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각사 IR자료.
홈쇼핑업계가 올해 2분기 함박웃음 지었다. 홈쇼핑업태 침체 속 '마른 수건 쥐어짜기'로 실시한 일련의 전략들이 시장에 적중한 덕분이다. 그러나 비용을 줄이고 고수익성 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편성하는 등의 자구책 마련으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을 뿐 업황의 미래는 여전히 그늘진 분위기다.
8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CJ ENM 커머스 부문(이하 CJ온스타일)은 올해 2분기 매출 3719억원, 영업이익 275억원을 기록, 2분기 연속 전년대비 외형 및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취급고가 전년대비 108% 신장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도 모처럼 기지개를 폈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2분기 매출 2323억원, 영업이익은 16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각각 0.7%, 711.2% 급증했고 현대홈쇼핑은 매출(2754억원)과 영업이익(213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 165.9% 증가했다. 반면, GS샵은 경쟁사들과 달리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 줄어든 2733억원을, 영업이익은 1억원 감소한 272억원에 그쳤다.
■'마른수건 쥐어짜기'로 방어 성공, 여전히 암울한 미래
홈쇼핑업계는 TV 시청인구 감소와 송출수수료 이슈로 업태 자체가 구조적으로 사양되는 중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집콕족' 수혜 역시 '반짝 효과'였을뿐 홈쇼핑 빅4는 지난해 2분기 전년대비 마이너스 성장해야 했다. 특히 일종의 '자릿세'인 송출수수료로 인해 영업이익은 좀처럼 올라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홈쇼핑업계는 자구책 마련을 공격적으로 진행했다. CJ온스타일은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중심의 원플랫폼2.0 전략을 실시, 그 결과 올해 2분기 외형과 내실 모두 성장하는 데 성공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 로보락, VT코스메틱 리들샷 등 신규 라이징 브랜드 발굴 경쟁력이 대폭 강화한 영향이 컸다.
특히 CJ온스타일은 이 같은 트렌디한 상품 확대로 모바일라이브커머스(MLC) 취급고가 전년동기보다 무려 108.2% 고성장했다. 게다가 지난 4월 진행한 CJ온스타일의 상반기 대형 프로모션 ‘컴온스타일’도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면서 멤버십 개편 효과와 맞물려 고객 저변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롯데홈쇼핑은 뷰티, 패션 등의 고수익 상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고무적인 것은 지난해 4분기 이래 3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2분기 저마진 무형상품 축소에 따라 총매출이 감소했지만, 국내여행, 주방용품, 패션, 잡화 등 고마진 상품들의 호조 및 비용 효율화 영향 등으로 영업이익이 대폭 신장했다.
현대홈쇼핑 역시 패션과 주방용품, 여행상품 등의 트렌드를 반영한 방송 편성으로 매출이 늘었고 고수익 상품의 판매 호조로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2분기 마이너스 성장한 GS샵은 고수익 유형상품 편성 및 히트 신상품 확대 등으로 이익 감소폭을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업황 자체가 되살아나는 '맑음' 보단 '최소한의 방어'에 성공했단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점이다. TV시청 인구 감소는 갈수록 심화되고 영업이익을 갉아 먹는 송출수수료 이슈 등의 악재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어서다. 따라서 홈쇼핑기업 4사는 내부적인 비용을 줄이고 고마진 상품으로 재편하는 방식으로 올해 2분기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외형성장보단 이익중심의 고마진 상품으로 재편한 영향이 컸기에 업황이 '맑아졌다'란 표현을 쓰기 어렵다"면서도 "올해만 놓고 본다면 홈쇼핑 비수기인 7월과 8월 더운 날씨와 장마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고 가을 FW 신상품 론칭 등이 대거 계획, 3분기에도 2분기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