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부회장(앞줄 왼쪽 네번째), 마이클 베일리 아베오 대표(신 부회장 옆), 손지웅 사장(앞줄 맨 왼쪽) 등 양사 임직원들이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이 최근 인수한 미국 아베오를 앞세워 글로벌 항암제 시장을 공략해 올해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LG화학의 생명과학 부문은 제미글로, 유트로핀 등 주요 의약품목의 약진으로 역대 최대 매출인 9090억원을 달성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LG화학이 지난 1월 인수한 ‘아베오 파마슈티컬스(이하 아베오)’를 앞세워 글로벌 탑 30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LG화학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아베오를 8000억원에 인수했다. 국내 기업이 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베오는 LG화학의 종속회사로 편입돼 자체적인 미국 항암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독립적 경영 체제로 운영된다.
아베오는 임상 개발, 허가, 영업, 마케팅 등 항암 시장에 특화된 종합적인 역량을 확보한 기업이다. 지난 2021년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FOTIVDA)’의 FDA 허가 획득한 이후 매 분기 견조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G화학은 아베오 인수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큰 항암 시장인 미국에서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항암 분야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생명과학사업본부가 개발하는 항암신약 파이프라인을 아베오로 이관해 항암신약 미국 현지 상업화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현재 LG화학은 세포치료제, 면역관문억제제 등을 전임상 단계에서 자체개발 중이다. 앞으로 생명과학사업본부가 유망 항암 물질 발굴, 전임상 및 초기 임상, 상업화 공정개발 등을 담당하고, 아베오가 항암 파이프라인 후기 임상개발 및 상업화를 담당하는 구조로 항암사업을 운영한다는 전략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번 인수합병으로 과학과 혁신을 통해 인류에게 보다 나은 삶을 제공하겠다는 비전 실현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며 “아베오를 항암사업 개척 및 성장을 이끌 미래 바이오 거점으로 집중 육성하고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해 ‘항암 중심의 글로벌 탑 30 제약사’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LG화학 생명과학 부문 지난 2022년 성과와 올해 사업 전망 및 전략방향. (자료=LG화학)
■ LG화학 생명과학부문, 지난해 매출 9090억원…제미글로·유트로핀이 성장 견인
LG화학이 발표한 지난해 실적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과학사업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7% 오른 90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740억원으로 지난 2021년 대비 10.4% 증가했다. 실적과 수익성 모두 늘었다.
LG화학 생명과학 부문의 매출은 만성질환사업부와 특수질환사업부가 견인했다. 만성질환사업부는 당뇨병, 심순환, 자가면역 등의 질환을 대상으로 의약품 등을 제조·판매하는 사업부다. 특수질환사업부는 성장호르몬제, 백신 등을 담당한다. 두 사업부의 매출은 각각 4000억원대다. 생명과학 부문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한다.
만성질환사업부의 대표 의약품은 당뇨병치료제인 ‘제미글로(성분명 제미글립틴타르타르산염)’다. 제미글로의 연매출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연간 원외처방액은 지난해 기준 약 1300억원에 달한다.
바이오시밀러 분야도 성장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인 ‘젤렌카(성분명 아달리무맙)’가 지난 2021년 일본 판매가 시작되면서 매출이 늘기 시작했다. 특수질환사업부의 성장은 성장호르몬제 ‘유트로핀(성분명 소마트로핀)’과 성장호르몬제와 폴리오(소아마비) 백신 ‘유폴리오’가 주도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바이오사업 연구개발에 총 2조원 규모를 투자할 것”이라며 “2030년까지 항암, 대사질환 분야에서 4개 이상의 신약을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목표 매출액은 1조2000억원이다. 이후 당뇨, 백신, 성장호르몬, 항암제 등 기존 사업에서의 매출을 확대해 오는 2027년 2조원 실적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현재 개발 중인 신약의 판매가 본격화되는 오는 2030년 이후에는 매년 수천억원의 매출 성장을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