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액션스퀘어)
'매구'와 '이무기'에 전세계 게이머들이 열광하고 있다. 매구는 우리나라 전통설화에 나오는 요괴로 여우가 천년을 살면 매구가 된다고 한다. 이무기 역시 여의주를 획득하면 용이 된다는 전통설화 속 상상의 동물이다. 이들을 등장시킨 게임이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
우리나라 게임에서 우리의 것을 모티브로 등장시킨 건 펄어비스의 '아침의 나라'가 시초다. 펄어비스가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검은사막'에서 조선시대를 모티브로 한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였다. 이렇게 시작된 'K-콘텐츠'를 액션스퀘어와 크래프톤이 이어받았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액션스퀘어가 내달 '킹덤: 왕가의 피' 국내 CBT(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킹덤: 왕가의 피'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IP를 바탕으로 한다. 지난 2019년 시즌 1을 전세계 190여개국에 동시 공개한 '킹덤'은 조선 좀비물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호평을 받았다.
액션스퀘어는 '킹덤: 왕가의 피'를 조선 좀비물이라는 콘셉트에 'K-액션 RPG' 특성을 입힌다. 특히 한국 전통 검술과 무술이 구현 가능한 모션캡처 기술로 K-액션 스타일의 게임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킹덤' 공개 당시 나타난 조선 좀비 신드롬을 재현한다는 목표다.
언어나운스드 프로젝트 이미지 두억시니 전투. (자료=크래프톤)
크래프톤은 한국형 판타지 개발에 나선다. 이영도 작가의 판타지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눈마새)'를 기반으로 한 게임 개발을 진행 중이다.
크래프톤은 '눈마새' 개발을 위해 캐나다에 개발 스튜디오 '크래프톤 몬트리올' 설립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올해 초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눈물을 마시는 새' IP 게임 개발을 위해 경험 있는 제작 리더십 영입에 노력했다. 작년 말 성공적인 오픈 올드 게임을 제작한 경험이 있는 패트릭 메테를 대표로 영입해 몬트리올에 스튜디오를 세우기로 했다"면서 "현재 10명의 핵심 멤버가 확보된 상태로 비주얼 바이블을 개발했던 한국의 아트 팀과 함께 앞으로 10년 이상 확장할 수 있는 IP의 첫 타이틀로서 가져야 할 핵심 요소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눈마새'는 아직 개발이 구체화되지 않은 단계로 3인칭 액션 어드벤처 RPG 개발 혹은 1인칭 오픈월드 게임 개발 등의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관측되고 있으나 출시까지는 최소 3~4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장르를 아직은 특정하기 어려운 단계다.
다만 눈마새의 원작이 한국판 '반지의 제왕'이라 불리는 만큼 한국의 색채가 강한 세계관을 게임 속에서 녹여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원작에서는 도깨비와 씨름, 윷놀이 등 한국의 문화를 찾아볼 수 있다. 앞서 지난해 오픈한 티징 사이트에서도 주요 등장인물인 나가·도깨비·레콘·인간 종족과 구출대는 물론 전통 요괴인 두억시니 등 소설을 통해 이용자가 상상해왔던 캐릭터들의 구체화된 이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기존 RPG 문법이라 불리는 중세 판타지 배경을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아침의 나라 콘텐츠 업데이트 이후 K-스토리에 대한 화제성을 입증한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만의 고유 콘텐츠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도 영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