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던 업계에선 후계 구도 변화까지 거론하고 있다.
서민정씨의 아모레퍼시픽그룹 승계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신상 문제가 아닌, 아모레퍼시픽 계열사 매출이 수년간 하락하면서 재원 마련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아직 승계를 논할 시기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매출 하락과 관련해선 디지털 판매 확대로 실적을 점진적으로 개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