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대륙서점 상도동에는 예스러움이 물씬 나는 구역이 있다. 시장과 각종 가게들이 즐비한 신대방삼거리 역 근처에는 일명 ‘사람 사는 느낌’이 가득하고,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가는 느낌까지 샘솟게 한다. 물론 기자가 상도동에 거주하고 있어 더 애정이 가는 탓일 수도 있지만, 이 동네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도 이런 매력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따뜻한 동네다.  대륙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일우 대표도 이런 매력을 느껴 결혼 후 상도동에 정착했다. 1987년부터 운영되어 온 서점이 폐점 위기에 처했다는 소문을 우연히 듣고 2015년 인수받아 지금의 가게를 재오픈했다.  “원래 할아버지, 할머니 두 분이 이 가게를 운영했었는데 서점으로 이어갈 수 있는 사람들이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건너서 듣게 됐어요. 그때 아내랑 이 동네에 정착한지 1년 정도 됐을 때인데 다른 가게를 알아보다가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바로 '이거다'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그다음날 바로 찾아와서 이 가게를 인수하게 됐어요" 대륙서점은 겉과 속이 달라 보는 재미가 쏠쏠한 공간이다. 전통시장이 위치한 곳에 있는 만큼 1987년도에 세워진 간판은 그대로 유지하며 예스러움을 지키되, 문을 열고 들어가면 포근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사진제공=대륙서점 “이 동네에서 30년 가까이 있었던 서점이라 갑자기 화려하거나 모던하게 바꿀 수 없겠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싶어 간판이나 창은 그대로 놔두고 안에만 바꾸는 방법을 택했어요. 처음 이 공간을 구성하면서 고민했던 부분은 동네 사랑방 느낌이 나게 하고 싶어서 그 고민만 한 달 반 정도 했어요. 서점으로 운영하면서도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해야 하니까 처음에는 여백을 많이 줬는데 5년 동안 운영하면서 주민들이 원하는 거나 취향들이 점점 베어 들었어요” 특히 대륙서점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주제별로 책들을 분류한 뒤 그 옆에 짧게 설명을 덧붙인 노란색 포스트잇이 눈에 띈다. 책방지기의 세심함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또 책장을 채워 넣는 기준도 명확했다. 대형서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책보다 책방지기의 취향이 반영된 책으로 구성됐다. “작은 서점은 돈이 별로 없어서 책을 들여오는데 고민을 해요. 좋아하는 작가나 출판사의 책을 들여오는 방식이기 때문에 책방마다 주인의 성향이 다 드러나요. 우리는 자기 계발서만 빼고 최대한 다양한 분야의 책을 들여오려고 하는데 작가나 출판사 위주, 또 동네 주민 분들이나 회원 분들이 추천해 주는 책들로 서가를 꾸미고 있어요” 사진제공=대륙서점 대륙서점은 책을 구매한 뒤 차 한잔을 마시며 잠시 쉬다 갈 수 있는 공간도 존재한다. 커피와 차, 와인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여유의 시간을 제공하고, 인문학 강연 프로그램, 작가와의 만남 등의 문화 프로그램으로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으로도 변신한다. “아내와 제가 문화 활동을 좋아하는데 그런 활동을 할 수 있는 지역은 대부분 번화가에 있잖아요. 그래서 이런 동네에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일을 시작하게 됐고 그런 것들을 이 공간 안에 담았어요. 우리는 최대한 동네 주민 분들, 회원 분들과 소통하려고 SNS 등으로 문화 프로그램을 홍보하며 우리가 원하는 행사 위주로 진행하고 있어요”   이처럼 대륙서점이 상도동에서 문화교류의 장 역할을 하고 있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장소인 탓에 힘든 점도 존재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5년째 서점을 꾸려올 수 있었던 이유로 동네 주민들에게 공을 돌렸다. 사진제공=대륙서점 “서점을 운영하면서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이 공간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계셨어요. 또 ‘이 서점이 동네에 있어줘서 고맙다. 오래 있어줬으면 좋겠다’ 이런 따뜻한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됐어요. 그 덕분에 여기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대륙서점이 지향하는 방향도 마찬가지였다. 앞에서 강조했던 동네 사랑방의 역할을 계속 이어가고 싶은 바람이 컸다. “아내랑 저는 이곳이 동네 사랑방 같은 느낌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 해왔어요. 편하게 들어오셔서 따뜻한 느낌을 받아갈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공간의 맛] 상도동의 사랑방 ‘대륙서점’, 따뜻함이 공존하다

이채윤 기자 승인 2019.11.05 12:53 | 최종 수정 2019.11.19 16:03 의견 0
사진제공=대륙서점

상도동에는 예스러움이 물씬 나는 구역이 있다. 시장과 각종 가게들이 즐비한 신대방삼거리 역 근처에는 일명 ‘사람 사는 느낌’이 가득하고,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가는 느낌까지 샘솟게 한다. 물론 기자가 상도동에 거주하고 있어 더 애정이 가는 탓일 수도 있지만, 이 동네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도 이런 매력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따뜻한 동네다. 

대륙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일우 대표도 이런 매력을 느껴 결혼 후 상도동에 정착했다. 1987년부터 운영되어 온 서점이 폐점 위기에 처했다는 소문을 우연히 듣고 2015년 인수받아 지금의 가게를 재오픈했다. 

“원래 할아버지, 할머니 두 분이 이 가게를 운영했었는데 서점으로 이어갈 수 있는 사람들이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건너서 듣게 됐어요. 그때 아내랑 이 동네에 정착한지 1년 정도 됐을 때인데 다른 가게를 알아보다가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바로 '이거다'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그다음날 바로 찾아와서 이 가게를 인수하게 됐어요"

대륙서점은 겉과 속이 달라 보는 재미가 쏠쏠한 공간이다. 전통시장이 위치한 곳에 있는 만큼 1987년도에 세워진 간판은 그대로 유지하며 예스러움을 지키되, 문을 열고 들어가면 포근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사진제공=대륙서점

“이 동네에서 30년 가까이 있었던 서점이라 갑자기 화려하거나 모던하게 바꿀 수 없겠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싶어 간판이나 창은 그대로 놔두고 안에만 바꾸는 방법을 택했어요. 처음 이 공간을 구성하면서 고민했던 부분은 동네 사랑방 느낌이 나게 하고 싶어서 그 고민만 한 달 반 정도 했어요. 서점으로 운영하면서도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해야 하니까 처음에는 여백을 많이 줬는데 5년 동안 운영하면서 주민들이 원하는 거나 취향들이 점점 베어 들었어요”

특히 대륙서점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주제별로 책들을 분류한 뒤 그 옆에 짧게 설명을 덧붙인 노란색 포스트잇이 눈에 띈다. 책방지기의 세심함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또 책장을 채워 넣는 기준도 명확했다. 대형서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책보다 책방지기의 취향이 반영된 책으로 구성됐다.

“작은 서점은 돈이 별로 없어서 책을 들여오는데 고민을 해요. 좋아하는 작가나 출판사의 책을 들여오는 방식이기 때문에 책방마다 주인의 성향이 다 드러나요. 우리는 자기 계발서만 빼고 최대한 다양한 분야의 책을 들여오려고 하는데 작가나 출판사 위주, 또 동네 주민 분들이나 회원 분들이 추천해 주는 책들로 서가를 꾸미고 있어요”

사진제공=대륙서점

대륙서점은 책을 구매한 뒤 차 한잔을 마시며 잠시 쉬다 갈 수 있는 공간도 존재한다. 커피와 차, 와인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여유의 시간을 제공하고, 인문학 강연 프로그램, 작가와의 만남 등의 문화 프로그램으로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으로도 변신한다.

“아내와 제가 문화 활동을 좋아하는데 그런 활동을 할 수 있는 지역은 대부분 번화가에 있잖아요. 그래서 이런 동네에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일을 시작하게 됐고 그런 것들을 이 공간 안에 담았어요. 우리는 최대한 동네 주민 분들, 회원 분들과 소통하려고 SNS 등으로 문화 프로그램을 홍보하며 우리가 원하는 행사 위주로 진행하고 있어요”  

이처럼 대륙서점이 상도동에서 문화교류의 장 역할을 하고 있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장소인 탓에 힘든 점도 존재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5년째 서점을 꾸려올 수 있었던 이유로 동네 주민들에게 공을 돌렸다.

사진제공=대륙서점

“서점을 운영하면서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이 공간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계셨어요. 또 ‘이 서점이 동네에 있어줘서 고맙다. 오래 있어줬으면 좋겠다’ 이런 따뜻한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됐어요. 그 덕분에 여기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대륙서점이 지향하는 방향도 마찬가지였다. 앞에서 강조했던 동네 사랑방의 역할을 계속 이어가고 싶은 바람이 컸다.

“아내랑 저는 이곳이 동네 사랑방 같은 느낌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 해왔어요. 편하게 들어오셔서 따뜻한 느낌을 받아갈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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