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이라는 표현도 부족할만큼 사건·사고가 많았던 2024년이 가고,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5년 한국 경제는 국내외 여러 여건들을 볼 때 긍정적으로 보기 힘듭니다. 뷰어스는 힘든 시기에 우리 산업계는 어떻게 될 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해 위기를 극복할 지 고민을 담아 풀어봅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AI 서비스 사업 전략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SKT)
작년 한해 통신·SI 업계는 AI(인공지능)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미래 먹거리로 AI를 점찍고 대규모 설비 투자, 조직개편을 단행했으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 'AI 컴퍼니'로 불러주세요…통신사업 부진에 AI 집중
통신업계는 2024년 통신사업의 부진으로 난관을 겪어야 했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에 요금제 인하에 앞장섰으며, 전환지원금 제도, 단통법 폐지 이슈 등 규제 위주의 정책 기조로 산업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특히 제4이동통신사업자 선정이 불발돼 시장 상황이 한층 불안해지고, 5G 시장 역시 포화 상태가 이어지면서 지지부진했다는 평가다.
이는 1~2%대의 통신 매출 성장률로 이어졌다. SK텔레콤의 작년 3분기 이동통신 매출은 2조65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KT와 LG유플러스 역시 각각 1조7404억원과 1조6204억원을 기록하며 1.9%, 2.1%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에 이통3사는 AI 기업 전환을 목표로 대규모 체질개선을 이어가는 중이다. SK텔레콤은 2023년 선보인 AI 비서 '에이닷'을 내세워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고 있으며, 작년 11월에는 스스로 결론을 내리고 일정을 추천하는 신규 서비스 '에스터'를 선보이기도 했다.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5일 AI DC 사업부를 신설했으며, 해당 부서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와 친환경 에너지 등 그룹사의 기술과 연계해 AI 데이터센터, GPU 클라우드 서비스 등 수익성 높은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AI를 중심으로 한 '7대 사업부'로 조직을 개편했다.
KT 또한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컴퍼니 전환을 목표로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전략 신사업부문을 엔터프라이즈 부문으로 통합해 AI·클라우드·플랫폼 분야를 아우르는 B2B 사업 중심 체계를 갖췄다. 동시에 MS(마이크로프트)와 손잡고 5년 동안 2조4000억원을 투자해 AI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AI전문가로 구성된 KT컨설팅그룹을 전략·사업컨설팅 부문으로 확대 개편했다.
LG유플러스 역시 AI 전환(AX)에 사활을 걸고 AI 에이전트 '익시오'를 선보이는 등 AI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자체 AI 기술 '익시'를 중심으로 향후 다양한 AI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으로, 오는 2028년까지 최대 3조원을 관련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을 신설해 기존 기술 위주 투자 대신 B2C 영역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낸다는 방침이다. 또 최고기술책임자 직속으로 에이전트·플랫폼 개발 랩을, 최고인사책임자 직속으로 AX·인재개발 담당을 신설했다.
이통3사의 AI 분야 투자는 작년부터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의 작년 3분기 AI데이터센터 매출은 609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으며, 클라우드 분야는 30% 늘어난 47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KT의 자회사 KT클라우드는 3분기 매출 2070억원을 벌어들였으며,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또 LG유플러스의 3분기 인터넷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8% 늘어난 900억원을 기록했다. '소상공인 AX(인공지능 전환) 솔루션' 등 솔루션 사업도 지난해보다 9.6% 증가했다.
SK C&C AIX 사업부의 AI B2B 서비스 영역. (사진=SK C&C)
■ SI업계에 부는 AI열풍…B2B 시장 공략
SI(시스템통합) 업계에서 AI가 불러온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삼성SDS는 지난해 5월 기업용 생성형AI서비스 '패브릭스', '브리티 코파일럿'을 연달아 선보였다. '패브릭스'는 클라우드 시스템에 생성형 AI 결합을 가속화하는 플랫폼이며, '브리티 코파일럿'은 SaaS의 협업 솔루션에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한 클라우드 서비스다.
SK C&C는 SK텔레콤과 협업해 AIX사업부를 정식 출범할 계획이다. 에이닷 비즈, AI마켓 인텔리전스, 통신 AI, 제조AI 등 4가지 핵심 서비스를 중심으로 AI B2B 시장을 이끌어간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판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AWS(아마존웹서비스), 구글 클라우드, MS 애저 등 9개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결헙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MSP로 사업 영역을 넓혀나간다.
LG CNS는 지난해 출시한 생성형 AI 서비스 플랫폼 '댑 젠(DAP Gen)'을 통해 다양한 기업용 생산성 향상 기술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클라우드, 스마트 물류, 차세대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 구축 등 DX(디지털전환)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또 호실적을 바탕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으로, 올해 초 증시 입성을 노리고 있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