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들에 제한됐던 배당 성향 규제가 이달 말 종료된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들에 제한했던 배당 성향 규제가 이달 말 종료된다.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금융지주사들이 추가 배당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지주들은 이미 주주총회 등을 통해 대규모 중간·분기 배당을 공언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달 30일 예정된 배당 성향 제한 권고 종료를 앞두고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현재 경제 상황이 안정화된 점을 근거로 배당 제한 조치가 연장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당 제한 권고가 이달 말 종료되면 금융지주사들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막대한 잉여금을 쌓아뒀기 때문이다. 경기회복으로 금리 상승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의 이익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4대 금융그룹(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과 기업은행은 이익잉여금(연결기준)은 총 103조8000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94조원에 비해 10조원 가까이 늘었다.
이에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배당 확대 등 안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신한금융은 주총을 통해 중간 배당뿐 아니라 분기 배당이 가능토록 정관을 변경했다. 우리금융도 자본준비금(별도재무제표 기준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입시켜 4조원 가량의 배당가능이익을 확충하는 안건을 주총에서 통과시켰다.
지난해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실시한 하나금융은 올해도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할 계획이다.
금융사들이 배당에 서두르는 이유는 주주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다. 역대급 실적을 거뒀고 올해 수익성 개선에도 전망이 밝은 만큼 중간·분기 배당을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이고 있다.
문제는 금융당국의 결정이다. 코로나19로 경제 전반이 어려운 상황에서 예금 금리는 떨어지는 반면 대출 금리가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이럴 때 배당을 확대하면 이자 장사로 주주들의 배만 채운다는 여론에 부딪힐 수 있다.
정치권도 금융권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금융 이익 공유제인 ‘서민금융기금’ 재원 마련을 요구한 게 대표적이다. 이에 금융사들은 가계대출 잔액에 비례한 출연금 2000억원을 서민금융진흥원에 내기로 했다.
한편, 미국 역시 기업들의 주주환원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S&P다우존스 지수 500 기업의 현금 보유액은 지난해 말 1조8900달러를 넘어서며 전년 말 보다 25%가 늘었다. 1분기 S&P지수 기업들의 배당은 전년 대비 203억 달러가 늘어 2012년 이후 분기 기준 가장 큰 규모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