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 스틸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는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넓은 포용력이 빛나는 영화다. 그러나 헐거운 서사와 몰입을 방해하는 과한 음악 등 낮은 완성도가 메시지 전달을 방해한다.
21일 개봉하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는 벼랑 끝 위기에 놓인 위태로운 아이들과 실패와 실수를 반복해도 언제나 그들 편인 교사 민재, 그들이 전하는 따듯한 위로와 용기를 담은 영화다. 13년간 5000여 명의 거리의 아이들을 구해낸 미즈타니 오사무 선생의 실화 에세이를 원작으로 했다.
■ Strength(강점)
영화는 비행 청소년들의 현실을 사실적인 톤으로 그려내며 그들의 상처를 진심 어린 태도로 어루만지려 한다. 지근부터 용주, 현정, 수연까지, 함께 있을 때는 마냥 아이 같지만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점점 거칠어질 수밖에 없는 양가적인 모습을 가까운 거리에서 포착해낸다.
그들의 잘못된 행동을 조명하기보다는 그들을 둘러싼 환경, 특히 그들 주변에 있는 어른들을 함께 살펴보며 근본적인 원인을 파고든다는 점이 여느 청소년 영화와 다른 점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어떤 태도로 그들을 대해야할지, 대안까지 제시하는 선한 의도도 빛난다.
이 과정에서 선생님 민재(김재철 분)의 태도가 특히 돋보인다. 누군가를 돕겠다는 의도로 접근했다가 실패한 사례부터 스스로 문을 열 때까지 기다려주는 끈기 있는 어른으로 거듭나기까지, 성장하는 민재 선생님을 통해 손을 내미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차분하게 유도해낸다.
■ Weakness(약점)
청소년 문제를 담아내는 영화의 태도는 바람직했지만, 영화의 완성도가 헐거워 초반 의도가 오롯이 전달되지 못한다는 점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영화의 중요한 장면에서 깔리는 배경음의 존재감이 지나치게 강해 오히려 몰입을 깨뜨린다. 의도를 직접적으로 담은 가사까지 크게 들려 메시지를 강요받는 느낌을 자아낸다. 중요한 장면마다 등장하는 영화의 주제곡을 들을 때면, 마치 뮤직 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까지 불러일으킨다.
사진=영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 스틸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부터 홀로 아이를 키우며 일하느라 관심을 제대로 주지 못하는 어머니 등 어디서 본 듯한 설정이 이어져 비행 청소년들의 진짜 현실을 보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 못한다. 갈등을 만들기 위한 작위적인 에피소드도 진정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결국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는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에 매몰돼 영화 자체의 매끄러움은 고려하지 못한, 주객이 전도된 영화가 된 셈이다. 선한 의도만으로는 완성도까지 높일 수 없다는 좋지 못한 예시를 남겼다.
■ Opportunity(기회)
‘바람’을 연출한 이성한 감독의 7년 만 복귀작이다. 부산의 청소년들을 현실감 넘치게 담아내며 재기 발랄한 연출력을 보여준 이 감독의 ‘바람’은 개봉 당시 깜짝 흥행에 성공하며 마니아층을 만들어냈었다. 이 감독에 대한 마니아들의 신뢰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Threat(위협)
‘겨울왕국2’를 비롯해 ‘나를 찾아줘’ 등 경쟁작들이 쟁쟁하다. ‘겨울왕국2’는 개봉 전부터 예비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기대작이며, ‘나를 찾아줘’는 이영애의 14년 만 스크린 복귀작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입소문이 관건인 작은 규모의 영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에 대한 실 관람객들의 평가가 어떨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