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사실상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제혜택을 제외하면 25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달 말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SDI, SK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여파다. 다만 중소형 전기차 신차와 ESS(에너지저장장치) 해외 신규 수주가 이어지면서 하반기부터는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건 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 LG엔솔, 미 AMPC 빼면 2525억 적자…SK온도 3000억원대 적자 예고 8일 LG에너지솔루션은 올 2분기 매출 6조1619억원, 영업이익 1953억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29.8%, 영업이익은 57.6% 감소한 실적이다. 다만 전기 대비로는 매출 0.5%, 영업이익 24.2%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IRA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제도에 따른 혜택이 4478억원이다. 이를 제외하면 영업적자 2525억원을 기록한 셈이다. 이달 말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SDI와 SK온도 녹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2분기 삼성SDI는 매출 5조3728억원, 영업이익 380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 8.0%, 영업이익 15.48% 줄어든 수치다. SK온은 지난 1분기 3315억원 영업적자에 이어 2분기에도 3000억원대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됐다. ■ 잇단 수주 낭보…LG엔솔, LFP 중국 텃밭 유럽시장 첫 진출 아직 희망은 있다. 최근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잇따라 대형 수주 소식을 내면서 하반기 실적 반등 기대감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1일 프랑스 완성차 기업 르노 그룹의 전기차 부문인 암페어와 전기차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중국을 제치고 따낸 수주여서 의미가 깊다. 유럽은 글로벌 자동차 3대 시장으로, 그간 LFP 배터리는 중국 기업이 주름잡고 있었다. 전기차용 LFP 시장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텃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첫발을 들인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저가 공세로 유럽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공급계약으로 기술과 품질 경쟁력에 가격 경쟁력까지도 입증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르노 공급계약 개요표 (표=LG에너지솔루션) LFP배터리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철과 인산을 사용하고 안정적인 화학구조를 가지고 있어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에서 장점이 있다. 보급형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LFP 배터리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이번에 르노에 공급되는 LG에너지솔루션의 LFP 배터리는 파우치 배터리 최초로 셀투팩(Cell To Pack, CTP) 공정 솔루션을 적용한 것이 수주 비결 중 하나였다. 셀투팩 기술은 모듈공정을 거치지 않고 배터리 팩을 조립하는 공정 기술로 최근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다. ■ 삼성SDI, 中 점유율 똟고 ESS 계약 기대감…SK온, 현대차그룹 신차 배터리 공급 삼성SDI는 ESS 수주 낭보를 전했다. 이 회사는 미국 최대 전력 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와 ESS 장기 공급 계약 협상의 마무리 단계를 진행 중이다. 계약 규모는 약 1조원대로 예상된다. ESS 시장도 중국 CATL이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40%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SDI는 이번 계약 체결이 성사되면 적극적으로 북미 ESS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올 하반기 국내 주요 완성차 기업들의 전기차 신차 출시도 배터리 업계의 희소식이다. 7월에는 기아 중소형 전기차 EV3가 고객 인도에 돌입한다. 여기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합작공장에서 만든 배터리다. 지난 6월27일 ‘부산모빌리티쇼 2024’가 열린 부산 벡스코에 전시된 기아 소형 전기SUV 'EV3'. (사진=손기호 기자) EV3는 사전 계약 1달 만에 1만대를 돌파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판매에 기여할 전망이다. 또한 다음 달 사전계약을 시작하는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전기차 신차에도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될 전망이다. SK온도 현대차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시리즈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아이오닉 5의 부분변경 모델에 SK온의 새 배터리가 탑재됐다. 연내에는 미국 조지아2공장을 현대차 라인으로 바꿔 본격 공급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에는 아이오닉 신차가 나올 예정인데, 여기에도 SK온 배터리 탑재가 예상된다. SK온은 현대차그룹의 신차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북미 시장에 기아 EV5 출시와 유럽 시장에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 출시 계획, 북미 현지화 전략으로 EV9,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7의 생산을 개시할 것”이라며 “이에 따른 배터리 공급이 SK온의 북미 공장에서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LG엔솔 2Q 실적에 'K-배터리' 괜찮나?…"하반기 수주·신차 효과로 개선"

LG엔솔 2분기 잠정 매출 6조1619억, 영업이익 1953억원
IRA 세액공제 혜택 빼면 영업적자 2525억원…SK온도 3000억원대 적자 예고
삼성SDI, 中 점유율 뚫고 ESS 수주 기대감…SK온, 현대차그룹 신차에 공급

손기호 기자 승인 2024.07.08 13:14 의견 0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사실상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제혜택을 제외하면 25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달 말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SDI, SK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여파다.

다만 중소형 전기차 신차와 ESS(에너지저장장치) 해외 신규 수주가 이어지면서 하반기부터는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건 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 LG엔솔, 미 AMPC 빼면 2525억 적자…SK온도 3000억원대 적자 예고

8일 LG에너지솔루션은 올 2분기 매출 6조1619억원, 영업이익 1953억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29.8%, 영업이익은 57.6% 감소한 실적이다. 다만 전기 대비로는 매출 0.5%, 영업이익 24.2%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IRA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제도에 따른 혜택이 4478억원이다. 이를 제외하면 영업적자 2525억원을 기록한 셈이다.

이달 말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SDI와 SK온도 녹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2분기 삼성SDI는 매출 5조3728억원, 영업이익 380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 8.0%, 영업이익 15.48% 줄어든 수치다. SK온은 지난 1분기 3315억원 영업적자에 이어 2분기에도 3000억원대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됐다.

■ 잇단 수주 낭보…LG엔솔, LFP 중국 텃밭 유럽시장 첫 진출

아직 희망은 있다. 최근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잇따라 대형 수주 소식을 내면서 하반기 실적 반등 기대감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1일 프랑스 완성차 기업 르노 그룹의 전기차 부문인 암페어와 전기차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중국을 제치고 따낸 수주여서 의미가 깊다. 유럽은 글로벌 자동차 3대 시장으로, 그간 LFP 배터리는 중국 기업이 주름잡고 있었다. 전기차용 LFP 시장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텃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첫발을 들인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저가 공세로 유럽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공급계약으로 기술과 품질 경쟁력에 가격 경쟁력까지도 입증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르노 공급계약 개요표 (표=LG에너지솔루션)


LFP배터리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철과 인산을 사용하고 안정적인 화학구조를 가지고 있어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에서 장점이 있다. 보급형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LFP 배터리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이번에 르노에 공급되는 LG에너지솔루션의 LFP 배터리는 파우치 배터리 최초로 셀투팩(Cell To Pack, CTP) 공정 솔루션을 적용한 것이 수주 비결 중 하나였다. 셀투팩 기술은 모듈공정을 거치지 않고 배터리 팩을 조립하는 공정 기술로 최근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다.

■ 삼성SDI, 中 점유율 똟고 ESS 계약 기대감…SK온, 현대차그룹 신차 배터리 공급

삼성SDI는 ESS 수주 낭보를 전했다. 이 회사는 미국 최대 전력 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와 ESS 장기 공급 계약 협상의 마무리 단계를 진행 중이다. 계약 규모는 약 1조원대로 예상된다.

ESS 시장도 중국 CATL이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40%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SDI는 이번 계약 체결이 성사되면 적극적으로 북미 ESS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올 하반기 국내 주요 완성차 기업들의 전기차 신차 출시도 배터리 업계의 희소식이다. 7월에는 기아 중소형 전기차 EV3가 고객 인도에 돌입한다. 여기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합작공장에서 만든 배터리다.

지난 6월27일 ‘부산모빌리티쇼 2024’가 열린 부산 벡스코에 전시된 기아 소형 전기SUV 'EV3'. (사진=손기호 기자)


EV3는 사전 계약 1달 만에 1만대를 돌파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판매에 기여할 전망이다. 또한 다음 달 사전계약을 시작하는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전기차 신차에도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될 전망이다.

SK온도 현대차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시리즈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아이오닉 5의 부분변경 모델에 SK온의 새 배터리가 탑재됐다. 연내에는 미국 조지아2공장을 현대차 라인으로 바꿔 본격 공급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에는 아이오닉 신차가 나올 예정인데, 여기에도 SK온 배터리 탑재가 예상된다. SK온은 현대차그룹의 신차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북미 시장에 기아 EV5 출시와 유럽 시장에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 출시 계획, 북미 현지화 전략으로 EV9,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7의 생산을 개시할 것”이라며 “이에 따른 배터리 공급이 SK온의 북미 공장에서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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