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우리은행에 또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올해를 ‘도약의 원년’으로 삼았지만 돌발 악재에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일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1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와 관련, 정확한 경위와 책임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오는 12일부터 현장검사에 들어간다. 우리은행 경남 김해의 한 지점에서 근무한 직원 A씨는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대출 신청서와 입금 서류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고객의 돈을 약 100억원 횡령했다. 횡령한 돈은 해외 선물 등에 투자됐다가 60억원 가량 손실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본점 모니터링 결과 해당 지점 여신에 이상 징후가 포착돼 자체 조사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압박감을 느낀 A씨가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강화된 내부통제 시스템 덕분에 자체적으로 사고를 찾아낼 수 있었다”며 “우선은 정확한 사고 경위 파악과 신속한 횡령금 회수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스스로, 빨리 사고를 발견한 것에 위안을 삼고는 있지만 2022년에 이어 불과 2년 만에 거액의 횡령 사고가 다시 터지면서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당시 본점 직원의 700억원대 횡령 사고는 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준 바 있다. 횡령 금액도 컸지만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무려 8년 동안 횡령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내부통제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우리금융은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새로운 회장으로 영입하면서 분위기 쇄신에 나섰고, IT 거버넌스 개편, 내부통제 강화 등 개혁 작업에 착수했다. 임 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2023년을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한 한 해로 규정하고 2024년의 경우 온전히 실력을 발휘해 명확한 성과를 보여주자고 독려했다. 경영목표는 ‘선도 금융그룹 도약’을 제시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한 발 더 나아가 “선택과 집중의 영업전략을 통해 올해 시중은행 중 당기순이익 1위를 달성하겠다”고 대내외 선포했다. 조 행장은 “올해는 우리가 준비한 영업 동력을 바탕으로 확실한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며 “1등 은행을 경험해 본 저력과 자부심을 발휘해 정말 놀라운, 가슴이 뛰는 우리의 해를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우리금융의 도발적 도전 분위기는 ‘홍콩 ELS 사태’를 계기로 상승 흐름을 탔다. 국민, 신한, 하나 등 1~3위 은행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은 반면, 우리은행은 피해가 적어 당기순익 1등 달성이 1분기에 현실화 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4월 말 실제 뚜껑을 열어본 결과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국민·신한·하나금융이 견고한 이익창출 능력을 보여준 반면, 우리금융.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부동산대출 쪽에서 거액 연체가 발생하면서 타격을 받았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우리금융의 기세가 한 풀 꺾인 상태에서 금융사고까지 터졌다”며 “홍콩ELS 변수가 사라지고 경쟁 은행들의 실력이 워낙 좋아 현재로서는 우리은행의 당기순익 1등 목표는 현실성이 많이 낮아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리은행 조병규 은행장이 2024 경영전략회의에서 임직원들에게 “1등은행을 경험해본 저력과 자부심을 발휘해 정말 놀라운, 가슴이 뛰는 우리의 해를 만들어 가자”라고 당부하고 있다.(자료=우리은행)

"안 풀리네"...'도약 원년' 우리금융 잇단 악재 발목

1분기 실적 1등 기대됐으나 거액 연체에 발목
2분기에는 100억대 '횡령사고'로 뒤숭숭
"우리은행 당기순익 1등 목표 멀어진듯"

최중혁 기자 승인 2024.06.11 15:36 의견 0

우리금융그룹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우리은행에 또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올해를 ‘도약의 원년’으로 삼았지만 돌발 악재에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일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1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와 관련, 정확한 경위와 책임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오는 12일부터 현장검사에 들어간다.

우리은행 경남 김해의 한 지점에서 근무한 직원 A씨는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대출 신청서와 입금 서류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고객의 돈을 약 100억원 횡령했다. 횡령한 돈은 해외 선물 등에 투자됐다가 60억원 가량 손실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본점 모니터링 결과 해당 지점 여신에 이상 징후가 포착돼 자체 조사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압박감을 느낀 A씨가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강화된 내부통제 시스템 덕분에 자체적으로 사고를 찾아낼 수 있었다”며 “우선은 정확한 사고 경위 파악과 신속한 횡령금 회수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스스로, 빨리 사고를 발견한 것에 위안을 삼고는 있지만 2022년에 이어 불과 2년 만에 거액의 횡령 사고가 다시 터지면서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당시 본점 직원의 700억원대 횡령 사고는 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준 바 있다. 횡령 금액도 컸지만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무려 8년 동안 횡령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내부통제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우리금융은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새로운 회장으로 영입하면서 분위기 쇄신에 나섰고, IT 거버넌스 개편, 내부통제 강화 등 개혁 작업에 착수했다. 임 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2023년을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한 한 해로 규정하고 2024년의 경우 온전히 실력을 발휘해 명확한 성과를 보여주자고 독려했다. 경영목표는 ‘선도 금융그룹 도약’을 제시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한 발 더 나아가 “선택과 집중의 영업전략을 통해 올해 시중은행 중 당기순이익 1위를 달성하겠다”고 대내외 선포했다. 조 행장은 “올해는 우리가 준비한 영업 동력을 바탕으로 확실한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며 “1등 은행을 경험해 본 저력과 자부심을 발휘해 정말 놀라운, 가슴이 뛰는 우리의 해를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우리금융의 도발적 도전 분위기는 ‘홍콩 ELS 사태’를 계기로 상승 흐름을 탔다. 국민, 신한, 하나 등 1~3위 은행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은 반면, 우리은행은 피해가 적어 당기순익 1등 달성이 1분기에 현실화 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4월 말 실제 뚜껑을 열어본 결과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국민·신한·하나금융이 견고한 이익창출 능력을 보여준 반면, 우리금융.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부동산대출 쪽에서 거액 연체가 발생하면서 타격을 받았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우리금융의 기세가 한 풀 꺾인 상태에서 금융사고까지 터졌다”며 “홍콩ELS 변수가 사라지고 경쟁 은행들의 실력이 워낙 좋아 현재로서는 우리은행의 당기순익 1등 목표는 현실성이 많이 낮아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리은행 조병규 은행장이 2024 경영전략회의에서 임직원들에게 “1등은행을 경험해본 저력과 자부심을 발휘해 정말 놀라운, 가슴이 뛰는 우리의 해를 만들어 가자”라고 당부하고 있다.(자료=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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