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8월 기준금리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아 쉽사리 금리를 내리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2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통위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2020년 기준금리를 0.50%까지 낮췄다가 물가상승 등 부작용이 발생하자 2021년 8월부터 계속 금리를 올렸다. 2023년 1월 3.50%를 찍은 후에야 상승이 멈췄고, 이후 지난달까지 12회 연속 동결 결정이 내려졌다.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2022년 한 때 6%대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2%대로 떨어졌다. 한은은 2019년 이후 물가안정목표 기준을 2%로 삼고 있다. 목표 달성이 가까워지면서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지난 4월까지만 하더라도 4% 언저리에서 움직였지만 5월부터 하락 흐름을 나타내 8월 초에는 3.1%대까지 떨어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 후 "시장금리가 과도하게 내려갔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지만 8월 들어서는 당시보다 더 떨어졌다. 지난 2분기 역성장이 시현되면서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매우 높은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시장금리의 하락이 가계대출 증가를 불러와 한은의 금리 결정에 다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4월 이후 매달 5조원 넘는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보름 동안 약 4조2000억원 증가했다. 대출 증가는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회의록에서 금통위원들은 "금리 인하가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계기가 돼선 안 된다"며 경기 침체보다 금융 안정을 더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 시장과 외환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다음달 미국의 금리인하 폭을 확인한 뒤 인하 흐름에 동참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7월과 가계부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정책과 함께 한은 또한 금리 동결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안 애널리스트는 "경기 하방 충격 우려가 제한된 상황에서 한은이 8월에 당장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보다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한 이후에 단행을 하는 것도 적절하다는 판단"이라며 오는 10월 이후 인하 전망에 힘을 실었다. 다만, "7월 금통위원들이 금융안정을 강조했음에도 3.25%로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위원은 2명으로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시 이번 8월 금통위에서는 금리 인하에 대한 소수의견이 등장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인하 분위기가 더 고조됐음을 상기시켰다. 자료=키움증권

12회 연속 동결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8월? 10월?

기준금리 동결에도 시장금리는 하락세 지속
가계대출 증가,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경기대응 보다는 금융안정...8월도 동결" 우세

최중혁 기자 승인 2024.08.18 18:32 의견 0

시장금리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8월 기준금리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아 쉽사리 금리를 내리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2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통위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2020년 기준금리를 0.50%까지 낮췄다가 물가상승 등 부작용이 발생하자 2021년 8월부터 계속 금리를 올렸다. 2023년 1월 3.50%를 찍은 후에야 상승이 멈췄고, 이후 지난달까지 12회 연속 동결 결정이 내려졌다.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2022년 한 때 6%대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2%대로 떨어졌다. 한은은 2019년 이후 물가안정목표 기준을 2%로 삼고 있다.

목표 달성이 가까워지면서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지난 4월까지만 하더라도 4% 언저리에서 움직였지만 5월부터 하락 흐름을 나타내 8월 초에는 3.1%대까지 떨어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 후 "시장금리가 과도하게 내려갔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지만 8월 들어서는 당시보다 더 떨어졌다. 지난 2분기 역성장이 시현되면서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매우 높은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시장금리의 하락이 가계대출 증가를 불러와 한은의 금리 결정에 다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4월 이후 매달 5조원 넘는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보름 동안 약 4조2000억원 증가했다. 대출 증가는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회의록에서 금통위원들은 "금리 인하가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계기가 돼선 안 된다"며 경기 침체보다 금융 안정을 더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 시장과 외환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다음달 미국의 금리인하 폭을 확인한 뒤 인하 흐름에 동참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7월과 가계부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정책과 함께 한은 또한 금리 동결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안 애널리스트는 "경기 하방 충격 우려가 제한된 상황에서 한은이 8월에 당장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보다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한 이후에 단행을 하는 것도 적절하다는 판단"이라며 오는 10월 이후 인하 전망에 힘을 실었다.

다만, "7월 금통위원들이 금융안정을 강조했음에도 3.25%로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위원은 2명으로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시 이번 8월 금통위에서는 금리 인하에 대한 소수의견이 등장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인하 분위기가 더 고조됐음을 상기시켰다.

자료=키움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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