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더 킹: 헨리 5세' '아이리시맨' 포스터 극장이 넷플릭스에게 문을 열기 시작했다. 넷플릭스가 호평작들을 연이어 내놨고, 이에 극장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는 반응이 크다. 그러나 넷플릭스가 거장들의 작품을 선보일 때마다 극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벌어졌다. 온라인으로 관람을 하는 넷플릭스 영화가 성장하면 극장의 필요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오히려 그 반대가 된 셈이다. 2년 전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뜨거운 감자였다. 넷플릭스가 제작비 600억을 투자해 만든 영화로, 극장 개봉 여부 때문에 논란을 빚었다. CGV는 ‘옥자’가 인터넷과 극장 동시 개봉을 하기 때문에 상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극장은 생태계 위협을 경계했고, 넷플릭스는 동시 개봉을 포기하면 자신들의 이점을 포기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와 극장 사이에서는 긴장 상태는 최근에 와서야 느슨해졌다. 상영과 온라인 공개 사이 ‘홀드백(한 편의 영화가 다른 수익과정으로 중심을 이동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 기간을 두고 양보 없이 대립하던 넷플릭스와 극장은 최근 한 발씩 물러서며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더 킹: 헨리 5세’와 ‘아이리시맨’ ‘결혼 이야기’가 메가박스에서 상영되고 있으며, ‘두 교황’도 상영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들은 극장 상영 일주일 이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사진=영화 '로마' 스틸 이 변화는 넷플릭스의 성장이 이뤄낸 결과라는 시선이 있다. 막대한 자본을 내세운 넷플릭스는 봉준호, 알폰소 쿠아론부터 마틴 스콜세지, 마이클 베이 등 거장들을 연이어 끌어들이면서 꾸준히 신뢰를 쌓으려고 노력했다. 넷플릭스 운영 초반에만 해도 오리지널 영화는 신선한 시도는 빛나지만, 완성도는 뒤쳐진다는 편견이 있었지만, 봉준호의 ‘옥자’ 알폰소 쿠아론의 ‘로마’ 마틴 스콜세지의 ‘아이리시’ 등이 비평적으로도 호평받으면서 시선을 바꾸고 있다. 특히 칸국제영화제가 극장 상영을 하지 않으면 초청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사이 ‘로마’ ‘바람의 저편’ 등이 베니스국제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 등을 찾았고, 이 영화제들이 라인업이 더욱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로마’는 넷플릭스 영화가 영화제 초청과 수상 자격이 있냐는 질문을 던질 때마다 “좋은 작품을 보여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예시가 될 만큼 뛰어난 완성도로 모두를 주목케 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넷플릭스를 배척하는 극장들은 빠르게 변하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지 못한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영화를 소비하는 방식도 달라졌는데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관객들의 요구를 외면한다는 뼈아픈 지적들도 있었다. 실제로 넷플릭스가 달라지는 사이 극장은 관객 수 정체에 시달리며 제자리에 머물렀고, 그래서 최근 문턱을 낮춘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일련의 상황들만 보면 넷플릭스의 극장 위협은 현실이 된 것처럼 보인다. 돈이 있으니 막대하게 투자해 작품을 만들고, 결국에는 상까지 받으며 힘을 과시할 것이라는 우려도 실현이 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로마’의 호평 대부분은 이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됐을 때 가능한 것이었다. ‘로마’는 65mm 필름으로 촬영됐고, 최첨단 돌비 애트모스로 사운드가 담겨 모바일, TV로는 영화가 주는 감흥을 제대로 느끼기는 힘든 작품이었다. 풍부한 사운드와 흑백 화면이 주는 질감을 제대로 체험할 때만 ‘로마’의 시적인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러닝 타임이 무려 209분에 달하는 ‘아이리시맨’ 또한 이 영화를 모바일로 볼 경우 과연 끊지 않고 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또 그렇다면 그것이 제대로 된 관람 방식이 될 수 있는지 근본적은 질문을 다시금 상기시키기도 했다. ‘6언더그라운드’ 역시 마찬가지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이번 영화를 위해 전 세계를 오가며 화려한 액션 시퀀스들을 연출했고, 때문에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큰 TV를 사는 것이 어떠냐”라고 농담을 하기는 했지만 “액션을 큰 스크린으로 보여줄 수 없는 건 아쉽다. 하지만 세상이 달라졌다.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이점인 넷플릭스는 좋은 작품들을 내놓을 때마다 늘 딜레마를 마주하는 셈이다. 결국 필요에 의해 서로에게 문을 연 극장과 넷플릭스가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며 함께 발전할 수 있을지, 이 변화가 어떤 결과들을 가지고 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네마 초점] 넷플릭스의 극장 위협 현실화됐나…연이은 거장 진출에도 여전한 딜레마

장수정 기자 승인 2019.12.05 13:03 | 최종 수정 2019.12.17 17:36 의견 0
사진=영화 '더 킹: 헨리 5세' '아이리시맨' 포스터


극장이 넷플릭스에게 문을 열기 시작했다. 넷플릭스가 호평작들을 연이어 내놨고, 이에 극장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는 반응이 크다. 그러나 넷플릭스가 거장들의 작품을 선보일 때마다 극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벌어졌다. 온라인으로 관람을 하는 넷플릭스 영화가 성장하면 극장의 필요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오히려 그 반대가 된 셈이다.

2년 전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뜨거운 감자였다. 넷플릭스가 제작비 600억을 투자해 만든 영화로, 극장 개봉 여부 때문에 논란을 빚었다. CGV는 ‘옥자’가 인터넷과 극장 동시 개봉을 하기 때문에 상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극장은 생태계 위협을 경계했고, 넷플릭스는 동시 개봉을 포기하면 자신들의 이점을 포기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와 극장 사이에서는 긴장 상태는 최근에 와서야 느슨해졌다. 상영과 온라인 공개 사이 ‘홀드백(한 편의 영화가 다른 수익과정으로 중심을 이동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 기간을 두고 양보 없이 대립하던 넷플릭스와 극장은 최근 한 발씩 물러서며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더 킹: 헨리 5세’와 ‘아이리시맨’ ‘결혼 이야기’가 메가박스에서 상영되고 있으며, ‘두 교황’도 상영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들은 극장 상영 일주일 이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사진=영화 '로마' 스틸


이 변화는 넷플릭스의 성장이 이뤄낸 결과라는 시선이 있다. 막대한 자본을 내세운 넷플릭스는 봉준호, 알폰소 쿠아론부터 마틴 스콜세지, 마이클 베이 등 거장들을 연이어 끌어들이면서 꾸준히 신뢰를 쌓으려고 노력했다. 넷플릭스 운영 초반에만 해도 오리지널 영화는 신선한 시도는 빛나지만, 완성도는 뒤쳐진다는 편견이 있었지만, 봉준호의 ‘옥자’ 알폰소 쿠아론의 ‘로마’ 마틴 스콜세지의 ‘아이리시’ 등이 비평적으로도 호평받으면서 시선을 바꾸고 있다.

특히 칸국제영화제가 극장 상영을 하지 않으면 초청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사이 ‘로마’ ‘바람의 저편’ 등이 베니스국제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 등을 찾았고, 이 영화제들이 라인업이 더욱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로마’는 넷플릭스 영화가 영화제 초청과 수상 자격이 있냐는 질문을 던질 때마다 “좋은 작품을 보여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예시가 될 만큼 뛰어난 완성도로 모두를 주목케 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넷플릭스를 배척하는 극장들은 빠르게 변하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지 못한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영화를 소비하는 방식도 달라졌는데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관객들의 요구를 외면한다는 뼈아픈 지적들도 있었다. 실제로 넷플릭스가 달라지는 사이 극장은 관객 수 정체에 시달리며 제자리에 머물렀고, 그래서 최근 문턱을 낮춘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일련의 상황들만 보면 넷플릭스의 극장 위협은 현실이 된 것처럼 보인다. 돈이 있으니 막대하게 투자해 작품을 만들고, 결국에는 상까지 받으며 힘을 과시할 것이라는 우려도 실현이 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로마’의 호평 대부분은 이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됐을 때 가능한 것이었다. ‘로마’는 65mm 필름으로 촬영됐고, 최첨단 돌비 애트모스로 사운드가 담겨 모바일, TV로는 영화가 주는 감흥을 제대로 느끼기는 힘든 작품이었다. 풍부한 사운드와 흑백 화면이 주는 질감을 제대로 체험할 때만 ‘로마’의 시적인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러닝 타임이 무려 209분에 달하는 ‘아이리시맨’ 또한 이 영화를 모바일로 볼 경우 과연 끊지 않고 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또 그렇다면 그것이 제대로 된 관람 방식이 될 수 있는지 근본적은 질문을 다시금 상기시키기도 했다.

‘6언더그라운드’ 역시 마찬가지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이번 영화를 위해 전 세계를 오가며 화려한 액션 시퀀스들을 연출했고, 때문에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큰 TV를 사는 것이 어떠냐”라고 농담을 하기는 했지만 “액션을 큰 스크린으로 보여줄 수 없는 건 아쉽다. 하지만 세상이 달라졌다.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이점인 넷플릭스는 좋은 작품들을 내놓을 때마다 늘 딜레마를 마주하는 셈이다. 결국 필요에 의해 서로에게 문을 연 극장과 넷플릭스가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며 함께 발전할 수 있을지, 이 변화가 어떤 결과들을 가지고 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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