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매주 극장가에는 수많은 신작들이 쏟아진다. 상업영화의 해일 속 새로운 소재로 틈새시장을 노린 작은 영화들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 이에 작은 영화들의 존재를 상기시키고, 이 영화들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조명해보고자 한다.
사진=영화 '디에고' 스틸
■ ‘디에고’: 마라도나, 화려함 뒤 숨겨진 쓸쓸함
빈민가에서 태어난 축구 천재 디에고 마라도나의 나폴리 시절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아르헨티나에겐 영웅이지만, 나폴리에게는 배신자였던 마라도나를 통해 성공과 스타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제72회 칸영화제’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첫 선을 보였으며, 대중들은 몰랐던 진짜 마라도나의 모습을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어려운 환경에서 재능 하나만으로 명성을 얻고, 전성기를 누리던 화려한 모습부터 이탈리아를 꺾었다는 죄로 한 순간에 배신자로 낙인찍혀 나락으로 떨어지는 과정까지, 마라도나의 굴곡진 인생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하다. 대중들은 미처 몰랐던, 영웅의 외로운 이면을 엿보게한 ‘디에고’는 인생과 성공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 ‘영화로운 나날’: 사랑스러운 영화가 선물하는 특별한 경험
무명 배우 영화가 여자 친구 아현과 싸우고 집에서 쫓겨난 날, 거리를 배회하며 사람들을 만나는 이야기를 다뤘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완성도를 입증 받았다.
사진=영화 '영화로운 나날' '속물들' 스틸
연기 생활은 녹록치 않고, 늘 위로가 돼주던 여자 친구와의 관계마저 틀어지자 속상해하는 영화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캐릭터다. 그런 영화가 우연히 자신을 타인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을 연속해 만나면서 이상한 하루를 보내게 된다.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영화의 매력에 빠진 관객들은 현실과 판타지를 교묘하게 오가는 주인공과 함께 마법 같은 일상을 경험하게 된다. 이를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 과정이 어렵지 않게 다가와 소소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평범하지만 특별한 영화를 매력적으로 연기한 조현철의 열연이 영화의 흥미를 높인다.
■ ‘속물들’: 유쾌하게 들춰내는 어우운 속내
동료작가의 작품을 베끼다시피한 작품을 ‘차용미술’이라는 말로 포장해서 팔아먹는 미술작가 선우정(유다인 분)을 중심으로 각자의 속마음을 숨긴, 뻔뻔하고 이기적인 네 남녀의 속물 같은 이야기를 그린 블랙코미디다. 12일 개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해보이지만, 속을 조금만 드려다 보면 그렇지 않은 보조리한 미술계의 현실이 유쾌하게 이어진다. 캐릭터들은 뻔뻔하고,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매력으로 보는 이들을 웃게 한다. 학력 위조 및 횡령 사건을 잉르켜 실형을 선고받은 신정아의 이야기를 접하고 영화를 시작했다는 감독의 말처럼 에피소드나 인물의 감정이 생생해 보는 이들을 공감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