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올해 아파트 분양가 상승률이 16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거래 절벽 속에 집값 상승세가 꺾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공사비 인상과 고금리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오히려 현재 분양가는 덜 올랐다고 진단했다. 8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12월 현재 올해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1801만원으로 전년 1521만원 대비 약 280만원 올랐다. 상승률 따지면 18.4%. 이는 자료 조회가 가능한 2000년 이래 2003년(19.9%), 2007년(23.3%)에 이은 역대 3번째 기록이자 16년만의 최고 기록이다. 전국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2188만원에서 올해 2083만원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분양가는 고공행진을 했다. 최근 거래 절벽과 함께 전국 평균에 이어 서울과 경기도까지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조정국면을 맞이했지만 분양가 흐름은 이와 무관한 셈이다. 전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첫째 주(지난 4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평균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1% 내렸다. 바로 직전 주에 전국 아파트 매매가가 5개월여 만에 하락 전환한데 이어 2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서울과 경기도도 각각 29주, 26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같은 집값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최근 청약 시장에 뛰어든 단지들의 분양가는 1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전용 면적 84㎡ 기준 평균 분양가는 12억원을 웃돈다. 지난 10월 동대문구 이문동에 분양한 '이문 아이파크 자이'는 84㎡가 14억 가량에 분양됐으며 'e편한세상 강동 프레스티지원'도 전용 84㎡는 13억원 안팎에 공급됐다. 집값과 분양가 흐름의 괴리감에 수요자들 입장에서는 불만이 나올 수 있는 지점이다. 그러나 건설사는 분양가를 낮추기에는 원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인상, 고금리에 따른 사업 비용 증가 등으로 분양가 인하가 어렵다는 목소리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금융비용이 늘고 인건비나 원자재값 다 올라서 공사비가 수십만 원이 아닌 백만원 단위로 올랐다"며 "한번 오른 원자잿값은 하락하더라도 하청업체가 대금을 낮추지 경우도 많아 공사비 조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국토교통부가 고강도 층간소음 대책 발표를 예고하면서 공사비 인상과 이에 따른 분양가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도 분양가가 공사비 인상 규모를 반영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마진률이 5%는 나와야 하는데 건설사들은 1% 이익률 혹은 홍보 효과를 고려해 상징적인 사업지에는 일부 손해를 보고 짓는 경우도 있다"면서 "건축비나 인건비가 오른 것에 비하면 분양가는 오히려 덜 올랐다. 최근 주요 단지에서는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걸 고려하면 소비자들도 현재 분양가에 대한 저항감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인근 단지 시세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경우는 소비자도 저항감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면서 "수요자들은 주변 단지 시세와 비교해 보면서 신중하게 청약 시장에 진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거래 절벽·집값 하락 전환에도…분양가는 고공행진 계속

아파트 분양가 상승률 16년 만의 최고치…집값 하락세와 무관
공사비 인상에 금융비용 증가로 건설사도 분양가 인하에는 타격 커
"건축비·인건비 상승 고려하면 분양가 오히려 덜 올라"

정지수 기자 승인 2023.12.08 10:20 의견 0
(사진=연합뉴스)

올해 아파트 분양가 상승률이 16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거래 절벽 속에 집값 상승세가 꺾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공사비 인상과 고금리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오히려 현재 분양가는 덜 올랐다고 진단했다.

8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12월 현재 올해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1801만원으로 전년 1521만원 대비 약 280만원 올랐다. 상승률 따지면 18.4%. 이는 자료 조회가 가능한 2000년 이래 2003년(19.9%), 2007년(23.3%)에 이은 역대 3번째 기록이자 16년만의 최고 기록이다.

전국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2188만원에서 올해 2083만원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분양가는 고공행진을 했다. 최근 거래 절벽과 함께 전국 평균에 이어 서울과 경기도까지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조정국면을 맞이했지만 분양가 흐름은 이와 무관한 셈이다.

전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첫째 주(지난 4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평균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1% 내렸다. 바로 직전 주에 전국 아파트 매매가가 5개월여 만에 하락 전환한데 이어 2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서울과 경기도도 각각 29주, 26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같은 집값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최근 청약 시장에 뛰어든 단지들의 분양가는 1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전용 면적 84㎡ 기준 평균 분양가는 12억원을 웃돈다. 지난 10월 동대문구 이문동에 분양한 '이문 아이파크 자이'는 84㎡가 14억 가량에 분양됐으며 'e편한세상 강동 프레스티지원'도 전용 84㎡는 13억원 안팎에 공급됐다.

집값과 분양가 흐름의 괴리감에 수요자들 입장에서는 불만이 나올 수 있는 지점이다. 그러나 건설사는 분양가를 낮추기에는 원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인상, 고금리에 따른 사업 비용 증가 등으로 분양가 인하가 어렵다는 목소리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금융비용이 늘고 인건비나 원자재값 다 올라서 공사비가 수십만 원이 아닌 백만원 단위로 올랐다"며 "한번 오른 원자잿값은 하락하더라도 하청업체가 대금을 낮추지 경우도 많아 공사비 조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국토교통부가 고강도 층간소음 대책 발표를 예고하면서 공사비 인상과 이에 따른 분양가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도 분양가가 공사비 인상 규모를 반영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마진률이 5%는 나와야 하는데 건설사들은 1% 이익률 혹은 홍보 효과를 고려해 상징적인 사업지에는 일부 손해를 보고 짓는 경우도 있다"면서 "건축비나 인건비가 오른 것에 비하면 분양가는 오히려 덜 올랐다. 최근 주요 단지에서는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걸 고려하면 소비자들도 현재 분양가에 대한 저항감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인근 단지 시세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경우는 소비자도 저항감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면서 "수요자들은 주변 단지 시세와 비교해 보면서 신중하게 청약 시장에 진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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