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부 플랫폼 '기브파이' 화면 예시/자료=블룸테크놀로지
금융당국이 NGO 등의 법인 계좌 설립을 허용함에 따라 블록체인 업계가 '기부' 시장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부동산, 주식, 예술품 등 비현금성 자산으로 기부 범위가 확대되고, 기부 플랫폼에 블록체인 기술이 결합하는 등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이 기부 문화에도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로드맵'을 발표하고, 비영리법인 등의 현금화 목적 법인 계좌 개설을 우선 허용했다. 이에 비영리 공익 법인이나 NGO(비정부기구) 등에서 '디지털 자산' 관련 교육 문의도 크게 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중에선 두나무의 NGO와 협력이 눈에 띈다. 두나무(대표 이석우)는 지난 4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사랑의열매) 임직원 대상 디지털 자산 교육을 진행했다고 5일 밝혔다.
두나무가 지난 4일 사랑의열매 임직원 약 400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자산 교육을 진행했다./사진=두나무
두나무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비영리 공익 법인들의 이해를 높이고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차세대 기부 문화를 정착하는데 기여하고자 해당 교육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두나무가 교육 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랑의 열매 임직원 2/3 이상이 기부 및 사업 운영에 디지털 자산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자산의 이해와 기부 문화 정착’이라는 주제로 열린 강의는 사랑의열매 중앙회 및 전국 17개 지회 임직원 약 4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2023년 국세청 공시에 따르면 사랑의 열매는 기업 및 개인 기부금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공익 법인 중 가장 큰 규모다.
빗썸의 경우, 지난해 말 국내 가상자산 업계 최초로 모든 대중에게 열린 사회공헌 커뮤니티 공간 '빗썸나눔센터'를 오픈해, 사회·문화·예술·환경 영역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과 단체를 지원하는 공간을 마련한 바 있다. 약 300평 규모로 조성된 빗썸나눔센터에서는 다양한 전시, 공연, 행사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왼쪽부터 권혁일 네이버 공동 창업자, 블룸테크놀로지 이상윤 대표, 에반 클라센 원휴머니티 대표./사진=블룸테크놀로지
한편 블록체인 기술로 기부 플랫폼을 개발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 기업 블룸테크놀로지(대표 이상윤)는 네이버 공동 창업자인 권혁일 이사장, 원휴머니티(One Humanity) 재단 이사장인 에반 클라센 대표와 협력해 Web3 기부 플랫폼인 ‘기브파이(Givefy)’ 개발을 추진한다고 지난 4일 밝혔다.
기브파이는 기브(Give)와 파이낸스(Finance)의 합성어로,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기부 플랫폼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기부금의 흐름을 실시간 추적할 수 있어 기부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고, 코인이나 토큰 등을 활용해 일종의 보상 시스템을 마련함으로써 자선 및 기부 활동에 선순환 구조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기브파이는 네이버의 대표적인 기부 플랫폼 ‘해피빈’과 긴밀히 협력해 기존 기부 참여자들의 유입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사회 공헌 활동을 하는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사회 공헌 활동을 널리 알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며, 글로벌 사회 공헌 활동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기브파이 프로젝트에는 글로벌 비영리 사회 공헌 활동 단체인 원휴머니티도 함께한다. 미국에 기반을 둔 원휴머니티는 인간의 정신 건강을 지키고 혁신적인 정신 건강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로 전 세계 소외 계층 지원 및 지속 가능한 나눔 문화 확산 등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권혁일 이사장은 “전 세계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사회 공헌 활동 시스템을 제공하고, UN 등 국제기구 및 세계적인 인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사회 공헌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