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 일대 아파트와 고층빌딩 모습. (자료=연합뉴스)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에서는 부동산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으나 지방은 좀처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특히 대구에 이어 부산에서 미분양이 증가하고 건설사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14일 한국부동산원이 전날 발표한 6월 둘째 주(1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부산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1% 떨어졌다.
부산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 보합세를 보였으나 한 주만에 하락세로 바뀌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이 0.03% 상승하고 서울은 0.10% 급등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매매가격도 지난주 0.05%보다 0.03%p 떨어진 0.08%로 하락폭을 키웠다.
부산의 청약 시장도 얼어붙은 형국이다. 올해 부산에서 청약 접수에 나선 단지 14곳 중 청약 접수건수가 모집인원을 넘어선 단지는 ▲더샵 금정 위버시티 ▲e편한세상 금정 메종카운티 ▲일광 노르웨이숲 오션포레 ▲지음 시그너스인 동래 ▲양정 롯데캐슬 프론티엘 ▲e편한세상 범일 국제금융시티 등 6곳으로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분양 단지의 청약 성적이 저조하자 부산 지역에서의 미분양도 늘고 있다. 4월 기준 부산 미분양 물량은 4566가구로 전월 대비 41.7% 증가했다. 지방 미분양 주택(5만7342가구)의 약 8% 가량이 부산에서 나왔다.
부동산 침체 속에 건설업체도 휘청이고 있다. 지난달 지역 종합건설사인 남흥건설과 익수종합건설은 부도(금융결제원이 공시하는 당좌거래정지 건설업체)가 났다. 두 업체는 시공능력평가액이 700억원 이상의 중견건설사다.
부산 지역의 부동산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부산 지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3.8p 낮아진 76.9로 전망됐다.
수도권 외 지역은 도지역을 중심으로 전망이 호전됐으나 부산은 유일하게 전망이 악화됐다. 신규 사업 발주가 60% 이상 급감하고 미분양 주택 증가로 지역의 전반적인 시장 침체가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게 주산연의 분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부산에서 미분양 물량이 전체 지방 미분양 물량 중에 10%에 살짝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데 적은 양이라 보기 어렵다"면서 "전세나 매매 가격이 하락·조정에 들어가고 분양 시장에서 청약 수요도 좋지 못한 시장 분위기에서 지역 부동산 경기 회복이 단기간 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공급 속도를 봤을 때 대구와 지역 내 미분양이 급증하지는 않겠지만 기존에 쌓인 미분양 소진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