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끝)이 올해 초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연구개발(R&D)센터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사장(가운데)으로부터 출하 예정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웨이퍼와 패키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SK그룹)
SK하이닉스가 현대자동차그룹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덕분으로 풀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시장에서 우선주를 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 162조344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현대차그룹 상장사 12개 시총 합계인 159조5148억원을 2조원 넘게 앞선 것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이달 7일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150조원을 넘으면서 사상 처음으로 현대차그룹 시총을 5360억원 차로 추월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1일 종가 기준으론 현대차그룹 시총을 3조1194억원가량 앞섰다. 지난 13일에는 처음으로 격차가 10조원 이상 벌어지기도 했다.
이는 인공지능(AI) 분야에 활용되는 HBM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AI 연산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HBM은 GPU 내 빠른 데이터 처리를 돕는 데 활용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에는 5세대 HBM인 HBM3E(8단)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공급에 돌입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HBM 시장 선두인 SK하이닉스의 우위가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HBM3E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체제를 유지해 세대 전환에 따른 판가 상승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반도체 업황 부진 탓에 7조7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지만, 올해는 HBM 호황 등으로 실적 개선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부터 영업이익 346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어 올해 1분기에는 매출액 12조4296억원, 영업이익 2조886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 평균은 매출액 15조8234억원, 영업이익 4조8452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