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설주들의 꿈들거림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DL이앤씨 등 주택주들 상승세가 눈길을 끈다. 이들 건설주의 합산 시총은 최근 3거래일 동안 8.3% 껑충 뛰었다. 동일 기간 대비 상승률은 올해 1월24~26일 이후 최대다. 3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도 지난 4월 26~30일 이후 석달만이다.
증권가에선 최근 주택주 상승의 배경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을 지목한다. 이에 따른 부동산 심리 개선과 건설사들의 사업성 개선, 우크라이나, 원전 기대감도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비해 건설주들의 주가 수준은 금리 상승이 본격화된 2022년 초 대비 저평가 상태다. 바닥 관점의 매수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이투자증권은 16일 보고서를 통해 HDC현대산업개발를 최우선주로, GS건설과 대우건설을 관심주로 꼽으면서 ▲금리 인하 ▲부동산 심리 개선 ▲수익성 개선 기대 ▲우크라이나 ▲원전 기대감 등을 이유로 지목했다.
배세호 애널리스트는 "건설업종 투자심리에 금리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최근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건설, 주택주들이 반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미국이 연내 2회, 총 50bp 인하로 연말까지 5%, 한국은 연내 1~2회 25~50bp 인하로 연말까지 기준금리 3%~3.25%를 전망했다. 2025년의 기준 금리는 미국 3.0%, 한국 2.25% 수준을 예상했다.
건설사와 시행사들로선 지난 2022년부터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과도한 금융 비용이 이어져왔다. 수요자 측면에서도 이자비용 부담이 커 분양, 착공 물량이 크게 둔화됐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2021년 전고점에 대부분 도달했고, 강남 권역의 일부 아파트의 경우 2021년 전고점을 초과했다. 배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가격 상승은 역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반영됐고, 2025년 이후 입주물량 감소, 그리고 전세가격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최근 청약경쟁률, 아파트매매거래량, 아파트 매물의 추이를 감안했을 때 당분간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의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곧 주택업종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 것이다.
보고서에선 러-우 전쟁 종식을 주장하고 있는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건설주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기대감 영향이다.
월드뱅크 등에 따르면 2023~2033년간 우크라이나 재건에 필요한 금액은 총 4863억달러다. 이 중 교통, 에너지, 주택부문의 재건 필요 금액은 각각 737억달러, 471억달러, 803억달러에 달한다. 원전 등 발전, 도로/항만, 주택 등의 다양한 수주 기회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앞서 한국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구상할 MDCD에 임시회원으로로 가입했다. 그는 "범정부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 기회를 살피고 있으며, 향후 재건 시장이 가시화되면 한국 건설사들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에 배 애널리스트는 최선호주로 1순위 HDC현대산업개발, 관심주로 GS건설, 대우건설을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의 주택 매출 비중은 2024년 추정 기준 68%로 높은 수준으로, 금리 인하에 따른 부동산 업황 개선의 효과를 크게 누릴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동사는 10월 H1 프로젝트(광운대 역세권 개발, 사업비 4.5조원)에서 2012세대의 일반 분양을 앞두고 있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며 청약 경쟁률도 상당히 높은 상황을 유지하고 있어 H1 프로젝트의 청약 경쟁률도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H1 프로젝트 착공을 전제로 HDC현대산업개발의 2025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9% 성장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배 애널리스트는 "15일 종가 기준 HDC현산의 12개월 P/E, P/B는 각각 5.3배, 0.40배에 불과해 벨류에이션 매력도가 높다"면서 "이 외에도 복정 역세권 개발, 잠실 MICE 개발, 공릉 역세권 개발 등 핵심 권역의 주요 개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GS건설에 대해선 "1분기 건축/주택부문의 GPM이 8.8%를 기록하며 더딘 회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건축/주택 매출 비중이 70% 후반으로 업종 내 가장 높고, 추정치가 크게 낮아진 상황으로 본격적인 주택 원가율 개선이 발생하면 가장 빠르게 추정치가 상향될 수 있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1분기 기준 현금성자산 3.1조원, 순차입금 2.4조원으로 재무적 부담은 있는 상황이다.
대우건설에 대해선 "금리 인하에 따른 부동산 업황 반등에 이어 체코 원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팀코리아(한수원, 한전기술, 대우건설, 두산에너빌리티, 한전KPS 등)은 원전 4기 건설 수주를 추진 중이다. 그는 "대우건설은 원전 등 발전, 항만, 도로 등 인프라 공종에 경쟁력을 갖고 있어 우크라이나 재건 가시화 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