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제공 ‘먹방’은 예능의 단골 소재다. 단순히 국내 맛집을 찾던 것을 넘어 해외로 나가기도 하고, 음식의 기원을 찾아가며 먹기도 한다. 다양한 변주 과정을 거친 ‘먹방’이 이제는 음식 전문가 외 각계각층의 전문가까지도 끌어들였다.  1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양식의 양식’은 전문가와 베테랑 미각 논객이 모여 음식에 담긴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우리가 몰랐던 먹는 것에 대한 모든 것을 찾아내기 위해 전 세계의 다양한 음식들을 직접 찾아가 먹고 소개하는 모험을 다룬다. 첫 방송에서는 치킨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치킨은 모두에게 익숙한 음식이며, 여느 음식 프로그램에서도 수차례 다룬 음식이다. 그러나 ‘양식의 양식’은 음식을 두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풀어놓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강조한 만큼 어떤 새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관심을 모았다. 프로그램은 백종원과 문학평론가 정재찬, 작가 채사장이 전통 시장을 방문해 국내 치킨의 기원을 찾는 것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들은 시장에서 처음 닭을 튀겨 팔기 시작한 식당을 찾아 튀긴 닭을 먹으며 치킨과 통닭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치킨이 왜 인기가 있었는지 짚어봤다. 여기에 주제의 폭을 넓히기 위해 미국과 국내 야구장까지 찾아가며 다양한 정보들을 담아냈다. ‘치맥’이 본격적으로 유행을 타기 시작한 야구장에서 그 문화를 즐겨보기도 하고, 미국에서는 흑인들이 왜 치킨을 즐겨 먹게 됐는지 인종차별에서 기인한 아픈 역사를 설명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그러나 ‘양식의 양식’이 강조한 ‘새로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음식을 두고 역사를 되짚는 진지한 토론도 ‘수요미식회’에서 이미 봤다. 야외 버전을 넘어서 해외와 야구장을 찾는 등 스케일은 커졌지만 오히려 해외를 돌아다니며 ‘먹방’을 선보이는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를 뒤섞은 것 같은 모호함만 더했다. 프로그램 자체의 완성도도 문제였다. 편집이 매끄럽지 않아 산만했다. 시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연결 될 만한 키워드나 주제가 등장하면 다른 장소의 촬영 분이 이어지는 식이다. 주제가 뻗어나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였겠지만, 오히려 일관성을 떨어뜨려 집중도를 낮췄다. 주제가 깊고 폭넓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지나치게 방대한 정보를 풀어놓은 것도 효과적이지 않았다. 여러 출연진이 펼쳐놓는 새로운 이야기들이 쉴 새 없이 쏟아졌고, 이를 설명하기 위한 자막도 그만큼 많이 활용돼 지루함도 느껴졌다. 많은 이야기들이 나열된다고 해서 프로그램 자체가 풍성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더욱이 주제가 일관되지 않아 깊은 정보를 얻어간다는 느낌도 크게 없었다. ‘수요미식회’가 음식에 관심이 없는 출연진과 전문가의 비율을 적절하게 구성해 정보의 양을 조절한 것과 비교해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양식의 양식’은 8부작이다. 첫 회에서 정체성을 각인시키는 데 실패한 ‘양식의 양식’이 이후 전개에서는 확실한 색깔을 보여줄 수 있을까. 애매한 반응을 얻은 ‘양식의 양식’이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방송 초점] ‘양식의 양식’, 쏟아지는 ‘먹방’과 차별화 있었나

장수정 기자 승인 2019.12.03 11:44 | 최종 수정 2019.12.05 10:14 의견 0
사진=JTBC 제공

‘먹방’은 예능의 단골 소재다. 단순히 국내 맛집을 찾던 것을 넘어 해외로 나가기도 하고, 음식의 기원을 찾아가며 먹기도 한다. 다양한 변주 과정을 거친 ‘먹방’이 이제는 음식 전문가 외 각계각층의 전문가까지도 끌어들였다. 

1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양식의 양식’은 전문가와 베테랑 미각 논객이 모여 음식에 담긴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우리가 몰랐던 먹는 것에 대한 모든 것을 찾아내기 위해 전 세계의 다양한 음식들을 직접 찾아가 먹고 소개하는 모험을 다룬다.

첫 방송에서는 치킨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치킨은 모두에게 익숙한 음식이며, 여느 음식 프로그램에서도 수차례 다룬 음식이다. 그러나 ‘양식의 양식’은 음식을 두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풀어놓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강조한 만큼 어떤 새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관심을 모았다.

프로그램은 백종원과 문학평론가 정재찬, 작가 채사장이 전통 시장을 방문해 국내 치킨의 기원을 찾는 것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들은 시장에서 처음 닭을 튀겨 팔기 시작한 식당을 찾아 튀긴 닭을 먹으며 치킨과 통닭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치킨이 왜 인기가 있었는지 짚어봤다.

여기에 주제의 폭을 넓히기 위해 미국과 국내 야구장까지 찾아가며 다양한 정보들을 담아냈다. ‘치맥’이 본격적으로 유행을 타기 시작한 야구장에서 그 문화를 즐겨보기도 하고, 미국에서는 흑인들이 왜 치킨을 즐겨 먹게 됐는지 인종차별에서 기인한 아픈 역사를 설명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그러나 ‘양식의 양식’이 강조한 ‘새로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음식을 두고 역사를 되짚는 진지한 토론도 ‘수요미식회’에서 이미 봤다. 야외 버전을 넘어서 해외와 야구장을 찾는 등 스케일은 커졌지만 오히려 해외를 돌아다니며 ‘먹방’을 선보이는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를 뒤섞은 것 같은 모호함만 더했다.

프로그램 자체의 완성도도 문제였다. 편집이 매끄럽지 않아 산만했다. 시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연결 될 만한 키워드나 주제가 등장하면 다른 장소의 촬영 분이 이어지는 식이다. 주제가 뻗어나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였겠지만, 오히려 일관성을 떨어뜨려 집중도를 낮췄다.

주제가 깊고 폭넓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지나치게 방대한 정보를 풀어놓은 것도 효과적이지 않았다. 여러 출연진이 펼쳐놓는 새로운 이야기들이 쉴 새 없이 쏟아졌고, 이를 설명하기 위한 자막도 그만큼 많이 활용돼 지루함도 느껴졌다.

많은 이야기들이 나열된다고 해서 프로그램 자체가 풍성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더욱이 주제가 일관되지 않아 깊은 정보를 얻어간다는 느낌도 크게 없었다. ‘수요미식회’가 음식에 관심이 없는 출연진과 전문가의 비율을 적절하게 구성해 정보의 양을 조절한 것과 비교해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양식의 양식’은 8부작이다. 첫 회에서 정체성을 각인시키는 데 실패한 ‘양식의 양식’이 이후 전개에서는 확실한 색깔을 보여줄 수 있을까. 애매한 반응을 얻은 ‘양식의 양식’이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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