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이라는 표현도 부족할만큼 사건·사고가 많았던 2024년이 가고,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5년 한국 경제는 국내외 여러 여건들을 볼 때 긍정적으로 보기 힘듭니다. 뷰어스는 힘든 시기에 우리 산업계는 어떻게 될 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해 위기를 극복할 지 고민을 담아 풀어봅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20만㎥급 LNG운반선 (사진=HD현대중공업)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이름.”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친환경 정책이 산업계의 판도를 흔들고 있어 ‘위기’라는 말이 나온다. 조선 업계는 이를 ‘기회’로 여겨 LNG 운반선과 같은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로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 정유·석유화학 업계도 위기 속에서 생존을 넘어 혁신을 향한 전환점을 모색하고 있다. 친환경 시대를 맞은 이들은 이러한 도전을 발전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 돌아온 조선 ‘초호황기’…친환경 고부가 LNG선 등 수주 늘어 국내 주요 조선 3사는 돌아온 초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자난해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지속되면서 지난 2021년 이후 13년 만에 동시 연간 흑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도 이러한 호실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선 3사는 지난해 3분기 모두 흑자를 달성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7% 늘어난 3984억원이다. 삼성중공업도 같은 기간 15%가량 늘어난 119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한화오션은 25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대비 19.03% 늘어난 25조3495원, 영업이익은 403.33% 증가한 1조420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매출 9조9422원, 영업이익 4747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24.13%, 103.4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화오션도 매출은 39.69% 늘어난 10조3490억원, 영업이익은 1567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흑자를 달성한 데는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덕분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2050년까지 넷제로(Net-Zero) 달성을 위한 환경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선박 교체 수요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도 이러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인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포함)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은 2025년 수주잔액이 올해 3분기 말 대비 10.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기준 전 세계 LNG 운반선 발주량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LNG 운반선은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LNG 운반선의 한 척 당 평균 가격은 9000만 달러(한화 1200억원)에 달한다. 이는 10년 전 대비 2배가량 증가한 가치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조선 3사의 수주잔고는 20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며 “향후 3년간 일감이 쌓여있다고 볼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국내 조선업계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10년 이상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다만 우려 요인도 있다. 작년 3분기 LNG선, 컨테이너선 발주가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올해 신규 발주는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전망 보고서에서 양종서 수석연구원은 “LNG선의 경우 카타르 2차 계약물량이 지난해 상반기에 집중 발주된 후 하반기에는 크게 줄었다”며 “LNG 해운시장의 운임과 용선료 등도 하락하면서 단기적으로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중국 조선사들의 기술력 향상과 가격 경쟁력으로 인한 국내 조선상들의 시장 점유율이 위협받는 부분과 글로벌 경기 침체와 홍해 사태 등 지정학적 위험 요소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 정유·석유화학, 친환경 사업 통해 불황 돌파…샤힌 프로젝트, 업계 위협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친환경 정책 강화와 업황 불황 속에서 사업 다각화와 기술 혁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탄소배출 저감 기술 개발에 주력하며 지속가능항공유(SAF) 등과 같은 친환경 제품 생산에 나서는가 하면,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고부가가치 사업 확대로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S-OIL의 국내 대규모 석유화학 투자 계획인 ‘샤힌 프로젝트’는 석유화학 업계에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S-OIL(에쓰오일) 등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최근 업황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정유 4사의 합산 영업손실은 약 1조4600억원에 육박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과 유가·정제마진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작년 3분기 국내 정유 4사의 경영실적을 보면, SK이노베이션은 매출 17조6570억원, 영업손실 423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에쓰오일과 GS칼텍스는 각각 영업손실 4149억원, 3529억원을 냈다. HD현대오일뱅크도 268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4사는 모두 적자전환했고, 합산 영업손실 규모는 1조4590억원에 달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3분기 정제마진이 배럴 당 평균 3.5달러에 그쳤다”면서 “지난 1분기 정제마진이 배럴 당 7.3달러였던 것에 비해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와 대한항공이 국내 최초로 바이오항공유(SAF)로 화물기 시범운항을 시작한다. (왼쪽부터) 조성배 대한항공 자재 및 시설부문 총괄, 이수근 한국공항 대표, 전형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인프라본부장과 정부 관계자들. (사진=GS칼텍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정유업계는 친환경 항공유 생산 등 신규 시장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바이오 연료를 활용한 지속가능항공유(SAF) 개발에 나서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는 전 세계 항공분야 탈탄소화 정책에 맞춰 오는 2026년까지 국내에 바이오항공유 등 SAF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GS칼텍스는 국내 최초로 바이오항공유 실증 추진 업무협약을 맺고 대한항공과 협력을 통해 실제 운항 환경에서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최초로 SAF를 일본 트레이딩 회사인 마루베니를 통해 ANA항공(전일본공수)으로 수출한다. HD현대오일뱅크는 기존 정유 설비에 석유 기반 원료와 동식물성 바이오 원료를 함께 투입하는 코프로세싱 방식을 활용한다. 에쓰오일도 국내 최초로 SAF 생산을 공식 인증하는 ISCC CORSIA(탄소상쇄 감축제도) 인증을 획득했다.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AF 시장 규모는 2021년 7억4550만 달러(약 1조300억원)에서 오는 2027년 215억 달러(약 29조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은 1일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기반기술연구소 연구팀이 열폭주를 억제하는 ‘안전성 강화 기능층’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사진=LG화학)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업계도 친환경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거나 바이오 플라스틱을 개발하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친환경 소재, 신약 분야 등에서 오는 2030년까지 매출 3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과 유럽 미국, 중국 등에서 양극재 생산을 2028년까지 47만톤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또 전고체용 전해질과 배터리 화염차단 등 혁신 소재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친환경 소재는 생분해·바이오, 재생에너지 소재 등을 통해 2030년까지 8조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도 친환경 사업 다각화에 나서며 2030년까지 수소에너지 사업에 6조원을 투자해 120만톤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외 청정 암모니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전지소재 사업도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롯데케미칼은 “고부가 스페셜티와 바이오플라스틱 등 친환경 소재 사업 비중을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의 60%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S-OIL(에쓰오일)이 9조원대를 투입한 샤힌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올랐다. 울산시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서 에틸렌 생산을 위한 핵심설비인 크래킹히터(오른쪽 시설물)가 도입되고 있다. (사진=에쓰오일) 이러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를 기반으로 한 에쓰오일의 한국 내 석유화학 분야 진출은 관련 업계에 또 다른 도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에쓰오일의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자회사로, 원유를 공급받고 있다. 탄소중립 정책으로 정유 생산을 넘어 직접적으로 석유화학 분야에 진출해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에쓰오일은 9조2580억원 규모의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석유화학 분야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원유에서 직접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이다. 이를 통해 생산 비용을 대폭 낮추게 되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에겐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원유를 공급하던 곳에서 직접 석유화학제품 생산까지 나선다는 것이어서 상당한 부담으로 여기고 있다”며 “샤힌 프로젝트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대규모 생산 설비를 통한 시장 공략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 건설 기간 동안 최대 1만70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며 “완공 후에는 400개 이상의 일자리 지원 및 3조원 규모의 국내 경제적 효과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2025 산업] 친환경 바람에 조선업 '맑음'…정유·석화, 돌파구 모색

조선 3사, LNG선 등 친환경 고부가 선박 수주로 호황 지속
정유·석화, 친환경 사업 다각화…새로운 성장 동력 모색
세계 환경 규제 강화, 산업 전반에 친환경 전환 압력 가중

손기호 기자 승인 2025.01.05 07:00 의견 0

#'다사다난'이라는 표현도 부족할만큼 사건·사고가 많았던 2024년이 가고,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5년 한국 경제는 국내외 여러 여건들을 볼 때 긍정적으로 보기 힘듭니다. 뷰어스는 힘든 시기에 우리 산업계는 어떻게 될 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해 위기를 극복할 지 고민을 담아 풀어봅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20만㎥급 LNG운반선 (사진=HD현대중공업)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이름.”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친환경 정책이 산업계의 판도를 흔들고 있어 ‘위기’라는 말이 나온다. 조선 업계는 이를 ‘기회’로 여겨 LNG 운반선과 같은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로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 정유·석유화학 업계도 위기 속에서 생존을 넘어 혁신을 향한 전환점을 모색하고 있다. 친환경 시대를 맞은 이들은 이러한 도전을 발전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 돌아온 조선 ‘초호황기’…친환경 고부가 LNG선 등 수주 늘어

국내 주요 조선 3사는 돌아온 초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자난해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지속되면서 지난 2021년 이후 13년 만에 동시 연간 흑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도 이러한 호실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선 3사는 지난해 3분기 모두 흑자를 달성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7% 늘어난 3984억원이다. 삼성중공업도 같은 기간 15%가량 늘어난 119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한화오션은 25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대비 19.03% 늘어난 25조3495원, 영업이익은 403.33% 증가한 1조420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매출 9조9422원, 영업이익 4747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24.13%, 103.4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화오션도 매출은 39.69% 늘어난 10조3490억원, 영업이익은 1567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흑자를 달성한 데는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덕분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2050년까지 넷제로(Net-Zero) 달성을 위한 환경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선박 교체 수요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도 이러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인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포함)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은 2025년 수주잔액이 올해 3분기 말 대비 10.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기준 전 세계 LNG 운반선 발주량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LNG 운반선은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LNG 운반선의 한 척 당 평균 가격은 9000만 달러(한화 1200억원)에 달한다. 이는 10년 전 대비 2배가량 증가한 가치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조선 3사의 수주잔고는 20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며 “향후 3년간 일감이 쌓여있다고 볼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국내 조선업계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10년 이상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다만 우려 요인도 있다. 작년 3분기 LNG선, 컨테이너선 발주가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올해 신규 발주는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전망 보고서에서 양종서 수석연구원은 “LNG선의 경우 카타르 2차 계약물량이 지난해 상반기에 집중 발주된 후 하반기에는 크게 줄었다”며 “LNG 해운시장의 운임과 용선료 등도 하락하면서 단기적으로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중국 조선사들의 기술력 향상과 가격 경쟁력으로 인한 국내 조선상들의 시장 점유율이 위협받는 부분과 글로벌 경기 침체와 홍해 사태 등 지정학적 위험 요소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 정유·석유화학, 친환경 사업 통해 불황 돌파…샤힌 프로젝트, 업계 위협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친환경 정책 강화와 업황 불황 속에서 사업 다각화와 기술 혁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탄소배출 저감 기술 개발에 주력하며 지속가능항공유(SAF) 등과 같은 친환경 제품 생산에 나서는가 하면,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고부가가치 사업 확대로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S-OIL의 국내 대규모 석유화학 투자 계획인 ‘샤힌 프로젝트’는 석유화학 업계에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S-OIL(에쓰오일) 등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최근 업황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정유 4사의 합산 영업손실은 약 1조4600억원에 육박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과 유가·정제마진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작년 3분기 국내 정유 4사의 경영실적을 보면, SK이노베이션은 매출 17조6570억원, 영업손실 423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에쓰오일과 GS칼텍스는 각각 영업손실 4149억원, 3529억원을 냈다. HD현대오일뱅크도 268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4사는 모두 적자전환했고, 합산 영업손실 규모는 1조4590억원에 달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3분기 정제마진이 배럴 당 평균 3.5달러에 그쳤다”면서 “지난 1분기 정제마진이 배럴 당 7.3달러였던 것에 비해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와 대한항공이 국내 최초로 바이오항공유(SAF)로 화물기 시범운항을 시작한다. (왼쪽부터) 조성배 대한항공 자재 및 시설부문 총괄, 이수근 한국공항 대표, 전형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인프라본부장과 정부 관계자들. (사진=GS칼텍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정유업계는 친환경 항공유 생산 등 신규 시장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바이오 연료를 활용한 지속가능항공유(SAF) 개발에 나서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는 전 세계 항공분야 탈탄소화 정책에 맞춰 오는 2026년까지 국내에 바이오항공유 등 SAF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GS칼텍스는 국내 최초로 바이오항공유 실증 추진 업무협약을 맺고 대한항공과 협력을 통해 실제 운항 환경에서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최초로 SAF를 일본 트레이딩 회사인 마루베니를 통해 ANA항공(전일본공수)으로 수출한다. HD현대오일뱅크는 기존 정유 설비에 석유 기반 원료와 동식물성 바이오 원료를 함께 투입하는 코프로세싱 방식을 활용한다. 에쓰오일도 국내 최초로 SAF 생산을 공식 인증하는 ISCC CORSIA(탄소상쇄 감축제도) 인증을 획득했다.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AF 시장 규모는 2021년 7억4550만 달러(약 1조300억원)에서 오는 2027년 215억 달러(약 29조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은 1일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기반기술연구소 연구팀이 열폭주를 억제하는 ‘안전성 강화 기능층’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사진=LG화학)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업계도 친환경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거나 바이오 플라스틱을 개발하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친환경 소재, 신약 분야 등에서 오는 2030년까지 매출 3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과 유럽 미국, 중국 등에서 양극재 생산을 2028년까지 47만톤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또 전고체용 전해질과 배터리 화염차단 등 혁신 소재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친환경 소재는 생분해·바이오, 재생에너지 소재 등을 통해 2030년까지 8조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도 친환경 사업 다각화에 나서며 2030년까지 수소에너지 사업에 6조원을 투자해 120만톤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외 청정 암모니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전지소재 사업도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롯데케미칼은 “고부가 스페셜티와 바이오플라스틱 등 친환경 소재 사업 비중을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의 60%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S-OIL(에쓰오일)이 9조원대를 투입한 샤힌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올랐다. 울산시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서 에틸렌 생산을 위한 핵심설비인 크래킹히터(오른쪽 시설물)가 도입되고 있다. (사진=에쓰오일)


이러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를 기반으로 한 에쓰오일의 한국 내 석유화학 분야 진출은 관련 업계에 또 다른 도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에쓰오일의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자회사로, 원유를 공급받고 있다. 탄소중립 정책으로 정유 생산을 넘어 직접적으로 석유화학 분야에 진출해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에쓰오일은 9조2580억원 규모의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석유화학 분야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원유에서 직접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이다. 이를 통해 생산 비용을 대폭 낮추게 되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에겐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원유를 공급하던 곳에서 직접 석유화학제품 생산까지 나선다는 것이어서 상당한 부담으로 여기고 있다”며 “샤힌 프로젝트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대규모 생산 설비를 통한 시장 공략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 건설 기간 동안 최대 1만70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며 “완공 후에는 400개 이상의 일자리 지원 및 3조원 규모의 국내 경제적 효과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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