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가운데)와 박상철 에픽게임즈코리아 지사장(오른쪽). (사진=백민재 기자)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가 구글과 애플이 독점적 지위를 악용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팀 스위니 대표는 29일 서울 강남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언리얼 페스트 2023’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회사가 스토어도, 서비스도 있어서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은 좋다”면서도 “하지만 에코시스템 내에서는 다른 참여자들과 공정하게 경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점력을 악용해서 자신들이 더 이득을 보는 애플과 구글 같은 행태는 올바르지 않다”며 iOS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독점한 애플과 구글을 비판했다.
에픽게임즈는 앱 마켓인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에픽 스토어 같은 경우 결제시스템을 저희 것을 쓰라고 절대 강요하지 않으며, 개발자들에게 선택권을 준다”며 “현재 구글이나 애플은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팀 스위니 대표는 지난 2021년 국회를 통과한 전기통신사업법(인앱결제 방지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의 규제 노력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애석하게도 규제의 성과가 크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은 앱 마켓 사업자가 콘텐츠 제공사업자에게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이다.
팀 스위니 대표는 인앱결제 시스템을 강제하지 못하게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가격이 낮아지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구글이 추가적인 요금을 부과하는 이른 바 ‘구글세’를 소비자에게 적용했기 때문이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 가격이 낮아져야 하고, 그게 공정경쟁”이라며 “구글의 경우 타사에서 개발한 결제시스템에도 수수료를 받고 있다. 자신들이 개발도 하지 않았는데 수수료를 부과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인앱 내에서 이러한 관행이 지속되면 자신들의 운영체제 내에서 이뤄지는 모슨 상행위에서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는 이를 잘못된 수수료(Junk Fee)라고 부르고 싶고, 이 관행은 반드시 멈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함께 참석한 에픽게임즈코리아의 박성철 지사장은 “한 업체의 경우 오프라인 비즈니스와 연결되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했는데, 오프라인으로 유통되는 제품에게도 30%의 수수료를 물릴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팀 스위니 대표는 멀티플랫폼을 지원하는 스토어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2022년에 13억 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며 “물론 스팀이 5~6배 더 큰 것은 사실이지만, 에픽스토어를 계속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팀과의 차별점은 멀티플랫폼을 지원한다는 점”이라며 “이런 멀티플랫폼 스토어가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번 구매하면 모든 플랫폼에서 게임을 할 수 있는게 맞다고 본다”며 “어떤 게임을 안드로이드에서 구매한 후, iOS에서 쓰기 위해 또 사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스와 AI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메타버스의 전망에 대해 “‘포트나이트’나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같은 형태로 메타버스를 바라보면 매력이 있다”며 “이런 메타버스의 활성 유저수는 현재 6억 명이고, 피할 수 없는 트렌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30년까지 메타버스 게임 유저가 10억 명을 돌파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래에 하나의 거대 메타버스가 구현되었을 때 경제적 효과가 커질 것”이라며 “지금 웹브라우저처럼 나중에는 메타버스 브라우저가 나와서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구현할 기술은 없다”고 말했다.
최근 각광 받는 AI 기술에 대해서는 “AI에 더 집중하는 기업도 있겠지만, 우리는 단순히 서포팅 기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AI는 우리보다 잘하는 회사가 많다”면서 “타인의 작업물을 인정하지 않는 문제 등, 굉장히 복잡하고 분쟁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2년 동안 텍스트나 이미지 쪽에서 엄청난 발전이 있었으나, 그것은 지난 30년 동안 기초 기술 연구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AI로 인해 게임 콘텐츠나 3D 크리에이션 분야에서 아주 엄청난 변화가 근시일 내에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