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고객들의 ‘간편식 이자 다이어트’가 본격화 됐습니다. 은행 지점 방문 등 번거로움 없이 신속하게 대출 갈아타기가 가능해지면서 금리 인상으로 인해 무거워졌던 고객들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 수 있을 지 관심입니다.
지난 31일 시작된 온라인 대환대출 서비스는 시행 첫날 뜨거운 관심만큼 각종 잡음이 일었는데요. 일부에서는 접속자들이 몰리면서 응답지연 메시지만 반복적으로 노출되는가 하면 접속에 성공한 경우라도 실효성 없는 상품이 추천되는 등 기대 만큼 실망도 많았던 하루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는 금융권의 금리 경쟁을 촉발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히 높습니다.
시행 첫날인 31일 하루동안 이뤄진 대환대출은 총 1819건, 약 474억원 규모입니다. 서비스 안정화와 금융사 입점 등이 확대되면 이용규모는 연간 10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게 금융당국 전망입니다.
■ 15분 안에 고객이 떠난다...대출금리 인하 효과 기대
사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이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시중은행 참여도가 중요합니다. 현재 갈아타기가 가능한 앱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뱅크샐러드, 핀다, KB국민카드, 웰컴저축은행 등 7곳. 마이데이터를 통해 자신의 대출을 확인하고 다른 금융회사들의 대출조건을 비교해 갈아타기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들 중 5대 은행들의 입점 현황을 살펴보면 온도차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1곳(카카오페이),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2곳에 그칩니다. 반면 하나은행은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 핀다 등 4개 플랫폼에 입점해 있어 가장 적극적인 참여도를 보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참여도는 신용대출 금리 경쟁력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금리 인상이 가파르게 이어졌던 지난해 하반기 동안 가장 높은 이자율을 기록한 곳은 NH농협은행으로 지난해 11월 기준 최대 7.26%까지 치솟은 바 있습니다.
반면 동기간 하나은행의 최고 금리는 6.45% 수준으로 대부분 기간동안 5대 은행 중 최저 수준을 유지해왔습니다. 더 많은 플랫폼에 입점할수록 신규 고객 유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만큼 하나은행은 앞으로도 플랫폼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그런가하면 올해 들어 꾸준히 신용대출금리 최하단을 유지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자사앱인 쏠(SOL)에서 원스톱 갈아타기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이달 중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도 함께 선보일 예정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이번 서비스를 도입한 취지는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을 줄이고 금융회사 간 경쟁을 통해 대출금리 인하 효과를 거두겠다는 것입니다.
은행들 입장에선 그다지 달갑지 않은 제도일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예대금리차 공시제도를 도입하며 은행들의 ‘이자장사’ 이슈를 도마 위에 올린 데 이어 고객들이 대출상품의 간편하게 갈아탈 수 있게 됨에 따라 금리를 놓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고객들도 갈아타기 전에 우대금리 등까지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플랫폼에서 처음 조회된 결과는 우대 조건 등이 적용되지 않은 기준금리인 만큼 상품 선택 후 우대금리의 적용조건 등까지 모두 비교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기존 대출에 대한 중도 상환 수수료도 놓치지 말아야 하겠죠. 똑똑한 고객들의 다양한 선택이 많아지는 변화가 될 지 향후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