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빠른 금리인상 후폭풍이 가시권에 들어섰다.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국내 4대 금융지주는 이자이익 확대로 큰 수익을 거뒀으나 3분기부터는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고금리 지속 및 부동산 시장 악화 영향으로 연체율이 증가하면서 자산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6월말 기준 4대 금융지주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4~0.9%로 1% 미만을 기록 중이다.
다만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말 대비 KB금융지주는 0.70%→0.86%, 신한금융지주는 0.51%→0.62%, 하나금융지주는 0.33%→0.42%, 우리금융지주는 0.31%→0.40% 등으로 모두 0.1%포인트 안팎으로 증가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6개월 만에 KB 7382억원, 신한 4137억원, 하나 3896억원, 우리 3148억원 각각 증가했다. 부실채권이 증가함에 따라 대손충당금도 같은 기간 6965억원, 3699억원, 4176억원, 2726억원 더 쌓아야 했다.
문제는 하반기 접어들어 부실채권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중동 정세 불안 등과 함께 고금리가 지속됨에 따라 정부 지원으로 이연돼 온 취약계층의 부실이 점차 가시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부정적 요인에 따라 올 3분기 성적은 KB금융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좋지 않을 것으로 시장에선 내다봤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영업이익은 KB 1조8980억원, 신한 1조6959억원, 하나 1조3082억원, 우리 1조1628억원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모두 조 단위 영업이익이긴 하지만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KB만 증가하고 나머지는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KB의 경우 타 금융그룹에 비해 저원가성 예금비중이 높아 순이자마진(NIM)이 큰 타격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른 금융그룹은 고금리 예적금의 만기 도래,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둔화, 희망퇴직 비용 반영 등으로 수익률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미국 국고채 금리가 5%를 돌파하는 등 시장금리가 요동을 치고 있어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 한계 차주의 잠재 부실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도드라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금융기관들로서는 연체율 증가에 맞춰 계속 충당금을 더 쌓을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실적 발표는 이 달 24일(KB), 26일(우리), 27일(신한, 하나)로 각각 예정돼 있다.
국내 4대은행 간판(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