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및 하나은행의 순이자마진(자료=한화투자증권)
이번 주 4대 금융지주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하나금융지주만 시장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금융 주가는 지난 3일 5만9300원에 마쳤지만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발표한 4일 오후 2시 무렵부터 급등세를 보여 5일 오전에는 6만3700원까지 올랐다. 3일 종가 대비 7.4% 급등한 것.
이후 조정을 받아 6일에는 6만1400원으로 장을 마쳤지만 5일선을 지키며 우상향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
반면, KB금융 주가는 지난 5일 실적 발표 이후 급락세가 연출됐다. 그룹 역사상 첫 ‘5조 클럽’ 가입 소식이 전해졌음에도 다음 날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3.4% 급락 출발 이후 8.7%까지 낙폭을 키웠다가 최종 6.7%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100만주 안팎을 기록하던 일별 거래량도 347만주로 폭발하며 투매 양상까지 나타났다. 기관(102만주)과 외국인(88만주)의 매도 물량을 개인이 받아갔다.
전날 오후 장중 실적을 발표한 신한지주 역시 역대 최고 순익을 거뒀음에도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5만400원에 출발한 주가는 4만9000원까지 떨어졌다가 5만원(-1.4%)으로 마쳤다.
희비를 가른 요인은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의 경우 4분기 환율 상승으로 1394억원의 환차손이 발생했지만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은 13.13%로 전분기 대비 4bp 하락으로 방어했다. 대출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전환시키는 등 적극적인 RWA 감축 노력 덕분이었다.
반면, KB금융의 경우 CET1비율을 전분기 대비 33bp 빠진 13.51%로 발표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가 시장 기대치의 절반 수준으로 파악되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하나금융과 달리 이익 방어를 위해 RWA를 전분기 대비 2.9% 증가시킨 선택이 시장의 밸류업 신뢰 의문으로 이어졌다.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KB금융의 경우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무리한 자본비율 상향보다는 성장 계획과 균형을 맞춰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라며 “다만 높아진 시장 기대치에 비해 CET1 비율 수준과 자사주 규모는 다소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의구심은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대보다 낮은 CET1비율로 상반기 자사주는 5200억원으로 결정됐으나 하반기는 6000억원, 환율 하락 시 그 이상의 추가 자사주 매입이 기대된다"며 "연초 자사주 규모는 예상보다 적었지만 불확실한 대외환경 하에서 제시된 자본정책의 로직을 그대로 이행한 점은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