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신생 게임 전문 스트리밍 방송 플랫폼 '치지직(CHZZK)'. (자료=네이버)
트위치의 국내 서비스 종료 이후 스트리머들의 둥지 옮기기가 마무리되는 수순이다. 플랫폼 방송 흥행 성패는 인기 방송인들에게 달린 만큼 주요 스트리머들의 움직임에 많은 관심이 모인 상황이다.
게임 전문 인터넷 방송 플랫폼 네이버 '치지직'은 신생 플랫폼이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트위치 주요 스트리머를 대거 흡수하는데 성공했다. 아프리카TV도 트위치 구독자 수 1위이자 100만명이 넘는 유튜브 구독자를 거느린 '우왁굳' 영입에 성공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 구독자 112만명, 트위치 팔로워 92.5만명을 가진 괴물쥐가 전날 공식 카페를 통해 "다음 플랫폼은 치지직으로 결정됐다"면서 "구독은 치지직으로 이관될 예정이고 밴 리스트는 연동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괴물쥐는 같은 날 트위치 방송을 통해서 "제의를 준 아프리카와 치지직 둘 다 감사하다"면서 "처음에는 의견이 갈렸던 게 내가 아프리카(TV)를 가자고 했고 랄로가 치지직 강경파였다"면서 스트리머 랄로와 함께 치지직으로 이적하게 됐음을 시사했다.
괴물쥐는 트위치 개인 방송인 중 우왁굳 다음으로 가장 많은 팔로워 수를 거느린 방송인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주력으로 하면서 다양한 게임 방송을 진행한다.
유튜브 구독자 120만명, 트위치 팔로워 수 68만명을 보유한 랄로는 방송을 통해 "치지직과 아프리카 TV 모두 좋은 플랫폼"이라면서 "일단은 트위치 국내 서비스 종료까지 트위치에서 하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네이버 치지직은 이로써 괴물쥐와 랄로, 릴카 등 100만명이 넘는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스트리머를 다수 보유하게 됐다. 이외에도 트위치 팔로워 70만명이 넘는 강지를 비롯해 ▲서새봄냥(트위치 팔로워 68.1만명) ▲탬탬버린(66.6만명) ▲한동숙(65.7만명) ▲풍월량(61.8만명) 등의 대형 스트리머가 합류하며 외형을 갖췄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치지직' 출시 이전 보고서를 통해 "치지직이 국내 트위치 스트리머를 영입하고 유저 트래픽을 성공적으로 확보한다면 치지직의 사업가치는 1조원을 넘어선다고 판단한다"면서 "네이버 커뮤니티 서비스 연계와 광고 커머스 등 본업 실적으로 확장성을 기대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신생 인터넷 방송 플랫폼 '치지직'을 베타 서비스로 선보인 뒤 꾸준히 트위치 스트리머 확보에 주력했다. 이와 함께 고퀄리티의 e스포츠 콘텐츠 제공을 위해 농심 레드포스와 협업에 나서는 등 서비스 완성도 제고에 힘쓰고 있다.
네이버 측은 이르면 1분기 내에 정식 출시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며 게임 특화 스트리밍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의 치지직 초반 서비스는 순항하는 모양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마케팅클라우드가 지난 23일 발표한 ‘빅테크 플랫폼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치지직은 지난해 12월 기준 약 95만명 사용자를 경쟁앱으로부터 유입했다. 총 유입자 수 95만명 가운데 트위치 이용자는 74만명, 아프리카TV는 28만명 등으로 구성됐다.
리포트에서는 지난 1월 1~2주차 앱 일간 사용률 평균은 치지직과 트위치가 각각 31.4%, 18.9%를 기록했으며 아프리카TV가 14.7%로 나타났다.
아지에이웍스 측은 리포트를 통해 "치지직은 베타 오픈 후 유입 사용자의 77% 이상을 트위치에서 끌어왔다"며 "아프리카TV 2배 이상 수준의 일간 사용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기존 국내 인터넷 방송 플랫폼 강자인 아프리카TV도 기존 트위치 스트리머를 일부 흡수하면서 외연을 넓혔다. 최대 성과는 트위치 구독자 104만명, 유튜브 구독자 165만명을 보유한 우왁굳의 이적이다. 이와 함께 우왁굳이 기획한 인기 버튜버 그룹 '이세계 아이돌'과 유튜브 구독자 123만명을 보유한 악어도 아프리카TV에서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인기 스트리머 우정잉과 견자희 등이 아프리카TV로 합류한다. 관심을 모았던 침착맨은 치지직과 아프리카TV, 유튜브에서 모두 방송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