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임스·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 대표. (사진=롯데바이오로직스)

연말을 맞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인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기존 단독 대표 체제에서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눈에 띈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보다 유연히 대처하고 각 대표에 전문성을 살려 시너지 효과를 얻겠다는 구상이다.

1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그룹은 이사회를 열고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 대표에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부사장을 선임했다. 신유열 각자 대표는 박제임스 대표와 함께 그룹의 주요 신사업인 바이오사업을 공동 지휘하게 된다. 1986년생인 신 부사장은 2020년 일본 롯데 및 롯데홀딩스에 부장으로 입사해 그룹에 첫발을 들였다. 2022년 5월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에 상무보로 합류한데 이어 지난해 11월엔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한국 롯데에서의 첫 보직으로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맡게 된 바 있다.

올해의 인사는 단순 대표 선임일 뿐 기존과 역할이 달라지지는 않았다는 것이 롯데그룹측 설명이지만 업계에서는 롯데 그룹이 바이오를 그룹의 주요 신사업 중 하나로 여기고 있는 만큼 오너 3세를 전면에 내세워 바이오에 주력하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신영섭·함은경 JW중외제약 각자 대표. (사진=JW중외제약)

JW중외제약도 함은경 JW메디칼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신영섭·함은경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함 신임 대표는 1986년 입사 이후 개발팀장, 수액마케팅팀장 등을 거쳐 JW바이오사이언스·JW메디칼 대표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한 연구개발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JW중외제약의 이번 각자 대표 전환은 올해 R&D 역량을 강화하고 내년부터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석하고 있다. 현재 JW중외제약은 통풍 신약 ‘에파미뉴라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항암제 ‘JW2286’, 안질환 치료제 ‘JW1601’, 탈모 치료제 ‘JW0061’ 등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광동제약 역시 이사회 결의를 통해 박상영 경영총괄 사장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최성원 대표이사 회장과 함께 창립 이래 처음으로 2인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했다. 최성원 대표이사 회장은 전략·신사업·R&D 총괄 CEO로서 회사의 중장기 비전 수립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한다. 신사업 발굴 및 투자, 연구개발 전략 수립 등을 주도하며 광동제약의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박상영 대표이사 사장은 경영총괄 CEO로서 주요 사업본부와 지원조직을 총괄하며 조직운영 전반을 책임진다. 전사 경영활동의 실행력을 높이고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최성원·박상영 광동제약 각자 대표. (사진=광동제약)

업계는 이 같은 각자대표 체제 전환은 각 전문 영역에서 독립적인 의사결정과 책임경영을 수행함으로써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급변하는 산업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또한 전문성과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 각각 경영, 생산, 연구개발, 글로벌 진출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조직의 소통도 향상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고도화 되면서 단순 성장보다는 효율적 경영이 중요해지고 있어 각자 대표의 협력형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향후 각자 대표 체제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