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메기' 스틸 신인 감독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 관객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의 곽경택 감독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등 인지도 있는 감독들이 동시 출격한 가운데, 새로운 매력으로 무장한 신인들이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개봉 전부터 기대가 크다. 이번 주 극장가에는 유난히 다양성이 돋보인다. 6.25 전쟁이라는 소재를 담은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국내 관객들 누구라도 뭉클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잊혀진 역사적 사건, 장사리 전투를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도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신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감독은 물론, 브래드 피트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국내에서도 인지도 높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총 출동해 관심이 높다.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라는 점에서 완성도 높은 영화를 보고 싶은 관객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쟁쟁한 감독들 사이에서 첫 장편 영화를 연출한 두 신인 감독의 출사표가 초라해 보일 수 있지만, 완성도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김한결 감독의 ‘아워 바디’와 이옥섭 감독의 ‘메기’는 이미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선보이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었다. ‘아워 바디’의 최희서가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했고, ‘메기’는 4관왕을 차지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아워 바디’는 30대 여성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내 공감대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8년이나 고시를 준비하다 실패한 자영(최희서 분)이 달리기를 통해 삶의 의미를 되찾는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사진=영화 '아워 바디' 스틸 소재는 상투적일 수 있지만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달리기를 통해 한 여성의 몸을 집중적으로 탐구한다는 데 있다. 노력해도 성공하기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 몸은 언제나 노력한 만큼 정직한 반응을 준다. 청년의 자존감과 몸의 변화가 절묘하게 맞물리며 신선하게 메시지가 전달된다. 또한 변화하는 몸을 카메라가 집중적으로 포착하며 파고드는 인물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납득시킨다. 한 여성의 주체적인 욕망을 제대로 탐구하는 작품이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인 감독의 도전 정신이 돋보인다. ‘메기’도 실업이나 주거 문제 등 청년들의 문제를 녹여냈지만, ‘아워 바디’보다 도발적인 전개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병원을 발칵 뒤집은 19금 엑스레이 사진부터 도심 한복판에 등장한 싱크홀과 위험을 감지하는 특별한 메기까지, 믿음에 관한 발칙한 상상을 담은 ‘메기’는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엉뚱한 전개가 매력인 영화다. 오프닝부터 심상치 않다. 남녀의 성교 장면이 찍힌 엑스레이가 발견되고, 사진 속 주인공을 찾아 나서는 원장 경진(문소리 분)의 모습으로 포문을 여는 영화는 전개가 어떻게 될지 쉽게 예상할 수가 없다. 유력한 용의자인 간호사 윤영(이주영 분)과 성원(구교환 분) 커플이 사진의 주인공일 것이라는 의심이 영화 전반에 깔리고, 여기에 두 사람 사이에도 새로운 불신이 싹트며 영화는 진짜 믿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서사 중심으로 전달하지 않는다. 의심이 싹트는 다양한 상황들을 설정해 보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톡톡 튀는 캐릭터와 예측 불가능한 엉뚱한 에피소드들이 부딪히며 영화의 메시지를 만들어간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흥미 있게 전달하는 두 감독의 저력이 첫 영화에서부터 빛났다. 창의성과 도전 정신, 참신함 등 신인 감독들에게 기대하는 요소들이 고루 담긴 두 작품이 개봉 이후에도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다.

[시네마 초점] ‘아워 바디’ 김한결·‘메기’ 이옥섭 감독, 극장가 풍성함 더할 신인 감독들의 개성

장수정 기자 승인 2019.09.26 09:28 | 최종 수정 2139.06.21 00:00 의견 0
사진=영화 '메기' 스틸
사진=영화 '메기' 스틸

신인 감독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 관객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의 곽경택 감독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등 인지도 있는 감독들이 동시 출격한 가운데, 새로운 매력으로 무장한 신인들이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개봉 전부터 기대가 크다.

이번 주 극장가에는 유난히 다양성이 돋보인다. 6.25 전쟁이라는 소재를 담은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국내 관객들 누구라도 뭉클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잊혀진 역사적 사건, 장사리 전투를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도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신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감독은 물론, 브래드 피트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국내에서도 인지도 높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총 출동해 관심이 높다.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라는 점에서 완성도 높은 영화를 보고 싶은 관객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쟁쟁한 감독들 사이에서 첫 장편 영화를 연출한 두 신인 감독의 출사표가 초라해 보일 수 있지만, 완성도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김한결 감독의 ‘아워 바디’와 이옥섭 감독의 ‘메기’는 이미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선보이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었다. ‘아워 바디’의 최희서가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했고, ‘메기’는 4관왕을 차지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아워 바디’는 30대 여성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내 공감대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8년이나 고시를 준비하다 실패한 자영(최희서 분)이 달리기를 통해 삶의 의미를 되찾는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사진=영화 '아워 바디' 스틸
사진=영화 '아워 바디' 스틸

소재는 상투적일 수 있지만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달리기를 통해 한 여성의 몸을 집중적으로 탐구한다는 데 있다. 노력해도 성공하기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 몸은 언제나 노력한 만큼 정직한 반응을 준다. 청년의 자존감과 몸의 변화가 절묘하게 맞물리며 신선하게 메시지가 전달된다. 또한 변화하는 몸을 카메라가 집중적으로 포착하며 파고드는 인물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납득시킨다. 한 여성의 주체적인 욕망을 제대로 탐구하는 작품이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인 감독의 도전 정신이 돋보인다.

‘메기’도 실업이나 주거 문제 등 청년들의 문제를 녹여냈지만, ‘아워 바디’보다 도발적인 전개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병원을 발칵 뒤집은 19금 엑스레이 사진부터 도심 한복판에 등장한 싱크홀과 위험을 감지하는 특별한 메기까지, 믿음에 관한 발칙한 상상을 담은 ‘메기’는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엉뚱한 전개가 매력인 영화다.

오프닝부터 심상치 않다. 남녀의 성교 장면이 찍힌 엑스레이가 발견되고, 사진 속 주인공을 찾아 나서는 원장 경진(문소리 분)의 모습으로 포문을 여는 영화는 전개가 어떻게 될지 쉽게 예상할 수가 없다.

유력한 용의자인 간호사 윤영(이주영 분)과 성원(구교환 분) 커플이 사진의 주인공일 것이라는 의심이 영화 전반에 깔리고, 여기에 두 사람 사이에도 새로운 불신이 싹트며 영화는 진짜 믿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서사 중심으로 전달하지 않는다. 의심이 싹트는 다양한 상황들을 설정해 보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톡톡 튀는 캐릭터와 예측 불가능한 엉뚱한 에피소드들이 부딪히며 영화의 메시지를 만들어간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흥미 있게 전달하는 두 감독의 저력이 첫 영화에서부터 빛났다. 창의성과 도전 정신, 참신함 등 신인 감독들에게 기대하는 요소들이 고루 담긴 두 작품이 개봉 이후에도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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