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복 피비파트너즈 대표이사(사진 왼쪽)와 신환섭 화섬노조 위원장. (사진=화섬노조)
SPC 파리바게뜨의 가맹점 제빵기사들을 고용해 설립된 'PB파트너즈'가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이하 노조)와 노사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노조는 그간 SPC그룹 본사 앞에서 진행하던 천막 농성을 철회하기로 했다.
4일 SPC그룹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사합의가 도출됐다고 발표했다.
노조는 “노조탄압과 사회적 합의 불이행 등으로 불거진 파리바게뜨 사태와 관련해 지난3일 피비파트너즈와 전격적인 노사합의를 도출했다”며 “논란이 된 사회적 합의 이행에 대해 노사가 함께 ‘사회적 합의 발전협의체’를 구성해 합의 내용을 이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사측과 협의를 완료한 후 지난해 7월 설치한 천막 농성장을 철거했다. 노조 관계자는 “고통받던 제빵기사들과 연대한 시민들의 승리”라며 “시민사회는 이번 합의 이행여부를 엄중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사회적 합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고, 노사 상생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협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 2017년 6월 파리바게뜨 가맹점 제빵기사 불법 파견 문제가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고용노동부는 근로 감독을 통해 파리바게뜨가 소속 제빵·카페 기사 5000여명을 불법 파견했다고 판단, 본사인 SPC그룹에 직접 고용을 명령했다.
SPC그룹은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스를 설립해 제빵기사들을 직접 고용했다. 이와 함께 제빵기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사측과 노조, 가맹점, 시민단체, 정당 등 8곳의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해 사회적 합의를 이뤘다.
당시 파리바게트는 지난 2018년 1월 이들을 파리크라상 자회사 피비파트너즈 소속으로 고용했다. 또한 각종 복리후생 수준은 즉시 적용하고, 임금은 3년 안에 파리크라상과 같은 수준으로 맞추기로 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뒤 피비파트너즈 제빵 노동자의 임금 수준이 여전히 본사에 한참 못 미친다며 노조 측이 주장하고 나서자, 파리바게트는 정확한 임금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지속해 왔다.
한편 그동안 노조의 농성과 야간 집회 등으로 인해 인근 주민들의 불만은 커져만 갔다. SPC그룹 인근에 한 아파트에는 '화섬노조 때문에 못살겠다. 아침 저녁으로 시위대 확성기 소리가 당신네들은 안들리는가?', '화섬노조 시위 때문에 못살겠다. 입주민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같은 노조 비판 현수막이 걸려 있을 정도다.
이번 노사 합의 소식에 인근 주민들은 화섬노조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철거했다. SPC그룹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일단 동네 주변에 현수막이나 천막이 없어져 보기좋다”며 “노사가 합의했으니 시위나 집회도 많이 줄어들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