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삼시세끼' 캡처
‘삼시세끼-산촌편’을 보는 이유를 말하라면 염정아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방송을 보고 있으면 세련된 배우 이미지를 과감하게 벗어던진 그에게 매료되는 건 한순간이다.
‘삼시세끼-산촌편’은 방송 전부터 시리즈 최초로 여성 고정 출연진을 구성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멤버들만 바뀐 포맷에 예상되는 그림이 펼쳐진다는 것과 예능 출연이 거의 없던 여성 출연진들이 ‘삼시세끼’의 명성을 이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했다.
하지만 지난 8월 첫 방송에서부터 이런 우려는 말끔히 없어졌다.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 세 사람의 호흡은 어색함 없이 조화를 이뤘고, 보는 재미까지 있었다.
특히 염정아가 눈에 띄었다. 어딘가에 쫓기는 듯한 다급한 몸짓에 늘 분주했다. 칼질도 예상보다 서툴렀다. 하지만 결과물은 좋았다. 매끼마다 10인분을 족히 넘을 것 같은 ‘큰손’을 보여주며 맛깔나는 음식을 완성했다.
또 세련된 이미지가 강했던 그는 언제나 흥이 넘쳤다. 클래식한 음악을 들을 것 같은 그는 방탄소년단, 인피니트 등의 빠른 비트의 곡을 선곡해 리듬에 몸을 맡겼다. 하지만 그 모습도 엉성했다. 춤과는 거리가 먼 몸짓은 웃음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사진=tvN '삼시세끼' 캡처
낫을 들고 밭일을 하는 모습도 어색함이 없었다. 꽃무늬가 강렬하게 새겨진 바지와 팔토시, 모자를 착용하고 밭을 매는 모습은 감히 여배우를 상상할 수 없었다.
그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어딘가 어색하고 서툰 그의 모습은 줄넘기 미션에서 포텐이 터졌다. 박서준이 2단 뛰기 줄넘기를 24개를 성공시키며 2만 원을 받은 뒤 제작진은 염정아에게 일반 줄넘기로 10개 뛰기를 제안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쉬운 미션이 아니었다. “나 줄넘기 못해”라고 말한 그의 말은 진짜였고, 한번 뛸 때마다 마음 졸이며 봐야 하는 엉성한 실력을 보여줘 모두를 박장대소하게 만들었다.
외모나 연기력 등 배우로서 완벽하게만 보였던 그가 이번 방송을 통해 자신의 본모습이 완전히 공개됐다. 종종 그와 친분 있는 배우들이 여러 방송을 통해 염정아는 겉보기와 다르게 털털하다고 언급해 보기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매력이 가득한 사람일 줄은 알 수 없었다. 무엇을 하든 엉성하고 서툴지만, 무엇이든 열심히, 언제나 제 몫을 똑 부러지게 처리하는 그였다.
세련된 외모에 차가운 분위기가 감도는 도시 여자의 이미지를 가진 염정아가 이처럼 시골과 예능과 찰떡 같이 어울릴 줄이야 누가 알았을까. 이 같은 염정아의 매력은 ‘삼시세끼’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