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 정기선 HD현대 사장 (사진=한화, HD현대)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과 HD현대 정기선 사장이 ‘글로벌 세일즈’ 전선에서 뛰고 있다. 김 부회장은 세계 최대 방산산업 전시회에서 폴란드 대통령을 만나 잠수함 등 방산협력 관련 의견을 교환했다. 정 사장은 한국을 방문한 아람코 회장과 사우디에서의 건설기계 등의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 HD현대 정기선 사장, 8일 아람코 회장 만날 예정 알려져
7일 업계에 따르면,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오는 8일 HD현대 서울 본사에서 야시르 오스만 알 루마이얀 아람코 회장 겸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총재를 만날 예정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정 사장의 일정과 만남 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지만, 루마이얀 아람코 회장은 6~8일 한국 방문 일정 중 정 사장을 비롯한 주요 정계와 재계 인사를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루마이얀 회장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최측근으로 이른바 ‘금고지기’로 불린다. 그가 이끄는 사우디 국부펀드는 사우디 왕가가 출자해 만든 국영펀드이기 때문이다. 펀드 운용 규모는 6000억 달러로, 한화로는 약 738조원에 이른다.
정 사장은 현재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스 행사인 ‘가스텍 2023’에 참석 중이다. 정 사장의 현지 방문 중 HD한국조선해양은 가스텍에서 싱가포르 EPS와 그리스 캐피탈 선사로부터 6000억원 규모의 암모니아 운반선 4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싱가포르 일정을 마치고 귀국해 8일 루마이얀 회장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 관계자는 “7일 오전까지는 정 사장이 싱가포르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사장과 루마이얀 회장이 만나면 HD현대와 사우디의 그간 업무 협력 관련 관계를 다지면서 사업 기회를 만들 수도 있다. HD현대는 지난 2017년 합작 조선소와 2020년 엔진 합작사를 설립해 사우디와 협력하고 있다. 아람코는 2019년 현대오일뱅크에 1조30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이기도 하다.
5일(현지시간) 오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MSPO 2023에서 두다 폴란드 대통령을 만났다. (사진=한화)
■ 한화 김동관 부회장, 폴란드 대통령 만나…천무·K9 이어 잠수함 수주 도전
정 회장의 절친으로 알려진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폴란드에서 방산 산업 확대에 나섰다. 김 부회장은 폴란드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 현장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을 만나 육·해·공 분야 첨단 무기 체계를 선보였다.
MSPO는 유럽에서 손꼽히는 방산 전시회다. 한국은 이번 전시회에 주도국 자격으로 참가했고, 구 중심에 한화가 있었다. 두다 대통령은 한국 전시관을 일일이 방문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 부스를 방문한 두다 대통령과 만나 폴란드 잠수함 사업에 참여한 3000t급 잠수함 모형에 대해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 ‘장보고-III 배치(Batch)-II’의 잠항 능력과 다목적 수직 발사관 등의 기술력을 강조했다고 한화는 전했다.
또한 김 부회장과 두다 대통령은 한화와 폴란드 방산업체 간 합작 기술 지원 방안과 현지 조선소 활용 등 협력 체계 구축 등을 논의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의 육해공 방산 토탈 솔루션이 양국의 우호 증진과 기술 협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화 계열사들은 폴란드 정부와 대규모 무기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천무 발사대, 유도탄, 장사거리탄 등을 폴란드에 공급하는 내용의 1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5조원이다. 같은 해 8월엔 3조200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수출계약을 맺었다. 한화그룹은 폴란드 정부와 추가 계약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