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끝)이 4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연구개발(R&D)센터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사장(가운데)으로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웨이퍼와 패키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SK그룹)
SK하이닉스가 “HBM3E(5세대)를 올해 상반기 고객사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인공지능(AI) 응용처가 확대되면서 HBM 수요가 연평균 6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HBM3E를 본격 공급하고 응용처를 다양하게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2023년 4분기 및 연간 실적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4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상회하고 1년만에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실적 증가를 이끈 HBM3E를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공급한다고 계획이다.
HBM3E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연초부터 SK하이닉스를 방문해 직접 챙겼던 제품으로 AI 응용처에 활용될 메모리 반도체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은 속도 발열 파워 등 제품 특성 뿐 아니라 고객과 긴밀한 협력 통한 적기 공급 능력 등이 복합적으로 요구되는 난이도 높은 시장”이라며 “SK하이닉스는 지난 10년간 축적된 제품 개발과 양산 경험을 통해 고객 피드백을 꾸준히 HBM 사업 전반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단순히 제품 개별 특성 개선에 국한된 것이 아닌 포괄적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업계 선두 주자가 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수요가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HBM3E는 양산 준비가 순조롭게 되고 있어 상반기 중에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AI 시장의 리딩 플레이어뿐 아니라 AI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AI 칩셋 업체를 포함한 잠재 고객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HBM은 높은 기술력과 많은 캐파(설비투자)가 요구되고 가격 경쟁력이 있다. 또한 이 제품은 대표적인 AI향 제품으로 일반 D램과 달리 TSV(실리콘관통전극) 공정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는 여러 칩을 적층해서 패키징을 해야 하는 등 완제품 생산까지 과정이 복잡하고 정교함이 필요하다.
SK하이닉스는 “HBM의 경우 일반 D램 제품 대비 동일 생산량 양산을 위한 캐파가 최소 2배 이상 늘어난다”면서 “수요 가시성 확보 아래 지난해보다 올해 TSV 캐파를 약 2배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추가 투자에 대해선 “중장기 수요와 시장 환경, 서플라이체인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BM은 완제품 생산 후에도 GPU와 결합하는 패키징 단계가 필요하다. 이에 고객과 메모리 업체 간의 협업뿐 아니라 후공정 업체와 협업도 필요하다. 원활한 수요 충족을 위해서 서플라이 체인 간 병목이 없어야 하는 이유다. 또한 HBM에 투입되는 높은 비용과 제조 시간 등을 고려해 시의적절한 수요 대응을 위한 고객과 사전 협의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