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레이 더 스파이어' (사진=스팀 페이지 갈무리) 즐거운 추석 연휴가 시작됐습니다. 이번 연휴는 예년보다 긴 편입니다. 그동안 너무 바빠서, 혹은 눈치가 보여 즐기지 못했던 게임을 켜보는 건 어떨까요? 스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명작 게임 4선을 엄선했습니다. 장르도 다양하니 취향에 맞게 골라보죠. <편집자주> ■ '슬레이 더 스파이어' Slay the Spire 가장 먼저 추천드릴 게임은 '슬레이 더 스파이어' 입니다. 로그라이크 덱 빌딩 장르의 유행을 불러온 작품이죠. 얼리 억세스 단계부터 스팀에서 극찬을 받았고, 이후로도 수많은 유사 작품을 파생시킨 원조 게임이기도 합니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로그라이크'와 '전략카드배틀'을 결합한 작품입니다. 플레이어는 던전을 탐험하며 몬스터들을 물리쳐야 하며, 전투는 턴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적을 물리치면 장비 대신 '카드'와 '유물'을 획득할 수 있고, 이를 자신의 덱 컨셉에 맞게 구성하는 게 핵심이죠. 다만 게임 진행 중 캐릭터가 사망하면 그동안 얻었던 아이템, 진행단계가 사라집니다. 모든 것을 잃고 다시 시작할 때는 조금 허탈하지만, 끝없이 도전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차별점을 꼽자면 매판마다 달라지는 '무작위성'입니다. 공략에 필수적인 덱 같은 것은 없으며, 몬스터도 누가 나올 지 예측할 수 없죠. 심지어 맵 구성도 달라집니다. 여기에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복잡성을 줄여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전략적인 플레이를 유도하면서 난이도를 낮추기 위한 장치가 더해졌습니다. 일례로, 플레이어는 매 턴마다 몬스터가 어떤 행동을 취할 지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몬스터가 일반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면면, 방어도를 높이는 카드를 사용해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만약 적이 가드를 올려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면, 플레이어도 버프 카드를 써서 캐릭터의 공격력을 올리면 됩니다. 이번 턴을 넘기는 대신, 다음 턴에 훨씬 강력한 공격을 쏟아붓기 위해서죠. 이처럼 매 판이 색다른 재미를 주다 보니, 게임을 하다 정신을 차리면 수 시간이 지난 경우도 허다합니다. 스팀 평가만 봐도 수백 시간이 넘는 '고인물'들이 수두룩하죠. 덕분에 '슬레이어 더 스파이어'는 출시 5년이 넘은 지금도 스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 등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브레스엣지' (사진=스팀 공식 페이지 갈무리) ■ B급 감성 충만한 '브레스 엣지(Breathedge)' 생존 크래프팅 게임 '브레스엣지'도 추천드립니다. '서브노티카'로 이 장르를 처음 접한 게이머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브레스엣지'는 '서브노티카'가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후 아류작이 난립하던 상황에서 B급 감성이라는 특징과 함께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한 작품입니다. '브레스 엣지'의 배경은 어두컴컴하고 광활한 우주입니다. 플레이어는 할아버지의 은하 장례식 참석을 위해 이동하다 사고를 겪은 우주선의 생존자로, 넓은 우주에 흩뿌려진 물자를 수집해 살아남아야 합니다. 이 설명만 들으면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게임의 분위기는 정말 가볍습니다. 일단 주인공을 돕는 조력자부터가 '장례식용 우주복에 내장된 안내 AI'입니다. 일개 AI가 유창한 러시아어로 '산소 문제를 해결하셨으니, 이제 이 암울한 상황에 우울해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등의 농담을 하는 것을 듣다 보면, 기분이 어두워질래야 어두워질 수가 없죠. 이런 B급 감성을 담은 유쾌한 스토리 덕분에 게임 진행은 즐겁습니다. 생존자의 통신 수단 확보, 우주선 사고에 얽힌 비밀 등을 풀다 보면 어느새 중후반부까지 도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여기에 생존 크래프팅 장르지만 건물 건설, 재료 수집에 너무 목매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다음 챕터로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파밍, 장비만 마련해도 무리없이 스토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장르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몰입감을 더한 좋은 사례죠. 스팀 평가는 '매우 긍정적' 등급을 기록 중입니다. '쓰르라미 울적에' (사진=스팀 공식 페이지 갈무리) ■ 사운드 노벨 명작 '쓰르라미 울 적에(Higurashi When They Cry)' 진득하게 스토리를 즐기고 싶은데, 일본풍 애니메이션 그래픽에 거부감이 없으시다면 '쓰르라미 울 적에'도 추천드립니다. 해외 게이머들이 꼽은 명작 사운드 노벨 TOP3 안에 꼽히는 작품이기도 하죠. 스팀 평가는 '압도적으로 긍정적' 등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쓰르라미 울 적에'는 추리·미스터리·호러 사운드 노벨 장르의 게임입니다. 서브컬처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단간론파' 시리즈와 같이 화면에 표시되는 배경영상과 텍스트를 읽어나가며 즐기는 게임이죠. 중간에 선택지를 통해 이야기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게임은 일본의 시골마을 '히나미자와'에 주인공 '마에바라 케이이치'가 전학을 오며 시작됩니다. 겉으로 보기엔 평화로운 마을이지만, 실은 매년 살인사건이 발생하는 등 수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죠. 플레이어는 주인공을 비롯해, '미온', '리카' 등 여러 조연의 시점에서 사건을 바라보게 됩니다. 쇼와 56년 댐 공사 감독 살해 사건의 진범은 누구인지, '케이이치'가 이사 오기 전 1년전 실종된 학생의 정체는 무엇인지 등 마을을 덮쳐오는 거대한 음모와 맞서 싸우는 것이 주된 스토리입니다. 평화로운 일상과 대비되는 스릴 넘치는 사건들이 이 작품의 묘미로 평가됩니다. '쓰르라미 울적에'는 총 8편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앞 4편은 문제편, 뒤 4편은 해결편으로, 각 챕터는 2~3시간 안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총 플레이 시간은 20여 시간 정도입니다. '어그로우' (사진=스팀 공식 페이지 갈무리) ■ 마피아 게임 '어그로우(Agrou)' 마지막은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추리 마피아 게임 '어그로우'입니다. 마피아는 소수인 마피아가 있고, 다수인 일반 시민들이 토론을 통해 밝혀내는 장르죠. '어그로우'에는 시민 진영과 마피아인 늑대 진영, 그리고 특이하게 단독 진영이 있습니다. 단독 진영은 1인 팀으로, 자신의 직업에 따른 특정 미션을 달성하면 승리합니다. 먼저 시민 진영에는 ▲플레이어 한 명을 지정해 진짜 직업을 확인할 수 있는 '선견자' ▲자신 또는 타인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경비병' ▲살해 당하기 직전 다른 생존자와 동귀어진 할 수 있는 '사냥꾼' 등의 직업이 있습니다. 늑대 측에도 시민을 늑대로 감염시킬 수 있는 '검은 늑대' 등의 이색적인 직업들이 자리해 있죠. 또한 단독 진영에는 ▲첫 턴에 투표로 죽게되면 게임이 즉시 종료되는 '천사' ▲자신 외 모든 플레이어를 처치하는 것이 목표인 '암살자' ▲늑대 진영인척 하지만 실은 1인 팀인 '하얀 늑대' 등 재미있는 직업들이 많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마피아 류 게임은 액션, 퍼즐, 미니게임 등 여러 요소들을 더하는 것이 정석으로 자리잡았습니다만, '어그로우'는 장르의 본질에 충실한 것이 특징입니다. 오직 자신의 능력, 화술만으로 살아남아야 하죠. 물론 게임 내 음성 채팅이 지원되기에 소통이 되지 않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어그로우'는 최소 4인부터 12인까지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연휴 동안 집 밖에 나가기 귀찮으시다면, 친구들을 모아 열띤 토론을 나눠보는 건 어떨까요?

추석에 게임 좀 해볼까…황금 연휴 책임질 추천작

김태현 기자 승인 2024.09.15 08:00 의견 0
'슬레이 더 스파이어' (사진=스팀 페이지 갈무리)

즐거운 추석 연휴가 시작됐습니다. 이번 연휴는 예년보다 긴 편입니다. 그동안 너무 바빠서, 혹은 눈치가 보여 즐기지 못했던 게임을 켜보는 건 어떨까요? 스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명작 게임 4선을 엄선했습니다. 장르도 다양하니 취향에 맞게 골라보죠. <편집자주>

'슬레이 더 스파이어' Slay the Spire

가장 먼저 추천드릴 게임은 '슬레이 더 스파이어' 입니다. 로그라이크 덱 빌딩 장르의 유행을 불러온 작품이죠. 얼리 억세스 단계부터 스팀에서 극찬을 받았고, 이후로도 수많은 유사 작품을 파생시킨 원조 게임이기도 합니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로그라이크'와 '전략카드배틀'을 결합한 작품입니다. 플레이어는 던전을 탐험하며 몬스터들을 물리쳐야 하며, 전투는 턴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적을 물리치면 장비 대신 '카드'와 '유물'을 획득할 수 있고, 이를 자신의 덱 컨셉에 맞게 구성하는 게 핵심이죠.

다만 게임 진행 중 캐릭터가 사망하면 그동안 얻었던 아이템, 진행단계가 사라집니다. 모든 것을 잃고 다시 시작할 때는 조금 허탈하지만, 끝없이 도전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차별점을 꼽자면 매판마다 달라지는 '무작위성'입니다. 공략에 필수적인 덱 같은 것은 없으며, 몬스터도 누가 나올 지 예측할 수 없죠. 심지어 맵 구성도 달라집니다.

여기에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복잡성을 줄여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전략적인 플레이를 유도하면서 난이도를 낮추기 위한 장치가 더해졌습니다.

일례로, 플레이어는 매 턴마다 몬스터가 어떤 행동을 취할 지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몬스터가 일반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면면, 방어도를 높이는 카드를 사용해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만약 적이 가드를 올려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면, 플레이어도 버프 카드를 써서 캐릭터의 공격력을 올리면 됩니다. 이번 턴을 넘기는 대신, 다음 턴에 훨씬 강력한 공격을 쏟아붓기 위해서죠.

이처럼 매 판이 색다른 재미를 주다 보니, 게임을 하다 정신을 차리면 수 시간이 지난 경우도 허다합니다. 스팀 평가만 봐도 수백 시간이 넘는 '고인물'들이 수두룩하죠. 덕분에 '슬레이어 더 스파이어'는 출시 5년이 넘은 지금도 스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 등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브레스엣지' (사진=스팀 공식 페이지 갈무리)

B급 감성 충만한 '브레스 엣지(Breathedge)'

생존 크래프팅 게임 '브레스엣지'도 추천드립니다. '서브노티카'로 이 장르를 처음 접한 게이머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브레스엣지'는 '서브노티카'가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후 아류작이 난립하던 상황에서 B급 감성이라는 특징과 함께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한 작품입니다.

'브레스 엣지'의 배경은 어두컴컴하고 광활한 우주입니다. 플레이어는 할아버지의 은하 장례식 참석을 위해 이동하다 사고를 겪은 우주선의 생존자로, 넓은 우주에 흩뿌려진 물자를 수집해 살아남아야 합니다.

이 설명만 들으면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게임의 분위기는 정말 가볍습니다.

일단 주인공을 돕는 조력자부터가 '장례식용 우주복에 내장된 안내 AI'입니다. 일개 AI가 유창한 러시아어로 '산소 문제를 해결하셨으니, 이제 이 암울한 상황에 우울해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등의 농담을 하는 것을 듣다 보면, 기분이 어두워질래야 어두워질 수가 없죠.

이런 B급 감성을 담은 유쾌한 스토리 덕분에 게임 진행은 즐겁습니다. 생존자의 통신 수단 확보, 우주선 사고에 얽힌 비밀 등을 풀다 보면 어느새 중후반부까지 도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여기에 생존 크래프팅 장르지만 건물 건설, 재료 수집에 너무 목매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다음 챕터로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파밍, 장비만 마련해도 무리없이 스토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장르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몰입감을 더한 좋은 사례죠. 스팀 평가는 '매우 긍정적' 등급을 기록 중입니다.

'쓰르라미 울적에' (사진=스팀 공식 페이지 갈무리)

사운드 노벨 명작 '쓰르라미 울 적에(Higurashi When They Cry)'

진득하게 스토리를 즐기고 싶은데, 일본풍 애니메이션 그래픽에 거부감이 없으시다면 '쓰르라미 울 적에'도 추천드립니다. 해외 게이머들이 꼽은 명작 사운드 노벨 TOP3 안에 꼽히는 작품이기도 하죠. 스팀 평가는 '압도적으로 긍정적' 등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쓰르라미 울 적에'는 추리·미스터리·호러 사운드 노벨 장르의 게임입니다. 서브컬처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단간론파' 시리즈와 같이 화면에 표시되는 배경영상과 텍스트를 읽어나가며 즐기는 게임이죠. 중간에 선택지를 통해 이야기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게임은 일본의 시골마을 '히나미자와'에 주인공 '마에바라 케이이치'가 전학을 오며 시작됩니다. 겉으로 보기엔 평화로운 마을이지만, 실은 매년 살인사건이 발생하는 등 수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죠.

플레이어는 주인공을 비롯해, '미온', '리카' 등 여러 조연의 시점에서 사건을 바라보게 됩니다. 쇼와 56년 댐 공사 감독 살해 사건의 진범은 누구인지, '케이이치'가 이사 오기 전 1년전 실종된 학생의 정체는 무엇인지 등 마을을 덮쳐오는 거대한 음모와 맞서 싸우는 것이 주된 스토리입니다. 평화로운 일상과 대비되는 스릴 넘치는 사건들이 이 작품의 묘미로 평가됩니다.

'쓰르라미 울적에'는 총 8편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앞 4편은 문제편, 뒤 4편은 해결편으로, 각 챕터는 2~3시간 안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총 플레이 시간은 20여 시간 정도입니다.

'어그로우' (사진=스팀 공식 페이지 갈무리)

마피아 게임 '어그로우(Agrou)'

마지막은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추리 마피아 게임 '어그로우'입니다. 마피아는 소수인 마피아가 있고, 다수인 일반 시민들이 토론을 통해 밝혀내는 장르죠.

'어그로우'에는 시민 진영과 마피아인 늑대 진영, 그리고 특이하게 단독 진영이 있습니다. 단독 진영은 1인 팀으로, 자신의 직업에 따른 특정 미션을 달성하면 승리합니다.

먼저 시민 진영에는 ▲플레이어 한 명을 지정해 진짜 직업을 확인할 수 있는 '선견자' ▲자신 또는 타인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경비병' ▲살해 당하기 직전 다른 생존자와 동귀어진 할 수 있는 '사냥꾼' 등의 직업이 있습니다. 늑대 측에도 시민을 늑대로 감염시킬 수 있는 '검은 늑대' 등의 이색적인 직업들이 자리해 있죠.

또한 단독 진영에는 ▲첫 턴에 투표로 죽게되면 게임이 즉시 종료되는 '천사' ▲자신 외 모든 플레이어를 처치하는 것이 목표인 '암살자' ▲늑대 진영인척 하지만 실은 1인 팀인 '하얀 늑대' 등 재미있는 직업들이 많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마피아 류 게임은 액션, 퍼즐, 미니게임 등 여러 요소들을 더하는 것이 정석으로 자리잡았습니다만, '어그로우'는 장르의 본질에 충실한 것이 특징입니다. 오직 자신의 능력, 화술만으로 살아남아야 하죠. 물론 게임 내 음성 채팅이 지원되기에 소통이 되지 않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어그로우'는 최소 4인부터 12인까지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연휴 동안 집 밖에 나가기 귀찮으시다면, 친구들을 모아 열띤 토론을 나눠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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