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과 교보생명의 보험계약 유지율이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동양생명과 한화생명은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계약 해지가 부쩍 늘어났다.
2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흥국생명과 교보생명의 13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각각 76.2%, 76.4%로 업계 최하위권 수준이다. 국내서 영업 중인 총자산 10조원 이상의 16개 생보사 중 15위와 14위.
교보생명과 흥국생명은 보험계약 2년 유지 비율인 25회차 유지율도 각각 46.8%(15위), 45.5%(16위)로 바닥권이다. 2022년에는 66.4%, 71.8%였지만 지난해 50%를 밑돌았다.
동양생명과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해 계약해지가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양생명과 한화생명의 13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각각 87.8%, 87.6%로, 16개 생보사 중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5회차 유지율은 동양생명과 한화생명 모두 59.2%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보험계약 후 1년 동안 계약을 잘 유지하다 2년째 해약하는 인원이 급증한 것이다.
이와는 달리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13회차 유지율과 25회차 유지율이 각각 85.4%, 65.5%로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총자산 기준 업계 4~6위인 신한라이프, 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 역시 80%대의 13회차 유지율, 60%대의 15회차 유지율을 기록하며 무난한 수준을 보여줬다.
보험계약 유지율은 유지계약액에서 신계약액을 나눈 값으로, 계약 유지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해 보험을 유지 못한 계약자가 전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16개 생보사의 연도별 보험계약 유지율 평균(단순 합산 기준)을 살펴보면 13회차의 경우 2021년 83.0%에서 2022년 84.3%로 소폭 개선됐다가 지난해에는 82.6%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25회차 유지율 역시 66.6%, 68.1%, 62.2%로 2023년이 2021년보다도 4.4%포인트 낮았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손보사와 달리 생보사는 저축성 보험 비중이 높아 고객들의 해지 부담이 적다"며 "지난해 금리가 낮은 저축성보험 가입자들이 금리상승기에 금리가 높은 상품으로 갈아타면서 유지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 측은 "작년엔 대형 생보사 전반적으로 보험계약 유지율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며 "통계 산출기준에 일부 변화가 있었고 고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요인도 작용한 것 같다"고 답했다.
자산 10조원 이상 16개 생보사 13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자료=금융정보통계시스템)
자산 10조원 이상 16개 생보사 25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자료=금융정보통계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