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올해부터 보수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14일 기아에 따르면 이날 열린 ‘기아 제8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러한 안건이 의결됐다. 정 회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면서 기아의 전동화, 목적기반차량(PBV) 전략 강화 행보도 관심이 쏠린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 정의선 회장, 기아에서도 보수 수령… 이사 보수 총액 175억 원으로 증액

기아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정의선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주주 찬성률 94%로 통과시켰다. 또한 이사 보수한도를 기존 80억원에서 175억원으로 늘리는 안건도 승인했으며, 이는 정의선 회장이 올해부터 기아에서도 보수를 받게 된 영향이 크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에서 각각 70억8700만원과 44억3100만원을 받아 총 115억1800만원의 보수를 수령한 바 있다. 이번 결정으로 그는 기아에서도 정식 보수를 지급받으며 그룹 내 경영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 EV 풀라인업 구축, 전동화 시장 선도

기아는 전동화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는 동시에 주요 경영진의 재신임을 확정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도 이번 주주총회에서 3년 임기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그는 2020년 취임 이후 기아의 매출을 100조원 이상 성장시키며 핵심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송호성 사장은 주총에서 “지난 5년간 글로벌 자동차 대중 브랜드 중 제품 부가가치 증가율과 수익성 1위를 달성했다”며, 올해 생산 차질을 극복하고 판매량을 전년 대비 13만대 늘어난 322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아 송호성 사장 (사진=기아)

특히 전기차(EV) 시장에서는 지난해 출시한 EV3를 시작으로 EV4, EV5, EV2를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전동화 풀라인업을 완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EV2에서 EV5에 이르는 대중화 모델이 내연기관 차량과 총소유비용(TCO) 측면에서 대등한 수준을 확보할 것”이라며,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성능을 통해 EV 대중화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 PBV 사업 본격 추진… 맞춤형 모빌리티 전략 강화

기아의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을 목적기반차량(PBV) 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송 사장은 “올해 첫 PBV 모델(PV5)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고객의 다양한 용도에 대응할 수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아는 특수차량 사업에서 축적한 40년 이상의 경험과 기술력을 활용해 이지스왑, 컨버전 생태계 구축, 유틸리티별 트림 출시 등을 통해 맞춤형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PBV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다양한 산업군과 협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기아는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중장기 밸류업(Value-Up)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기아는 주주총회에서 총주주환원율(TSR)을 기존 30% 수준에서 2027년까지 35%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주주들에게 보다 안정적인 보상을 제공하고, 기업 가치를 증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송 사장은 "주주는 기업의 장기 성장과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파트너"라며 "기업 가치의 성장에 맞춰 적절한 보상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