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E&A 사옥 전경. (자료=삼성E&A) 12조 6000억원. 삼성E&A가 올해 수주 목표로 제시한 금액이다. 지난 2012년 기록한 13조564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수주액에 버금가는 수치다. 지난 4월 이미 사우디에서 8조원 '잭팟'을 터트리면서 목표치를 초과한 수주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풍부한 곳간에도 불구하고 수주에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2010년대 해외 저가 수주의 트라우마를 완전히 떨쳐내고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나는 모양새다. 삼성 E&A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 일정이 연기된 프로젝트도 있고 전체적인 성장세를 감안해 수주 가이던스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조 단위 손실을 냈던 암흑기에서 삼성E&A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몸부림으로 '굳은살'이 배겼다. 이후 조 단위 손실을 조 단위 흑자로 전환하는 등 역대급으로 이뤄낸 실적. 이제 간판을 바꾸고 미래를 그려나갈 신사업 투자 여력까지 갖췄다. 업력에 새긴 굳은살은 어떻게 경쟁력이 됐을까. ■ 중동에서의 무리한 수주 경쟁…대규모 손실 '부메랑' 시계를 되돌려 보자. 삼성E&A가 삼성엔지니어링이었던 시절에도 본업은 같았다. 화공 플랜트 산업과 인프라로 대표되는 비화공 플랜트, 양 축의 수주 물량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삼성E&A의 폭발적인 성장기는 중동 붐이 일었던 2009년부터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08년 6조원 가량의 수주액을 올렸으나 이듬해 수주 실적이 10조원을 넘어섰다. 중동에서 대규모 플랜트 사업 수주를 통해 곳간을 두둑히 채운 것이다. 이후 2012년도까지 4년 간 삼성E&A가 기록한 연 평균 수주 실적은 11조원 가량이다. 특히 2012년에는 13조564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면서 회사 최대 수주 실적을 썼다. 유가 급등 시기에 맞춰 발주 물량이 쏟아지자 경쟁적으로 일감을 따낸 것이다. 삼성E&A는 중동에서의 수주 물량을 바탕으로 2012년에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의 벽을 넘어섰다. 그해 매출액은 11조4402억원이었으며 영업이익은 732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0%, 16.9% 성장했다. 기회의 땅에서 축배를 터트렸던 삼성E&A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설계나 시스템, 기술적인 측면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가격 경쟁력을 부각시킨 결과 단순도급형 사업 수주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유가와 원가율 등 시장 변동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로인해 7323억원이라는 역대급 수익성을 낸지 1년만에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삼성E&A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바로 다음해에 161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경영 정상화는 쉽지 않았다. 2015년에는 해외 저가 수주 여파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다. 수주 활동도 여의치 않았다. 한때 연평균 11조원에 육박했던 수주 실적은 2013년에 6조2878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그해부터 2016년까지 4년간 거둔 연평균 수주실적은 5조7255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삼성E&A가 지난 4월 2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Aramco)와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1번, 4번(Fadhili Gas Increment Program Package 1&4)’에 대한 서명식을 진행한 가운데 서명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E&A 남궁 홍 사장(왼쪽 두 번째), 아람코 와일 알 자파리 부사장(오른쪽 세 번째), 야흐야 아부샬 부사장(오른쪽 두 번째). (자료=삼성E&A) ■ 꼬인 실타래 풀어낸 수주 전략 변화…조 단위 손실을 조 단위 흑자로 삼성E&A는 차근차근 꼬인 실타래를 풀어나갔다. 수주 전략도 가격 경쟁력이 아닌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FEED to EPC(설계·조달·시공) 전략을 내세웠다. 단순 도급이 아닌 설계와 견적에도 참여하면서 사업 초기 단계에서부터 리스크 감지에 나섰다. 그 결과 삼성E&A는 2017년 신규수주가 전년 대비 70.8% 늘어난 8조5333억원을 기록했다. 그해 영업이익은 469억원에 그치면서 여전히 전반적인 경영 실적이 좋지 못했으나 본격적인 부활의 날개짓을 펼쳤다. 손실이 발생했던 중동 사업장도 대부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와 더불어 그룹사가 발주한 프로젝트, 비화공 부문의 역량 제고 등을 통해 비화공 부문 매출을 늘렸다. 비화공 부문의 성장을 바탕으로 삼성E&A의 실적 개선은 2018년에 본격화 됐다. 2016년부터 매출 비중에서 화공부문을 역전한 비화공부문은 2018년에 3조3150억원의 매출을 거뒀고 매출이익률은 12.5%로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그해 화공부문 매출이익률도 6.1%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하면서 암흑기 탈출을 알렸다. 한번 개선된 삼성E&A의 실적은 무서운 기세로 성장을 거듭했다. 2022년에는 10조2336억원의 수주고를 쌓으면서 10년만에 다시 10조원대 수주에 성공했다. 이듬해 매출은 10조624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9931억원으로 목표로 한 765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전략의 변화 외에도 우직하게 플랜트라는 한 우물만을 판 것도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 대다수의 국내 건설사들이 저가 수주 여파를 떨쳐내기 위해 국내 주택사업으로 눈길을 돌리자 자연스럽게 경쟁자가 줄었다. 이에 삼성E&A가 무리한 수주를 지양하고 프로젝트 전반에 대해 좀 더 꼼꼼히 살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게 업계 평가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당시에는 일단 수주하고 보자는 생각들이었다. 여기서 수주를 하지 않으면 뒤쳐질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고 정부에서의 해외 수주 기대감도 높았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당연히 신중해야 했던 일이다. 지금 시점에서 무리하게 주택 사업을 수주했다가 탈이 나는 상황과 유사하다. 다만 해외 수주는 이미 한번 데였던 만큼 교훈을 얻었다. 대외 변수를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두번의 실패는 없도록 꼼꼼하게 사업성을 검토하고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는데 힘쓰고들 있다" 삼성E&A CI. (자료=삼성E&A) ■ 저가 수주 후폭풍 속에서 얻은 교훈, 그리고 신사업 삼성E&A가 과거 저가 수주의 후폭풍 속에서 얻은 교훈은 기존 주력 사업의 전략 변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래 먹거리 발굴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에 따른 투자까지로 이어졌다. 삼성E&A는 2021년 이후 수소·CCUS(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을 포함한 그린 솔루션 로드맵을 본격화했다. 2022년에는 그린솔루션과 환경인프라 등 신사업에 78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그린솔루션 제공자(Green Solution Provider)'의 기치를 내걸었다. 최성안 전 대표이사 사장 체제에서 수립한 관련 계획은 지난해 새 대표로 취임한 남궁홍 사장이 계승해 발전 중이다. 남궁 사장은 올해 미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미래기술 확보 차원에서 3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에너지 전환 신사업에 2000억원을 투자하고 EPC 수행 혁신에 1300억원, IT 인프라에 400억원의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투자금액은 전년 대비 452.2% 증가한 규모다. 우선 에너지 전환사업 분야의 원천기술에 투자한다. 이를 통해 '라이선스'로까지 업역을 확장하고 수소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다. 화공 기술과 연계해 발주가 가시화된 탄소포집(Carbon Capture) 물량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먹거리 다양화에도 나선다. 시장에서는 삼성E&A의 신사업 진출에 따른 성과 기대감도 나온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E&A는 올해 인도네시아 TPPI 등 다수의 화공 프로젝트 수주 성과가 예상된다"면서 "블루/그린수소, 탄소포집 등 에너진 전환 신사업 성과의 점직적으로 가시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 E&A는 성장 궤도에 재진입한 이후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에너지 전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올해 초에는 신사업·에너지(E) 사업 확장 의지와 업계를 '선도(AHEAD)'한 역사를 사명에 새겼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새 이름인 삼성E&A는 그렇게 탄생했다. '앞선 기술로 더 나은 미래를 구현하는 엔지니어링 회사'가 되겠다는 비전 달성을 목표로 한다. 남궁 대표의 각오도 상당하다. 그는 올해 초 정기주주 총회 인사말을 통해 "새로운 사명과 함께 혁신을 더욱 단단히 하고 에너지 전환 시대의 변화를 선도해 미래 준비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침 속에서도 유연한 전략 수정으로 인고의 세월을 견딘 삼성E&A. 더욱 치열해지는 미래 먹거리 경쟁에서 그들이 던진 승부수에 관심이 모이는 시점이다.

삼성E&A, '굳은살'로 다시 맞은 수주 10조 시대 [뷰파인더]

저가 수주 후폭풍 이겨낸 'Feed to EPC' 전략 변화
신사업 확장 필요성 일찍이 느껴…에너지 전환 시대 대비 본격화

정지수 기자 승인 2024.06.11 16:54 | 최종 수정 2024.06.13 15:40 의견 0
삼성E&A 사옥 전경. (자료=삼성E&A)

12조 6000억원. 삼성E&A가 올해 수주 목표로 제시한 금액이다. 지난 2012년 기록한 13조564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수주액에 버금가는 수치다. 지난 4월 이미 사우디에서 8조원 '잭팟'을 터트리면서 목표치를 초과한 수주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풍부한 곳간에도 불구하고 수주에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2010년대 해외 저가 수주의 트라우마를 완전히 떨쳐내고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나는 모양새다.

삼성 E&A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 일정이 연기된 프로젝트도 있고 전체적인 성장세를 감안해 수주 가이던스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조 단위 손실을 냈던 암흑기에서 삼성E&A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몸부림으로 '굳은살'이 배겼다. 이후 조 단위 손실을 조 단위 흑자로 전환하는 등 역대급으로 이뤄낸 실적. 이제 간판을 바꾸고 미래를 그려나갈 신사업 투자 여력까지 갖췄다. 업력에 새긴 굳은살은 어떻게 경쟁력이 됐을까.

■ 중동에서의 무리한 수주 경쟁…대규모 손실 '부메랑'

시계를 되돌려 보자. 삼성E&A가 삼성엔지니어링이었던 시절에도 본업은 같았다. 화공 플랜트 산업과 인프라로 대표되는 비화공 플랜트, 양 축의 수주 물량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삼성E&A의 폭발적인 성장기는 중동 붐이 일었던 2009년부터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08년 6조원 가량의 수주액을 올렸으나 이듬해 수주 실적이 10조원을 넘어섰다. 중동에서 대규모 플랜트 사업 수주를 통해 곳간을 두둑히 채운 것이다.

이후 2012년도까지 4년 간 삼성E&A가 기록한 연 평균 수주 실적은 11조원 가량이다. 특히 2012년에는 13조564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면서 회사 최대 수주 실적을 썼다. 유가 급등 시기에 맞춰 발주 물량이 쏟아지자 경쟁적으로 일감을 따낸 것이다.

삼성E&A는 중동에서의 수주 물량을 바탕으로 2012년에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의 벽을 넘어섰다. 그해 매출액은 11조4402억원이었으며 영업이익은 732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0%, 16.9% 성장했다.

기회의 땅에서 축배를 터트렸던 삼성E&A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설계나 시스템, 기술적인 측면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가격 경쟁력을 부각시킨 결과 단순도급형 사업 수주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유가와 원가율 등 시장 변동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로인해 7323억원이라는 역대급 수익성을 낸지 1년만에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삼성E&A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바로 다음해에 161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경영 정상화는 쉽지 않았다. 2015년에는 해외 저가 수주 여파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다.

수주 활동도 여의치 않았다. 한때 연평균 11조원에 육박했던 수주 실적은 2013년에 6조2878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그해부터 2016년까지 4년간 거둔 연평균 수주실적은 5조7255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삼성E&A가 지난 4월 2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Aramco)와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1번, 4번(Fadhili Gas Increment Program Package 1&4)’에 대한 서명식을 진행한 가운데 서명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E&A 남궁 홍 사장(왼쪽 두 번째), 아람코 와일 알 자파리 부사장(오른쪽 세 번째), 야흐야 아부샬 부사장(오른쪽 두 번째). (자료=삼성E&A)

■ 꼬인 실타래 풀어낸 수주 전략 변화…조 단위 손실을 조 단위 흑자로

삼성E&A는 차근차근 꼬인 실타래를 풀어나갔다. 수주 전략도 가격 경쟁력이 아닌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FEED to EPC(설계·조달·시공) 전략을 내세웠다. 단순 도급이 아닌 설계와 견적에도 참여하면서 사업 초기 단계에서부터 리스크 감지에 나섰다.

그 결과 삼성E&A는 2017년 신규수주가 전년 대비 70.8% 늘어난 8조5333억원을 기록했다. 그해 영업이익은 469억원에 그치면서 여전히 전반적인 경영 실적이 좋지 못했으나 본격적인 부활의 날개짓을 펼쳤다. 손실이 발생했던 중동 사업장도 대부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와 더불어 그룹사가 발주한 프로젝트, 비화공 부문의 역량 제고 등을 통해 비화공 부문 매출을 늘렸다.

비화공 부문의 성장을 바탕으로 삼성E&A의 실적 개선은 2018년에 본격화 됐다. 2016년부터 매출 비중에서 화공부문을 역전한 비화공부문은 2018년에 3조3150억원의 매출을 거뒀고 매출이익률은 12.5%로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그해 화공부문 매출이익률도 6.1%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하면서 암흑기 탈출을 알렸다.

한번 개선된 삼성E&A의 실적은 무서운 기세로 성장을 거듭했다. 2022년에는 10조2336억원의 수주고를 쌓으면서 10년만에 다시 10조원대 수주에 성공했다. 이듬해 매출은 10조624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9931억원으로 목표로 한 765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전략의 변화 외에도 우직하게 플랜트라는 한 우물만을 판 것도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 대다수의 국내 건설사들이 저가 수주 여파를 떨쳐내기 위해 국내 주택사업으로 눈길을 돌리자 자연스럽게 경쟁자가 줄었다. 이에 삼성E&A가 무리한 수주를 지양하고 프로젝트 전반에 대해 좀 더 꼼꼼히 살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게 업계 평가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당시에는 일단 수주하고 보자는 생각들이었다. 여기서 수주를 하지 않으면 뒤쳐질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고 정부에서의 해외 수주 기대감도 높았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당연히 신중해야 했던 일이다. 지금 시점에서 무리하게 주택 사업을 수주했다가 탈이 나는 상황과 유사하다. 다만 해외 수주는 이미 한번 데였던 만큼 교훈을 얻었다. 대외 변수를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두번의 실패는 없도록 꼼꼼하게 사업성을 검토하고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는데 힘쓰고들 있다"

삼성E&A CI. (자료=삼성E&A)

■ 저가 수주 후폭풍 속에서 얻은 교훈, 그리고 신사업

삼성E&A가 과거 저가 수주의 후폭풍 속에서 얻은 교훈은 기존 주력 사업의 전략 변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래 먹거리 발굴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에 따른 투자까지로 이어졌다.

삼성E&A는 2021년 이후 수소·CCUS(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을 포함한 그린 솔루션 로드맵을 본격화했다. 2022년에는 그린솔루션과 환경인프라 등 신사업에 78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그린솔루션 제공자(Green Solution Provider)'의 기치를 내걸었다. 최성안 전 대표이사 사장 체제에서 수립한 관련 계획은 지난해 새 대표로 취임한 남궁홍 사장이 계승해 발전 중이다.

남궁 사장은 올해 미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미래기술 확보 차원에서 3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에너지 전환 신사업에 2000억원을 투자하고 EPC 수행 혁신에 1300억원, IT 인프라에 400억원의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투자금액은 전년 대비 452.2% 증가한 규모다.

우선 에너지 전환사업 분야의 원천기술에 투자한다. 이를 통해 '라이선스'로까지 업역을 확장하고 수소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다. 화공 기술과 연계해 발주가 가시화된 탄소포집(Carbon Capture) 물량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먹거리 다양화에도 나선다.

시장에서는 삼성E&A의 신사업 진출에 따른 성과 기대감도 나온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E&A는 올해 인도네시아 TPPI 등 다수의 화공 프로젝트 수주 성과가 예상된다"면서 "블루/그린수소, 탄소포집 등 에너진 전환 신사업 성과의 점직적으로 가시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 E&A는 성장 궤도에 재진입한 이후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에너지 전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올해 초에는 신사업·에너지(E) 사업 확장 의지와 업계를 '선도(AHEAD)'한 역사를 사명에 새겼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새 이름인 삼성E&A는 그렇게 탄생했다. '앞선 기술로 더 나은 미래를 구현하는 엔지니어링 회사'가 되겠다는 비전 달성을 목표로 한다.

남궁 대표의 각오도 상당하다. 그는 올해 초 정기주주 총회 인사말을 통해 "새로운 사명과 함께 혁신을 더욱 단단히 하고 에너지 전환 시대의 변화를 선도해 미래 준비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침 속에서도 유연한 전략 수정으로 인고의 세월을 견딘 삼성E&A. 더욱 치열해지는 미래 먹거리 경쟁에서 그들이 던진 승부수에 관심이 모이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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