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2018~2019년 여의도 자본시장 경영일선에 화려하게 등장했던 '82학번' 최고경영자(CEO)들의 퇴장이 하나씩 확정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환경을 정면으로 맞았던 CEO들이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면서 증권업계 세대교체가 더 확실해지는 분위기다. 1일 삼성증권은 신임 대표이사에 박종문 삼성생명 사장을 선임하며 정석훈 사장의 퇴진을 공식화했다. 연세대 82학번 출신인 정 사장은 연임 전례가 드문 삼성그룹에서 삼성증권을 6년간 이끌며 가장 오랜 기간 조직의 리더를 역임했다. 특히 브로커리지는 물론 IB부문에서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업계 내 삼성증권의 브랜드를 향상시키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증권은 올해 1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의 연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그룹의 인사폭이 확대되며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앞서 한국투자증권 역시 5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정일문 대표이사를 대신해 김성환 신임 사장을 내정하며 안정보단 변화에 방점을 둔 인사를 단행했다. 단국대 경영학과 82학번 출신한 정 대표는 동원증권 사원으로 입사해 CEO에 올랐다는 점에서도 내부적으로 큰 기대를 받았다. 취임 당시 "영업현장을 다니며 300만km를 다녔는데 더 열심히 뛰어 400만km를 채우겠다"던 정 사장은 뉴욕에 IB전담 법인을 세우는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지런히 뛰며 성장의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의 징계로 인한 변수도 있었다.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와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최근 금융위원회의 라임 옵티머스 펀드 관련 중징계를 확정하면서 사실상 연임이 불가능해진 케이스다. 뿐만 아니라 향후 수년간 금융권 취업까지 제한돼 개인적으로도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금융권의 견고한 '유리천장'을 깨고 국내 증권사 첫 여성 CEO로 선임된 인물이다. 자산관리(WM) 부문에서 특화된 경쟁력을 보유한 박 대표는 올해 KB금융지주 회장 후보군에 오르며 '포스크 윤종규' 경쟁에 뛰어들기도 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정통 'IB맨'으로서 NH투자증권의 성장에 상당한 공을 기여했다는 게 안팎의 공통된 평가다. 특히 비교 불가 추진력으로 여의도 파크원사업을 추진부터 완성까지 총괄하면서 IB 사업의 새로운 의미를 입증하고 업계 최대 규모의 수익을 거뒀다. 박 대표와 정 대표는 모두 서울대 경영학과 82학번으로 학창 시절부터 오랜 인연을 쌓아온 동기이기도 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시국을 전후로 한 다양한 매크로 및 금융시장의 변화가 이들 CEO에게는 기회도, 위기도 안겼다"며 "업황 둔화와 신성장 동력 마련이라는 두가지 과제 앞에서 경영진의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증권사들의 공통된 판단에 따른 변화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여의도 주름잡던 82학번 CEO들의 ‘쓸쓸한 퇴장’

한투증권 등 이어 삼성증권도 변화...KB, NH증권도 교체 유력

박민선 기자 승인 2023.12.01 12:13 의견 0
(사진=연합뉴스)

2018~2019년 여의도 자본시장 경영일선에 화려하게 등장했던 '82학번' 최고경영자(CEO)들의 퇴장이 하나씩 확정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환경을 정면으로 맞았던 CEO들이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면서 증권업계 세대교체가 더 확실해지는 분위기다.

1일 삼성증권은 신임 대표이사에 박종문 삼성생명 사장을 선임하며 정석훈 사장의 퇴진을 공식화했다. 연세대 82학번 출신인 정 사장은 연임 전례가 드문 삼성그룹에서 삼성증권을 6년간 이끌며 가장 오랜 기간 조직의 리더를 역임했다.

특히 브로커리지는 물론 IB부문에서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업계 내 삼성증권의 브랜드를 향상시키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증권은 올해 1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의 연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그룹의 인사폭이 확대되며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앞서 한국투자증권 역시 5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정일문 대표이사를 대신해 김성환 신임 사장을 내정하며 안정보단 변화에 방점을 둔 인사를 단행했다. 단국대 경영학과 82학번 출신한 정 대표는 동원증권 사원으로 입사해 CEO에 올랐다는 점에서도 내부적으로 큰 기대를 받았다. 취임 당시 "영업현장을 다니며 300만km를 다녔는데 더 열심히 뛰어 400만km를 채우겠다"던 정 사장은 뉴욕에 IB전담 법인을 세우는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지런히 뛰며 성장의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의 징계로 인한 변수도 있었다.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와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최근 금융위원회의 라임 옵티머스 펀드 관련 중징계를 확정하면서 사실상 연임이 불가능해진 케이스다. 뿐만 아니라 향후 수년간 금융권 취업까지 제한돼 개인적으로도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금융권의 견고한 '유리천장'을 깨고 국내 증권사 첫 여성 CEO로 선임된 인물이다. 자산관리(WM) 부문에서 특화된 경쟁력을 보유한 박 대표는 올해 KB금융지주 회장 후보군에 오르며 '포스크 윤종규' 경쟁에 뛰어들기도 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정통 'IB맨'으로서 NH투자증권의 성장에 상당한 공을 기여했다는 게 안팎의 공통된 평가다. 특히 비교 불가 추진력으로 여의도 파크원사업을 추진부터 완성까지 총괄하면서 IB 사업의 새로운 의미를 입증하고 업계 최대 규모의 수익을 거뒀다. 박 대표와 정 대표는 모두 서울대 경영학과 82학번으로 학창 시절부터 오랜 인연을 쌓아온 동기이기도 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시국을 전후로 한 다양한 매크로 및 금융시장의 변화가 이들 CEO에게는 기회도, 위기도 안겼다"며 "업황 둔화와 신성장 동력 마련이라는 두가지 과제 앞에서 경영진의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증권사들의 공통된 판단에 따른 변화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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