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재개발 정비사업 공사 현장. (자료=연합뉴스)
주택 시장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침체한 건설업은 하반기에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택시장의 회복이 지역에 따라 양극화 양상을 보이면서 전체적인 업황 개선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고금리·고물가의 장기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도 걸림돌이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의 6월 셋째주(17일 기준)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오르며 전주 대비 상승 전환했다.
전국 단위의 아파트 매매가격을 끌어올린 지역은 서울과 수도권이다. 서울 아파트 값은 지난주(0.10%)보다 0.15% 더 오르고 수도권도 0.07% 상승하면서 전주(0.05%) 대비 상승폭을 확대했다. 지방의 아파트 값은 0.05% 하락하면서 하락폭을 유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청약 시장에도 두드러진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올해 청약자 가운데 61.7%는 경쟁률 상위 10% 단지에 몰렸다. 반면 경쟁률이 1대1 미만인 단지 비중은 같은 기간 33.6%에서 42.5%로 확대했다.
이 같은 주택시장의 양극화으로 건설업황 부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하 건정연) 연구위원은 지난 20일 한국경제인협회(구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 에메랄드룸에서 열린 '2024년 하반기 경제산업전망세미나'에서 주택 시장의 수요부진으로 건설업황이 어려울 것으로 점쳤다.
이 연구위원은 "건설시장은 B2B와 B2C 특성을 모두 가지므로 생산측면의 자극을 통한 수요증진, 즉 인위적 반등은 현실적 한계가 있다"면서 "주택 시장의 수요부진이 지속되면서 자생적인 반등은 이미 발생했으나 전 고점가격을 회복한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 청약경쟁률 차이 등 지역별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이 연구위원은 주택시장의 부진과 함께 고금리와 고물가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위시한 건설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도 봤다.
그는 "시장여건변화에 따른 사업성 변동의 여파를 정부정책 등으로 상쇄하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하면서 "올해 건설수주의 감소폭은 전년 대비 마이너스(-) 8% 수준으로 예상되며 이는 작년의 수주급감을 감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위원은 해외건설수주의 호조세도 전체 업황으로 보면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해외건설수주는 메이저업체를 중심으로 호조이나 전체 업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 "공공부문을 필두로 꾸준한 엔지니어링 수주는 내년도 이후의 공사발주로 기대되나 역시 전체 업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또 부동산PF 이슈도 당분간 계속 업황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봤다. 이 연구위원은 "PF이슈는 시장환경변화에 따른 과도기적 사안이나 잠잠해질 때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PF에 대한 지원방안은 제한적으로 건설사업에 대한 지원도 동일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공공부문 지원은 우량사업장에 집중되고 시장변화에 따른 업계 재편이 장기사안으로 진행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연구위원은 이 같은 흐름이 우량업체 중심의 시장재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봤다.
그는 "지금의 업황을 '우리가 처음 맞는 비'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면서 "본래도 등락이 있는 산업이므로 막연한 비관론은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