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들이 디지털 전환을 최대 과제로 정하고 역량을 쏟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한금융은 비금융 플랫폼, KB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플랫폼, 하나금융은 글로벌 플랫폼, 우리금융은 외부 플랫폼과 제휴.
금융그룹이 각기 다른 디지털 플랫폼 전략으로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 중이다. 소비자들이 일상 속에서 흔히 이용하는 서비스를 금융 앱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외부 인재를 영업하거나 내부 개발·운영 역량을 높이는 등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또 외부 플랫폼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 신한금융, 생활과 연관된 비금융 플랫폼
16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비금융 플랫폼 구축에 적극적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 사용자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비금융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O2O 추진단’을 신설했다. O2O는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 앱으로 음식 주문, 택시 호출, 숙박 예약 등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배달의민족이나 카카오택시 등이 대표적이다.
신한은행은 ‘O2O 추진단’을 신설하며 하나의 스타트업 처럼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데에 무게를 실었다. 특히 신한금융은 신한카드의 지불·결제 데이터와 신한은행의 금융 데이터가 연계된 생활금융 플랫폼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O2O 추진단’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금융과 비금융을 연결해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한 진옥동 은행장의 의지에 따라 신설됐다”며 “‘은행 안의 스타트업’을 통해 탄생할 차별적인 디지털 플랫폼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또 신한은행은 지난 4월 통합AI센터장에 국내 데이터마이닝 전문가로 알려진 김민수 삼성SDS AI선행연구랩장을 영입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한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 KB금융, 차차차·리브모바일 등 비은행 플랫폼
KB금융지주는 비은행 계열사 플랫폼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KB캐피탈이 운영하는 중고차 운영 플랫폼인 ‘KB차차차’는 업계 2위를 지키고 있고 2019년에 시작한 알뜰폰 사업 ‘리브 모바일’도 가입자가 점차 늘고 있다.
KB금융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올해부터 플랫폼 통합을 연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앱 운영과 전략에 밝은 외부 전문가를 차례로 영입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네이버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의 박기은 테크기술본부장에 임명하고, 부동산 앱 고도화를 위해 네이버 출신 개발 책임자를 영입했다.
■ 하나금융, 글로벌 플랫폼...동남아시장 선점
하나금융지주는 글로벌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아직 플랫폼이 정착되지 않은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며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1일 하나은행과 라인은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 뱅킹 플랫폼 ‘라인뱅크’를 출범시켰다. 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 2위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통해 현지 소비자 접점을 넓혀가겠다는 계획이다.
또 하나은행은 지난 5월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글로벌 디지털 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를 만들기로 의결했다. 법인장도 하나금융 내부에서 디지털 전문가로 소문난 한준성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이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 우리금융, 외부 플랫폼 활용...내부 전문가 양성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 우리은행은 KT, 네이버파이낸셜 등 외부 플랫폼과 적극적으로 협력 제휴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AI부문에서는 KT의 플랫폼을 활용하고, 대출 고객 확보를 위해 네이버파이낸셜과 제휴하는 식이다.
더불어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디지털·IT 부문 신입행원 모두를 대상으로 ‘미래 디지털 금융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외부 인사 영입보단 자사 직원의 능력 향상을 통해 그룹을 발전시키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은행은 두 자릿수에 달하는 신입 행원을 카이스트 등 국내 주요 대학의 디지털금융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을 통해 인공지능(AI)·블록체인·빅데이터 분석 등 디지털 금융시장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길러 디지털·IT 유관부서 일선에 배치할 계획이다.
NH농협금융도 플랫폼 개발을 위한 디지털 인재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미 서울대·국민대·농협대 등 국내 주요 대학과 디지털 교육과정 협약을 맺었다.
서울대의 경우 빅데이터 분석과정을, 국민대와 농협대는 각각 인공지능 활용과정과 디지털 MBA 과정을 제공한다. 또한 연세대·서강대·고려대·카이스트 등과 디지털 교육과 관련한 고급 학위 과정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