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16일 LG유플러스 서울 용산 본사에서 권준혁 LGU+ 권준혁 본부장이 디도스 공격에 따른 인터넷 서비스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손기호)
LG유플러스(LGU+)가 개인정보유출과 인터넷 장애에 대한 배상을 제각각으로 안내했다. 이로인해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있다.
LGU+는 ‘피해지원협의체’를 구성해 소비자 피해 배상을 논의하겠다고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홈페이지와 고객센터를 통해서는 기존 약관에 따라 배상 규모를 소액으로 한정짓고 안내하고 있다.
■ “‘피해지원협의체’ 구성해 합리적 배상”
13일 LGU+는 홈페이지의 ‘고객지원-공지사항’을 통해 ‘개인정보 유출과 인터넷 접속 오류 피해 지원 방안 안내’를 게시했다. 이 안내에 따르면 2월16일부터 3월17일까지 소상공인, PC방 운영, 일반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피해지원센터’를 통해 피해 사례를 접수하고 있다. 개인 인터넷, IPTV 이용자에 대해서는 ‘고객센터 신청과 접수 없이 지원안은 추후 공지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전날 LGU+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소비자단체와 학계, 법조계 등 전문가 6명을 위촉해 ‘피해지원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고객 유형별 합리적 지원 기준과 정책 마련을 목표로 배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 홈페이지의 고객지원-장애현황에 안내된 '통신장애 손해배상 안내' 페이지 모습 (사진=LG유플러스 홈페이지)
■ ‘통신장애 손해배상’ 이미 안내…2시간 이상 연속 이용 못해야 하고 소액 배상
하지만 LGU+는 홈페이지 ‘고객지원-서비스이용안내-장애현황’의 ‘통신장애 손해배상 안내’에서는 이미 배상 기준을 확정하고 있다. 배상 규모도 소액으로 한정했다.
이 안내에는 ‘통신장애로 고객님이 일정한 시간 동안 휴대폰과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했을 때, LG유플러스가 정해진 기준에 따라 이용하지 못한 시간에 대해 배상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이에 따른 손해배상 조건은 ‘휴대폰 또는 인터넷을 연속으로 2시간 이상 또는 한 달 동안 총 6시간 넘게 이용하지 못했을 때 손해배상 받을 수 있다’고 규정했다.
예를 들어 디도스 공격이 발생했던 지난 2월4일 오후 5시30분경부터 30분 가량 인터넷 장애를 겪은 이용자는 배상을 받지 못한다.
‘손해배상 산정 규모’도 ‘통신장애 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시간에 대한 이용 요금의 10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손해배상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한 달 인터넷 이용 요금이 4만원인 경우(시간당 이용요금 약 55원) 2시간 인터넷 장애가 발생했을 때 배상액은 약 1110원이 된다.
이는 논란의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인터넷 이용자마다 그 시간 인터넷을 활용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한 가치는 상이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그 시간 밖에 들을 수 있는 유료 세미나나 해외 기업 간 화상 미팅을 진행하고 있었다면 손해액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디도스 공격 당시 본지에 제보한 이용자들은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었다”거나 “외국 인사와 줌 화상 미팅을 진행 중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 고객센터 “피해지원협의체 내용 공지 못 받아…최대 2만원 할인”
더 큰 문제는 LGU+ 고객센터가 ‘피해지원협의체’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했다는 거다.
고객센터에서는 지난달 발생한 디도스 공격에 대해 “고객별로 인터넷 장애 문의가 있을 경우 확인 후 이용 요금에서 일부 차감하는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매달 4만원을 내고 있는 경우 최대 2만원을 한 달치만 할인해주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안내했다.
‘피해지원협의체를 통한 배상’이 있을 것이라는 LGU+의 최근 보도자료와 언론 보도에 대해서 고객센터 관계자는 “현재 관련해서 공지받지 못했다”며 “현재 인터넷 장애에 따른 배상 기준에 따라 안내했다”고 답했다.
LGU+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 언론에 보도자료를 낸 것과 같이 ‘피해지원협의체’를 통해 기업, 개인 모두 배상 규모를 책정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홈페이지의 ‘통신장애 손해배상 안내’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기존의 약관에 있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선 게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