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Mnet
CJ ENM 계열 엠넷의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net Asian Music Awards)’(이하 ‘마마’)가 결국 나고야를 개최지로 확정했다. 일본이 전범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심지어 소녀상을 철거한 나고야라는 점에서 씁쓸함이 감돈다.
2010년 마카오를 시작으로, 싱가포르, 홍콩, 베트남, 일본 등을 거쳐 온 ‘마마’는 올해 홍콩 또는 일본 개최를 예정했다. 하지만 자치권을 둘러싼 ‘홍콩 시위’로 인해 홍콩 내 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일본으로 선회하는 분위기였으나, 지난 7월 이후 한일 관계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개최지 선정 여부가 불투명해졌었다. 2017년 개최한 태국이나 베트남이 거론됐지만 결국 ‘마마’는 일본행을 택했다.
결국 일본을 개최지로 정한 데 대해 MAMA 사무국 측은 “정치 이슈와 별개로 민간 문화 교류는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었다”고 설명했다.
“민간 교류의 지속”이라는 이유가 납득되긴 하지만 꼭 나고야여야만 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나고야는 다른 도시들보다도 한국 국민들에게 아픔을 준 도시이기 때문이다. 물론 행사 개최지 선정은 이미 오래전부터 논의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개최지 변경이 불가능한 일이 아님을 볼 때, 나고야 개최는 두고두고 뒷말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앞서 8월 개최된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 ‘아이치트리에날레 2019’에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됐지만, 전시 하루 만에 철거됐다.
당시 나고야시 가와무라 다카시 시장은 “일본 전체가 ‘평화의 소녀상’을 인정한 것으로 보일 수 있으므로 전시를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종군 위안부라는 말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며, 소녀상 전시가 일본인의 마음을 짓밟는다”며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지도 요구했다. 결국 전시회실행위원회는 논의 끝에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했다.
시장의 발언만 놓고 보면 아직도 일본은 한국 침략에 대해 죄책감이 없어 보인다. 힘없고 나약한 소녀들의 몸과 마음을 다치게 했음에도, 아전인수 격 대응을 일관하고 있다. 게다가 경제적으로 분쟁의 원인을 제공한 일본, 그리고 불편한 결정을 내린 나고야여야만 했는지에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
특히 나고야 개최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반발하고 있다. 국내 가수들에게 출연을 보이콧하라는 요청을 하고 있으며, “너무 돈만 밝히는 결정”이라며 CJENM을 비판하고 있다. 문화교류가 이어져야 한다지만 정치권과 국민들의 정서를 너무 고려하지 않은 판단이라는 게 중론이다.
과거 침략에 대한 반성은커녕 “일본인들의 마음을 짓밟는다”는 이유로 소녀상을 철거한 나고야에서 열리는 2019년의 ‘마마’가 진심으로 잘 되길 바라는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마마’를 응원할 수 없는 이유를 ‘마마’가 직접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