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횡령 사고로 조사 중인 오스템임플란트가 주주들에 대한 사과와 함께 회사의 지난해 실적을 다시 한 번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거래소는 신중했다. 2000억원대 대규모 횡령사건으로 거래가 정지된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식거래 재개 여부를 두고 최종 판단을 미뤘다. 회사 측이 내놓은 지배구조 개선 계획에 대한 주주총회 결과와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의 적절성 등을 다시한번 보고 결론내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열린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는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래재개 및 상장폐지 등에 대해 '심의속개'하기로 했다. 상장폐지나 거래재개 등을 당장 판단하지 않고 회사 측의 개선계획이 얼마나 잘 이행되는지 더 살펴본 뒤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거래소 측은 오스템임플란트 주총(31일) 이후 이르면 4월중 심의를 속개할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 구체적인 일정은 잡힌 것이 없다.

4만명 넘는 소액주주들의 불안감은 커진다. 지난 1월 초 정지된 오스템임플란트는 석달 넘게 거래가 불가해져 주주들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네이버 주식게시판 등에는 거래 재개시 대규모 매물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시간을 벌었다'며 안도하는 이들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최근 감사의견 '적정'을 받으면서 상폐 위기에서 거래 재개쪽으로 기대감이 모아졌던 시장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결론에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오스템임플란트를 펀드에 담아둔 기관투자자들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이미 30~40% 수준에서 상각처리한 기관들은 거래재개가 절실한 상황이다. 다양한 글로벌 악재와 금리 변화 속에서 향후 주식시장 상황이 예측불허인만큼 서둘러 손실확정을 하는 것이 유리한 게 현실이다.

한편 오스템임플란트는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진을 대폭 물갈이한다는 방침이다. 엄태관 대표이사 1명을 제외한 이사진 전원을 교체한다. 또 이사진을 현재 5명에서 7명으로 늘리는 대신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채워넣을 계획이다.

특히 사외이사 후보 4명을 이사회가 아닌 외부 상장사협의회 추천을 받았다. 후보자는 이승열 하나은행 나눔재단 감사, 김홍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권종진 고려대 의과대학 명예교수, 반원익 전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