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작은 인공지능 스타트업 '오픈 AI'가 세상을 뒤집었다. 이들이 제작한 언어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는 한 달 간 전세계 1억명 이상이 이용하는 등 성과를 보였다. 해외 최대 IT 기업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도 챗GPT의 성과에 놀라며 대화형 AI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뷰어스가 엔씨소프트와 넥슨, 넷마블 등 게임업계를 비롯한 국내 IT 업계의 AI 기술 활용 비책을 알아봤다. -편집자주-
네이버 최수연 대표(왼쪽), 카카오 홍은택 대표. (사진=각 사)
국가대표 IT 기업인 네카오(네이버, 카카오)가 '챗GPT'발(發) 생성형 AI 전쟁에 뛰어들었다. 차별성을 무기로 앞세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검색 서비스 고도화와 버티컬 AI라는 강점 분야를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생성 AI 활용에 있어 검색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다. 연내 '서치GTP' 베타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기존 생성 AI의 문제점으로 꼽힌 신뢰성을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검색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 확보하고 있는 만큼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생성 AI에 활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검색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타 검색 엔진과 점유율 격차를 벌리고 향후 수익 사업 진출까지 구상하고 있다.
네이버의 이 같은 생성 AI 활용 전략 기반은 자사 초거대AI 모델 '하이퍼클로바'가 있다. 하이퍼클로바는 챗GPT에 기반이 된 언어생성 모델 GPT-3가 가진 1750억개의 매개변수(파라미터)보다도 많은 2040억개의 파라미터를 보유 중이다. 또한 5500억개 토큰의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하고 있어 국내 이용자에게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와는 고도화된 한국어 특화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지난해 5월 정식 서비스에 나선 클로바 케어콜. (자료=네이버)
네이버는 이미 하이퍼클로바를 활용해 독거노인과 말벗 역할을 하는 '클로바 케어콜'과 음성을 활자로 변환해 기록하는 '클로바노트'를 시장에 선보였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3일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는 한국어로는 가장 고품질의 검색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한 사업자이자 거대 AI 모델로는 세계 정상급 기술을 자부하는 한국 최고의 검색·AI 기술 회사"라며 "생성형 AI의 단점으로 꼽히는 신뢰성과 최신성 부족, 해외 업체의 영어 기반 개발 모델을 한국어로 번역함으로써 발생하는 정확성 저하를 풍부한 사용자 데이터와 기술·노하우로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초거대AI '하이퍼클로바'를 2년 전부터 도입하고 고도화하는 과정으로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 중"이라며 "하이퍼클로바 베타테스트를 스타트업 대상으로 선보이면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만들고 있고 AI 일상화를 목표로 상용화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미지생성 AI모델 칼로가 만든 토끼 이미지. (자료=카카오브레인)
카카오 한국어를 특화한 AI 모델 '코GPT'를 기반으로 새로운 AI 서비스를 올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AI 연구 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통해 지난 2021년 '코GPT'를 출시했다. 출시 당시 300억개의 파라미터를 갖춘 한국어 특화 모델로 내세웠다.
'코GPT'는 챗GPT와 마찬가지로 GPT-3를 바탕으로 구축했으나 2000억개의 토큰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해 한국어를 문맥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했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대표는 지난 10일 컨퍼런스 콜에서 코GPT 관련 "경쟁 AI모델 대비 작은 규모 파라미터 활용하지만, 퍼포먼스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카카오는 생성형 AI 활용 방안을 두고 검색엔진 서비스나 챗봇과 같은 거대 AI 모델 생성과 학습에 집중하기보다는 버티컬 AI 서비스 접목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으로는 카카오브레인의 이미지생성 AI 모델인 '칼로'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프로필과 배경화면에 '칼로'를 이용해 만든 이미지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AI 서비스 출시를 예정했다.
또 카카오는 언어생성 모델인 '코GPT'를 이용해 카카오톡 내 개인화 비서 서비스나 소상공인들을 위한 카피라이팅 서비스도 아이디어로 구상 중이다.
카카오가 이처럼 생성형 AI 활용을 버티컬 AI 서비스 접목에 나서는 배경에는 투자 비용 문제가 크다. 검색엔진이나 챗봇 등에 초거대 AI 활용을 위해서는 '코GPT'에 파라미터를 더욱 늘릴 필요가 있다. 4세대 챗GPT에 활용될 GPT-4는 파라미터가 1조개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의 검색 포털인 다음은 지난달 월간활성화 이용자 수(MAU)는 802만명 가량이나 네이버는 같은 기간 3892만명의 MAU를 기록했다. 파라미터 확대를 통한 검색 엔진 AI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더라도 비용 대비 실익을 크게 거두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도 특화된 AI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다. 홍 대표는 "초거대 AI 모델은 혁신 아이디어보다 풍부한 자본과 기술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에 유리한 싸움이다"라며 "카카오는 경쟁 서비스보다 높은 비용효율성을 앞세운 코GPT를 카카오톡에 활용해 한국 특화 AI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