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작업자가 웨이퍼 원판 위 회로를 만드는 데 쓰이는 기판인 포토마스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미국 반도체과학법(칩스법)에 따른 지원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지원이 철회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가 있다. 미 대선 후보 양측은 칩스법에 대한 입장이 동일하기 때문에 세액공제 등을 받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칩스법에 의한 지원보다도 낸드플래시 메모리에 대한 중국의 추격을 차단해줄 수 있는 행정부가 들어서느냐가 한국 반도체 기업에게는 더 중요하다고 전문가는 진단했다. ■ 삼성SK, 미국 칩스법 보조금 혜택…미 대선 결과에 따라 좌우될 우려 7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전날 미 상무부가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주 반도체 패키징 생산기지 투자와 관련해 미 칩스법에 근거해 최대 4억5000만 달러(약 6200억원)의 직접보조금과 5억 달러의 대출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예비거래각서(PMT, Preliminary Memorandum of Terms)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미국 재무부는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투자하는 금액의 최대 25%까지 세제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미국 인디애나주에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데 38억7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인디애나주 지역에 약 1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퍼듀 대학 등 현지 연구기관과 반도체 연구·개발에 협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에 미 상무부와 재무부의 지원은 SK하이닉스의 투자 계획에 따른 지원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의 지원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보조금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 남은 절차를 준수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며 “인디애나 생산기지에서 AI 메모리 제품을 차질 없이 양산할 수 있도록 건설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 대선에 따라 칩스법에 따른 지원도 철회되거나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6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 인터뷰에서 칩스법 관련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대만이 우리 반도체 사업을 전부 가져갔다”며 “대만이 미국에 새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미국은) 수십억 달러를 주고 있는데, 자기 나라로 다시 가져갈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 발언은 대만 TSMC를 겨냥한 발언으로 평가됐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미국에 투자를 약속한 만큼 한국 반도체기업들에게도 동일한 입장이 취해질 가능성이 예상됐다. 삼성전자는 미국 인텔이나 대만 TSMC보다 보조금 지원 비율이 높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 이를 문제삼을 수 있을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가 지속 제기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에 10년간 440억 달러 규모를 텍사스 테일러시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상무부는 삼성전자에 64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의 투자금 대비 보조금 비율은 14.5%로 TSMC(10.2%), 인텔(8.5%)보다 높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유세 중 오를쪽 귀를 관통하는 총격을 당했다. 이 사건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미국 내 지지율이 올랐다. (사진=연합뉴스(AP)) ■ 트럼프 행정부, 칩스법 초안 만들어…“양 후보, 칩스법 공통 입장”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칩스법에 따른 지원은 철회되진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온다. 일부 축소될 수는 있어도 칩스법 초안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 만들어졌다는 이유에서다. 미 대선 후보 양측 모두 칩스법에 대해서는 같은 입장이라는 것이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반도체과학법(칩스법)의 기획과 초안은 트럼프 행정부 때 나온 것”이라며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협상을 벌이려고 제품을 살펴보다가 반도체를 발견하고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경 연구위원은 “미 대선 후보 양측의 (칩스법에 대한) 입장은 공통으로 본다”며 “세부적인 부분에서 입장이 다른 부분이 있지만, 이것이 세액공제와 보조금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기존의 투자금액보다 상향하도록 한다든지, 보조금 규모를 일부 축소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 부분도 “법으로 정해진 것인 만큼 지키려고 할 것이고, 삼성과 인텔, SK하이닉스 등 지원하고 나면 재원이 거의 소진됐기 때문에 변화를 취할 수 있는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더 시급한 사안은 낸드…“미 행정부, 中 공세 막느냐에 韓 기업 영향” 국내 반도체 업계 입장에서는 보조금 지원보다 시급한 사안은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의 중국 공세를 미국 행정부가 차단하는지에 따라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낸드플레시의 중국 공세가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 당시와 같이 미국이 중국 화웨이 등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취한다면 우리 기업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경 연구위원은 “지난해 한국의 메모리 기업들이 매출이 거의 40~50%씩 빠졌다”며 “중국이 창신 메모리는 몰라도 양쯔 메모리는 점유율이 지난해에 상당히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국 IP나 기술이 조금만 섞여도 중국이 제품을 팔지 못하도록 강력히 규제했다”면서 “화웨이가 2~3억대씩 1년에 제품 판매를 하면 양쯔 랜드가 탑재되기 때문에 지금의 낸드 생산기업의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정부 들어서 오히려 화웨이와 양쯔 랜드 등이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경 연구위원은 “미국 민주당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나 카말라야 해리스 부통령 등이 법대 출신으로서 제조와 장비 정도만 중국 측을 막으면 된다고 봤는데,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화당인 트럼프 행정부 당시엔 기업 M&A 사냥꾼으로 잘 알려진 산전수전 다 겪은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이 강력한 규제를 펼치기도 했다”며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한국 반도체 기업으로서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경 연구위원은 “비메모리 분야는 점유율이 떨어졌고, 메모리 분야를 지켜야 되는데 D램은 중국이 따라오는 데 시간이 걸린다 해도 시급한 건 낸드 분야라며 이 추격을 막을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 모바일 산업에선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SK 美정부 지원, 대선에 바뀔까?…"칩스법 입장은 같아"

미 상무부, 삼성 64억 달러 이어 SK하이닉스에 4.5억 달러 지원
"칩스법 초안, 트럼프 때 만들어져 양측 공동 입장…더 큰 투자 요구할 수도"
"낸드 中 추격 막을 수 있는 미 행정부가 더 시급" 전문가 지적

손기호 기자 승인 2024.08.07 14:01 의견 0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작업자가 웨이퍼 원판 위 회로를 만드는 데 쓰이는 기판인 포토마스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미국 반도체과학법(칩스법)에 따른 지원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지원이 철회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가 있다. 미 대선 후보 양측은 칩스법에 대한 입장이 동일하기 때문에 세액공제 등을 받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칩스법에 의한 지원보다도 낸드플래시 메모리에 대한 중국의 추격을 차단해줄 수 있는 행정부가 들어서느냐가 한국 반도체 기업에게는 더 중요하다고 전문가는 진단했다.

■ 삼성SK, 미국 칩스법 보조금 혜택…미 대선 결과에 따라 좌우될 우려

7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전날 미 상무부가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주 반도체 패키징 생산기지 투자와 관련해 미 칩스법에 근거해 최대 4억5000만 달러(약 6200억원)의 직접보조금과 5억 달러의 대출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예비거래각서(PMT, Preliminary Memorandum of Terms)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미국 재무부는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투자하는 금액의 최대 25%까지 세제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미국 인디애나주에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데 38억7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인디애나주 지역에 약 1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퍼듀 대학 등 현지 연구기관과 반도체 연구·개발에 협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에 미 상무부와 재무부의 지원은 SK하이닉스의 투자 계획에 따른 지원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의 지원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보조금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 남은 절차를 준수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며 “인디애나 생산기지에서 AI 메모리 제품을 차질 없이 양산할 수 있도록 건설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 대선에 따라 칩스법에 따른 지원도 철회되거나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6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 인터뷰에서 칩스법 관련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대만이 우리 반도체 사업을 전부 가져갔다”며 “대만이 미국에 새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미국은) 수십억 달러를 주고 있는데, 자기 나라로 다시 가져갈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 발언은 대만 TSMC를 겨냥한 발언으로 평가됐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미국에 투자를 약속한 만큼 한국 반도체기업들에게도 동일한 입장이 취해질 가능성이 예상됐다.

삼성전자는 미국 인텔이나 대만 TSMC보다 보조금 지원 비율이 높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 이를 문제삼을 수 있을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가 지속 제기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에 10년간 440억 달러 규모를 텍사스 테일러시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상무부는 삼성전자에 64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의 투자금 대비 보조금 비율은 14.5%로 TSMC(10.2%), 인텔(8.5%)보다 높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유세 중 오를쪽 귀를 관통하는 총격을 당했다. 이 사건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미국 내 지지율이 올랐다. (사진=연합뉴스(AP))


■ 트럼프 행정부, 칩스법 초안 만들어…“양 후보, 칩스법 공통 입장”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칩스법에 따른 지원은 철회되진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온다. 일부 축소될 수는 있어도 칩스법 초안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 만들어졌다는 이유에서다. 미 대선 후보 양측 모두 칩스법에 대해서는 같은 입장이라는 것이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반도체과학법(칩스법)의 기획과 초안은 트럼프 행정부 때 나온 것”이라며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협상을 벌이려고 제품을 살펴보다가 반도체를 발견하고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경 연구위원은 “미 대선 후보 양측의 (칩스법에 대한) 입장은 공통으로 본다”며 “세부적인 부분에서 입장이 다른 부분이 있지만, 이것이 세액공제와 보조금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기존의 투자금액보다 상향하도록 한다든지, 보조금 규모를 일부 축소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 부분도 “법으로 정해진 것인 만큼 지키려고 할 것이고, 삼성과 인텔, SK하이닉스 등 지원하고 나면 재원이 거의 소진됐기 때문에 변화를 취할 수 있는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더 시급한 사안은 낸드…“미 행정부, 中 공세 막느냐에 韓 기업 영향”

국내 반도체 업계 입장에서는 보조금 지원보다 시급한 사안은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의 중국 공세를 미국 행정부가 차단하는지에 따라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낸드플레시의 중국 공세가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 당시와 같이 미국이 중국 화웨이 등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취한다면 우리 기업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경 연구위원은 “지난해 한국의 메모리 기업들이 매출이 거의 40~50%씩 빠졌다”며 “중국이 창신 메모리는 몰라도 양쯔 메모리는 점유율이 지난해에 상당히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국 IP나 기술이 조금만 섞여도 중국이 제품을 팔지 못하도록 강력히 규제했다”면서 “화웨이가 2~3억대씩 1년에 제품 판매를 하면 양쯔 랜드가 탑재되기 때문에 지금의 낸드 생산기업의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정부 들어서 오히려 화웨이와 양쯔 랜드 등이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경 연구위원은 “미국 민주당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나 카말라야 해리스 부통령 등이 법대 출신으로서 제조와 장비 정도만 중국 측을 막으면 된다고 봤는데,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화당인 트럼프 행정부 당시엔 기업 M&A 사냥꾼으로 잘 알려진 산전수전 다 겪은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이 강력한 규제를 펼치기도 했다”며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한국 반도체 기업으로서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경 연구위원은 “비메모리 분야는 점유율이 떨어졌고, 메모리 분야를 지켜야 되는데 D램은 중국이 따라오는 데 시간이 걸린다 해도 시급한 건 낸드 분야라며 이 추격을 막을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 모바일 산업에선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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