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5일 자신의 SNS 인스타그램에 미국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모습을 올렸다. 두 사람은 인공지능(AI) 반도체 협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인공지능(AI) 반도체 협력 강화에 나섰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고대역포메모리(HBM)를 독점 공급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 등 경쟁사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26일 최태원 회장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는 전날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와 있다. 장소는 미국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로 보인다.
사진에는 최 회장과 황 CEO는 엔비디아의 브로슈어에 적힌 황 CEO의 자필 메시지를 보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황 CEO는 최 회장의 영어 이름인 토니(Tony)를 지칭하며 “AI와 인류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십을 위해”라고 적힌 자필 편지를 전했다.
엔비디아는 AI 분야에 필수적인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와 AI 가속기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이다. GPU 전문 회사로만 인식됐다가 최근 AI 산업 분야에서 뜨고 있는 회사다. 실제로 AI용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80% 이상에 달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AI 반도체에 HBM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4세대 HBM 제품인 8단 HBM3E를 가장 먼저 공급하며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 회장과 황 CEO는 이번 만남을 통해 AI 산업에서의 협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3E을 독자 공급하고 있지만, 엔비디아는 공급망 다각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을 의식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앞서 젠승 황 CEO는 지난달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삼성의 12단 HBM3E에 ‘젠슨 승인(JENSEN APPROVED)’이라고 사인하기도 했다. ‘승인’에 대한 구체적인 의미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